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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선배 슈틸리케 업적도 깎아내린 클린스만 “내가 최고”+“이강인이 손흥민에 무례한 말” 팀 불화언급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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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60)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입이 문제다.

아시안컵 기간 팀 불화설을 다시 언급하며 아시안컵 우승 실패에 자신의 책임이 없다는 듯한 ‘이체 유탈 화법’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거기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같은 독일 출신의 선배 축구인이자 친분이 있는 울리 슈틸리(70)케 전 대표팀 감독의 업적을 깎아내리면서까지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는 등 끝내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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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오른쪽)이 자화자찬을 하느라 자국 선배 축구인이자 전임 감독인 슈틸리케 전 감독의 업적까지 깎아내렸다. 사진=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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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전 감독은 4월 22일 방송된 오스트리아 세르부스 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서 한국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이야기를 꺼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 방송에서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가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 그러면서 둘이 싸움을 벌였다. 파리의 젊은 선수가 나이 많은 토트넘 주장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 시켰다”며 아시안컵 벌어졌던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 상황을 언급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어 “대표팀 선수 몇 명이 이 싸움을 말렸다. 그리고서야 이 일은 마무리됐다. 다음날 대표팀은 이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아 정신이 없었다. 그때부터 이 팀은 하나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자신이 소흘했던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이나 후속 대응 방안은 쏙 빼고, 마치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가 준결승 요르단과의 경기 패배 원인인 것처럼 말하는 방식이다. 마치 자신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끝내 ‘선수들 탓’만 한 클린스만 전 감독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그간 부임했던 전 감독들의 성과와 업적을 깎아내리면서까지 스스로를 추켜세웠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이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거둔 성적은 지난 15년간 최고의 성과였다”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서 코칭스태프가 책임질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이 마치 희생양이 됐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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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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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클린스만 전 감독의 말은 이미 사실관계 자체가 틀렸다. 한국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준결승에 올라 패배했는데,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 이미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선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3위에 올랐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이야기한 15년 전인 2008년엔 아시안컵이 열리지도 않았다. 한국은 2007년 동남아시아 4개국이 공동 개최한 대회에서도 3위에 오른 기억이 있다.

도대체 어떤 기준에서 15년을 언급한 것인지는 몰라도, 그 기간 자신 이전의 어떤 감독도 자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무례를 범했다.

특히 2015 아시안컵 준우승 당시 감독은 독일 출신의 지도자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었다. 독일 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 보루시아 뮌헨글라트바흐,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현역 선수로 활약했고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도 뛰었다. 현역 은퇴 이후에는 스위스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과 각종 프로팀 감독을 맡았다. 특히 1998년부터 2006년까지는 독일 축구국가대표팀 수석코치와 유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아 독일 축구계에 몸담으며 지도자로 역할을 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 또한 현역 시절엔 당대 독일을 대표하는 스타였고, 슈트투가르트와 바이에른 뮌헨 등 독일 복수의 팀과 토트넘(잉글랜드), 인터밀란(이탈리아) 등 다양한 국가의 프로팀에서 활약했다. 지도자 은퇴 이후에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정확하게 독일 축구국가대표팀에서 재직했던 기간은 서로 겹치지 않는다. 하지만 클린스만 전 감독이 독일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당시 슈틸리케 전 감독을 독일 유소년대표팀 감독을 오랜 기간 지휘하고 있었다. 직간접적으로 소통을 하고 서로 교류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사이다. 또한 독일 출신으로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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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전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실제 지난해 클린스만 전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던 당시에도 슈틸리케 전 감독은 독일 언론들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2023년 3월 슈틸리케 전 감독은 독일 스포츠 미디어 ‘스포츠버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 거주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며 통역과 소통 등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도 “감독으로서의 다양한 경험은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 있어서 한국의 생활은 유럽이나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많은 부분들이 있고, 그 경험은 현장에서만 알 수 있다”며 클린스만 전 감독이 도전하는 마음으로 한국 사령탑으로 부임하길 권했다.

그러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클린스만과 저는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 한국 대표팀 감독 계약 체결에 대해선 맺기 전이나 지금이나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없다”면서 “삶을 느끼고 알기 위해 그곳(한국)에서 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문제와 그들의 두려움과 기쁨, 습관을 가까이서 직면하고 경험해야 한다. 한국은 현대성과 전통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어려움과 마주하게 되는 나라가 될 수 있다”며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다른 문화의 차이점에서 부딪혀 가길 강력하게 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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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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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3년간 재직하면서 느낀 한국대표팀의 장단점을 매우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하면서 전임 감독으로서의 경험을 성의있게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전 미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논란이 됐던 ‘유럽파 선수들의 무제한 선호’와 잦은 외유등의 문제를 다시 반복했다. 거기다 ‘한국에서 재택근무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불성실한 태도로 한국대표팀 감독 재직 기간 큰 논란을 빚었다. 사실상 슈틸리케 전 감독의 성의 있는 조언을 완전히 무시한 클린스만 전 감독이었다.

그런 선배 감독의 성의를 무시한 것은 물론, 이제는 그가 엄연히 한국에서 거둔 성과까지 깎아내렸다. 물론 클린스만 전 감독의 자화자찬이 무지에서 온 단순한 실수일 수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 전 감독으 계약 조기 해지, 즉 사실상의 경질 직후부터 꾸준히 자신의 성과를 과대포장하며 손흥민과 이강인 등을 비롯한 선수탓만 하는 일관적인 추태를 보이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듯 싶다. 다른 축구인들과 한국 축구계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해서 비판받고 있는 건 결국 자신이 불러온 설화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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