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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뉴진스 한지붕 아일릿에 '아류' 딱지..민희진의 무너진 품격 [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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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이정 기자]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 등 경영진을 상대로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어도어 측이 '자회사 간 표절' 문제를 반격 카드로 내놓았다.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일릿의 뉴진스 베끼기'를 내세운 것. 그러나 이에 대한 업계와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하이브가 제기한 의혹에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은 것을 차치하고 다른 걸그룹에 스스로 아류 딱지를 붙인 입장문이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이란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 22일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등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해 온 정황을 파악해 이들을 상대로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하고,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섰다.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 목적으로 취득한 핵심 정보 유출',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 의혹', '아티스트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이 올 초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에게 매각 구조를 검토받는 등 경영권 탈취를 위한 계획을 실행했다고 보고 있다. 또 아티스트 부모들에 대한 회유 작업 등에 대한 제보를 받고 진위파악에 나섰다.

이에 민희진 대표의 어도어는 '하이브의 뉴진스 카피'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이브의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이 신인 그룹 아일릿을 론칭하면서 뉴진스를 차용했다는 주장이다. 민희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어도어는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다"라며 "아일릿의 티저 사진이 발표된 후 ‘뉴진스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폭발적으로 온라인을 뒤덮었다.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 출연 등 연예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 아일릿은 ‘민희진 풍’, ‘민희진 류’, ‘뉴진스의 아류’ 등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아일릿 데뷔 앨범의 프로듀싱을 하였습니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이라는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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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민희진 대표는 ‘아류의 등장’으로 오는 5월 컴백을 앞두고 있는 뉴진스의 이미지가 소모됐다며 "하이브, 빌리프랩을 포함해 그 어느 누구에게도 뉴진스의 성과를 카피하는 것을 허락하거나 양해한 적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문을 접한 여론은 민희진 대표의 주장에 호의적이지 않다. 창작의 가치는 중요하다. 하지만 섣부르게 남의 창작물을 아류라는 폄하하지 않는 자세 역시 중요하다. 2022년 7월 데뷔한 뉴진스는 곧바로 영향력이 있는 K팝 스타가 됐고 민희진은 게임체인저로서 판도 변화를 이끌었다. 판도가 변하면 흐름이 생긴다. 그것을 우리는 트렌드라고도 부른다. 그것은 하나의 시류를 만들기도 한다. 뉴진스에 이어 그룹 피프티피프티의 곡 '큐피드'의 글로벌 흥행으로 이지리스닝 음악이 유행으로 자리 잡았고, 많은 가요 제작자들이 이를 따라 하고 연구했다. 그렇다고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제작되는 창작물들에게 어느 누구도 공식적으로 아류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았다. 업계의 선두에 선 창작물이 신성불가침(신성하여 함부로 침범할 수 없음)은 될 수 없다. 더욱이 뉴진스 역시 데뷔시절에 레퍼런스 언급이 있었다.

아일릿은 오히려 초반 뉴진스가 떠오른다는 반응을 얻다가 시간이 갈수록 뉴진스와는 차벌되는 방향성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몽환적, 신비로운 느낌 등이 비슷해 보였으나 아일릿의 노래는 더욱 넓은 K팝의 확장을 보여주고 무엇보다 감성 자체가 차이가 있다는 반응과 분석이 많다. 더욱이 아일릿은 갓 데뷔한 신인이고 지금까지 한 곡으로만 활동한 게 다다. 앞으로도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가 더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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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뉴진스와 아일릿은 한 지붕 아래의 레이블. 아무리 독립되고 경쟁하는 형태라고 하더라도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누구의 동생 그룹이니 하는 식의 홍보도 결코 용인할 생각이 없다"라는 공격적인 발언은 보는 이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뉴진스도 초반 방탄소년단의 여동생이란 수식어로 홍보되지 않았던가.

오히려 유사한 콘셉트의 그룹이 줄줄이 등장해도 뉴진스는 독보적인 오리지널리티로 이들과 차별화된다고 내세웠다면 그 품격은 무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도어 측은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아직까지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라고만 반박한 상황. 반면 23일 오전 하이브 박지원 CEO는 하이브 구성원들에게 서신을 보내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건들은 아일릿의 데뷔 시점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기획된 내용들이라는 점을 파악하게 되었고, 회사는 이러한 내용들을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러한 문제는 멀티 레이블 실행 과정의 또 다른 시행착오라 생각한다. 이번 사안을 잘 마무리 짓고 멀티레이블의 고도화를 위해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할 것인지, 뉴진스와 아일릿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어떤 것들을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개선하겠다”라고 전했다.

/nyc@osen.co.kr

[사진] 어도어, 빌리프랩,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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