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다.

민희진은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탈취 시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증거를 가져오라"라고 호소했다.

민희진은 "여러 가지 의혹에 휘말리게 됐다. 이게 하필이면 뉴진스 새로 나오는 음반이랑 겹쳐지게 됐다. 원래 저는 뉴진스 음반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말씀 드리려고 했다"라며 "이미 저는 마녀가 됐다. 제가 보는 앵글과 하이브가 보는 앵글이 다른 것 같다. 그런데 다른 앵글이 있다는 걸 여러분들이 모르시는 것 같다"라고 자신이 프레임에 갇혔다고 호소했다.

이어 "저를 인간으로 생각 안 하시는 것 같다고 그런 솔직한 생각이 든다. 다 내가 죽기를 바라나. 내가 갑자기 죽으면 갑자기 기뻐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라며 "저는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하이브가 카카오톡까지 사찰해서 저를 죽이려고 할 줄은 몰랐다. 희대의 촌극 같다"라고 했다.

어도어의 내부 자료에서는 '하이브 안에서 우리를 못 건드리게 하고',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 등의 문구가 확인됐고, 민희진 등 어도어 경영진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해외 국부 펀드 투자와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와 캐시 아웃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계획도 언급됐다.

그러나 민희진은 "그런 얘기 나눈 적도 없다. 사실 하이브와 이상한 계약, 주주간의 계약을 맺었는데 그 계약 때문에 영원히 하이브를 떠나지 못할 수도 있어서 주주간 계약 재협상을 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너무 답답하니까 그런 거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다 보고, 저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우리끼리 나눈 대화를 '경영권 찬탈'이라고 하니까 황당한 거다. 여러분들이 하는 카톡 내용과 똑같다. 무슨 사우디 국부 얘기하는데, 그냥 상상이다. 노는 얘기다. 갑자기 진지병 환자처럼 왜 이러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부대표의 메모에 대해서는 "그 친구가 워낙 메모를 좋아한다. 제가 하는 모든 얘기를 메모를 해서 무슨 메모를 그렇게 하니라고 했다"라며 "그런데 얼마나 지금 촌극으로 느껴지겠냐. 하이브 X저씨들이 저 하나 죽이겠다고"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민희진은 "(메모를) 오해할 수도 있다. 저는 지금 보셔서 아시겠지만 부대표는 못 보셨으니까 그런데 보시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그런데 제가 묻고 싶은 건 왜 하이브가 오해를 주도하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 직전 제기된 '주술 경영' 의혹에 대해서는 "무당이 어쩌고 이러는데 이상한 말일 수 있지만 뉴진스 엄마 마음으로 이 회사가, 하이브가 나한테 너무 지긋지긋하게 구니까 에이스(방탄소년단)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나오는 게, 활동하는 게 홍보 포인트가 잡히지 않을까 물어본 거다"라고 무당에게 방탄소년단의 병역 의무 이행에 대해 얘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굿으로 군대를 가고 안가면 대한민국 전부가 굿 해서 군대를 안 가면 되지"라며 "이거 고소할 거다. 개인 사찰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민희진은 "무속인이 제 지인인데 무속인인 사람이다. 원래 지인이다. 무속인인 사람은 지인으로 두면 안 되냐"라며 "저 점보러도 안 다닌다. 하이브 때문에 정신과도 다녔는데 시원함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제 얘기라도 하면 풀릴까 싶어서 그냥 갔다. 제가 잘 될 거냐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니냐. 주술 경영? 그 사람들이 굿을 하니까 그런 생각을 하는 거다. 하이브가 저보다 점을 더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진스를 떠올리면서는 눈물을 쏟았다. 민희진은 "멤버들과 저는 상상 이상이다. 멤버들은 저한테 사랑한다고 맨날 보낸다. 저희는 서로 위로를 주고 받는 사이"라며 "하니가 '저 진짜 괜찮다. 대표님 계신 곳으로 가겠다' 하더라. 해린이는 정말 말이 없고 고양이 같은 아이인데 오밤 중에 해린이한테 영상통화가 왔더라. 원래 말도 없는 애가 혼자 말하면서 '대표님, 제가 문자 보내고 싶었는데 말이 안 나온다,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더라. 자식 키우는 게 이런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고 엉엉 울었다.

그러면서 민희진은 "아이들이 다 엉엉 울었다. 저한테 혜인이가 저를 못 도와줘서 미치겠다고, 다리도 다쳤는데 포닝을 켜겠다고 하더라. 저랑 엄마랑 울면서 안 된다고 말렸다"라고 오열했다.

하이브와 갈등과는 별개로 뉴진스의 컴백은 예정대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7일 뉴진스 '버블 검' 뮤직비디오 공개에 대해 "왜 우리가 손해를 봐야 하냐"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하이브의 또 다른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주장에 대해 "아일릿을 비방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무슨 죄냐. 어른이 문제인 것"이라며 "제작 포뮬러 자체를 모방했다는 거다. 어도어 입장에서는 비교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거를 안 하는 게 배임이다. 왜 이걸 이렇게 몰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왜 허울 좋게 멀티 레이블이라고 하면서 개성을 안 살리냐. 쉽게 누가 누구 것을 따라하면 없는 애들은 좌절감에 빠진다"라며 "따라하면 다 뉴진스가 된다. 그건 뉴진스한테도 나쁘고, 애들한테도 나쁘고, 업을 망가뜨린다. 이게 주주 이익을 위하는 일이지 어떻게 해하는 일이냐"라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25일 "민희진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라며 중간감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이브는 어도어가 경영권을 가져가려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감사권을 발동했고, 감사 시작 3일 만에 "물증과 증언을 확보했다"라며 민희진 등 어도어 경영진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하이브는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에서 민희진이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고 지시했고, 이 지리에 따라 어도어 경영진이 뉴진스 전속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민희진과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희진과 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부대표 A씨가 나눈 대화를 증거로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대화에서 A씨는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매도청구권) O% 행사 엑시트', '어도어는 빈껍데기 됨, 권리침해소송 진행',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희진은 어도어 대표이사+캐시 아웃 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계획을 전하며 "이렇게 되면 옛날에 못 팔고 남겨놓은 O%가 다시 쓸모있어진다"라고 설명했고, 민희진은 "대박"이라고 답했다.

하이브는 민희진의 긴급 기자회견을 코 앞에 두고 "민희진이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 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해왔다"라며 "이 무속인은 민희진과 가까운 친족이 혼령으로 접신한 상태라며 카카오톡으로 경영 전반을 코치해왔다"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놨다.

민희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 것 역시 무속인의 코칭 때문이라는 것이 하이브의 주장이다. 무속인은 "앞으로 딱 3년 간 언니를 돕겠다"라며 "딱 3년 안에 모든 것을 해낼거임"이라고 주장했고, 민희진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방안, 스톡옵션, 신규 레이블 설립 방안 등 회사 운영 전반을 이 무속인에게 검토받았다. 심지어 자신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 매도 시점 역시 무속인과 논의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하이브는 "걔들이 없는 게 나한테 이득"이라며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병역을 이행할 수 있도록 주술행위를 해달라고 요청한 정황이 대화에서 나왔고, 무속인의 청탁을 받아 채용을 진행하고 입사 지원자, 재직자 채용 전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주장했다. 어도어라는 사명 역시 무속인의 검토를 받아 결정했고, 하이브 의장인 방시혁에 대해서도 "내꺼 베끼다가 여기까지 왔다"라고 자신을 모방해 방탄소년단을 성공시켰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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