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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조국 대한민국과 '8강 격돌'…신태용 감독 "승부의 세계는 냉정, 잘 준비하겠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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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준결승, 그리고 올림픽 티켓을 따러 가는 길목에서 조국을 만난 신태용 감독은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라며 한국전에서 전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이다.

운명의 장난처럼 성사된 맞대결이다. 인도네시아가 호주와 요르단을 누르고 누구도 예상 못한 A조 2위를 차지하면서 B조 1위와 8강에서 만나는 게 결정됐는데, B조 조별리그 3차전이었던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에서 한국이 김민우의 선제 결승골로 승리해 B조 1위를 확정 지었다.

신태용 감독은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1차전(0-2 패)이 끝난 뒤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맞대결을 생각하기는 했다. B조에서 한국과 일본이 좋은 팀이기 때문에 8강에서 맞붙을 걸 생각해 고민하고 있었다. 경기를 보니 한국은 스피드와 높이가 있고, 파워까지 보유한 좋은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을 상대할 방법을 많이 얻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신 감독은 한국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걸 예상하지 못했다. 또한 신 감독은 이전부터 8강에서 한국보다 일본을 상대하고 싶다는 마음을 꾸준히 드러냈다.

2차전 호주전에서 승리해 8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뒤 한국과 일본 중 누구를 더 만나고 싶은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한국보다 일본을 만나는 게 편하다"라고 말하며 일본과의 8강전이 성사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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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진출을 확정 지었던 요르단전 승리 이후에도 신 감독은 믹스트존에서 "황선홍 감독님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경기를 하면서 서로 인상을 쓰고 싶지 않다. 내가 힘들더라도 일본과 붙고, 한국이 카타르랑 붙어서 좋은 결과를 내 결승에서 만나길 바라는 꿈이 있다. 8강에서 만나는 것보다 정말 열심히 해서 결승전에서 만나 같이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라며 한국과 결승전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만나는 대진표가 성사됐다.

한국을 상대하게 된 신태용 감독은 자신이 한국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한국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2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카타르대학교 내 보조구장에서 만난 신태용 감독은 "염탐하러 왔나"라는 농담으로 한국 취재진을 반겼다.

신 감독은 일본을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대진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는 취재진의 말에 "잘 준비해야 한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내 조국인 대한민국이 올라왔지만 거기에 맞게끔 나 또한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일전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두 팀 모두가 우리에게 버거운 팀들이다. 사실 한국과 일본 모두 마지막 경기에서 전력 투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력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나도 마음 편하게 관전했고, 분석할 수 있는 경기도 아니었다"라며 두 팀 모두 로테이션을 가동해 진짜 전력은 8강부터 드러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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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평가한 한국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좋은 팀이었다. 신 감독은 "일단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좋은 팀이고, 신체적인 조건이나 힘이 있는 팀이다. 아무래도 힘에서는 우리보다 좋은 팀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한국 선수들의 피지컬과 힘을 경계했다.

인도네시아가 어떤 무기를 준비할 것인지 묻자 신 감독은 "그건 경기장 안에서 봐야 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진 인도네시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신태용 감독은 과거 U-19 대표팀이 대구에서 치러진 한국과의 경기 당시 1-5로 대패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그건 연습 경기였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라며 말을 막았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 U-23 아시안컵 8강전은 큰 경기다.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서 8강에 진출한 게 인도네시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2023 아시안컵 16강 진출 후 다시 한번 새 역사에 도전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과 인도네시아는 한국을 상대로 '큰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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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이라는 큰 경기를 준비하는 소감을 묻는 인도네시아 취재진의 질문에 신태용 감독은 "우리가 상대보다 하루 더 쉬고 있고, 아무래도 여유가 있었다. 한국이라는 팀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게끔 잘 준비하고 있다"라며 한국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중 어느 팀을 상대하고 싶었는지 묻는 인도네시아 취재진의 질문에 신태용 감독은 전에 했던 말을 반복했다.

신 감독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한국을 피하고 일본과 만나길 바랐다. 한국과 결승전에서 만나고 싶다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 같이 파리에서 올림픽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었지만, 경기가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어서 아쉽다. 그래도 8강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한국을 피하고 싶었지만, 만나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사진=카타르 도하, 김환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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