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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황선홍 vs 신태용… '한국축구 전설' 한 명은 올림픽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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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서 한국-인도네시아 격돌
한국인 감독 맞대결 관전 포인트
객관적 전력 한국 우세하지만 방심 금물
한국일보

황선홍 한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2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앞두고 물을 마시고 있다. 알라이얀=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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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파리로 향하는 길목에서 신태용호와 격돌한다. 경기 결과에 따라 둘 중 한 팀은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되는 만큼 양팀 모두 치열한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8강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패하면 올림픽은 물 건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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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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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vs 신태용... 한국 축구 전설 맞대결

이번 경기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한국 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두 한국인 지도자의 맞대결이다. 황 감독과 신 감독은 대표팀 코치부터 시작해 감독까지 올라오며 각자의 실력을 입증했다. 특히 신 감독은 한국에서 20세 이하(U-20) 대표팀과 U-23 대표팀에 이어 A대표팀까지 모두 이끌어 본 경험이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는 U-23 대표팀을 8강에 올려놓기도 했다.

황 감독은 신 감독보다 다소 늦은 2021년 연령별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최근 위르겐 클린스만 전 A대표팀 감독이 경질되면서 잠시 A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맡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치렀다.

두 감독 모두에게 이번 대회는 매우 절실하다. 한국은 이번에 파리행 티켓을 놓치면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 무산될 뿐만 아니라,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이는 황 감독의 지도자 경력에도 치명적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을 꺾으면 AFC U-23 첫 본선 진출에 4강까지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파리올림픽까지 갈 경우, 6월로 계약이 종료되는 신 감독에게는 큰 호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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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종료 후 이태석(FC서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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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로테이션, 이태석 활약 등 긍정 요소 많아

우선 객관적 전력은 한국이 앞선다. U-23 대표팀 역대 전적은 한국이 5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가장 최근 경기인 2018년 6월 인도네시아 원정 친선경기에서도 한국은 2-1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 최종전인 한일전에서 선발 10명을 바꾸며 로테이션을 가동한 점도 긍정적이다. 덕분에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활약한 이영준(김천 상무), 김정훈(전북현대), 엄지성(광주FC), 황재원(대구FC) 등 주전 선수들은 8강전에 앞서 짧게나마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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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이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카타르와의 경기를 지휘하고 있다. 도하=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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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매 경기 어시스트를 쌓고 있는 이태석(FC서울)의 활약도 계속 기대해볼 만 하다. 2002 한일월드컵 신화의 주역인 이을용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이태석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넣은 4골 중 3골을 만들어내 조별리그 3연승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남은 경기에서도 이태석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황선홍호의 파리행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감독의 지휘하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결코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조별리그에서 우승 후보 호주와 중동의 강호 요르단을 꺾는 저력을 보여줬다. 황 감독도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라며 "인도네시아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 감독이 매우 좋은 팀을 만들어 경기를 보고 놀랐다"며 "경계하고 준비해야 승리할 수 있는 팀이라 생각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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