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에 나가고 말고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어요. 저는 뉴진스가 중요해요. 경영권 찬탈, 그런 것도 몰라요. 뉴진스 생각하면 무조건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영권 찬탈’을 놓고 하이브와 내홍을 겪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하이브를 향한 강렬한 적개심은 물론이고, 도리어 “우리가 하이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고 역으로 분노한 민 대표의 울분의 기자회견은 그에게 ‘약’으로 작용할까 아니면 역으로 ‘독’으로 작용할까.

민희진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됐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약 2시간 가량 진행됐던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기존에 근무했던 SM엔터테인먼트 퇴사 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입사를 했던 사연부터 시작해 뉴진스 발굴 과정, 그리고 그룹 아일릿의 카피 의혹과 관련된 내부고발, 경영권 찬탈 의혹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해 느꼈던 심경들을 모두 쏟아내며 현장에 있는 기자들 뿐 아니라,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사건을 접하는 모든 이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민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한 여론이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민 대표의 속은 시원해서 다행이지만, 해당 쟁점에 대한 분명한 해명 보다는 ‘알맹이 없는 민희진 대표의 감정호소의 장’이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경영권 찬탈? 배임? 직장인으로서 푸념일 뿐” : 민희진 대표 ‘경영권 찬탈’ 의혹에 답하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경영권 찬탈’과 ‘배임 유무’였다. 길고 긴 기자회견을 통해 민희진 대표가 증명하고자 했던 부분은 ‘경영권 찬탈’의 능력은 자신에게 없다는 것이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경영권 찬탈’과 ‘배임 유무’였다. 길고 긴 기자회견을 통해 민 대표가 증명하고자 했던 부분은 ‘경영권 찬탈’의 능력은 자신에게 없다는 것이었다.

하이브가 증거로 제시한 ‘경영권 찬탈’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메시지와 관련해 “경영권 찬탈을 시도한 적이 없다”고 말한 민 대표는 그 모든 내용들이 ‘직장인으로서의 푸념’이었을 뿐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하이브는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로 하는 방법 등 민대표가 경영진들과 나눈 대화록을 공개했다. 하이브가 공개한 대화록에 따르면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 뿐 아니라,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와 같은 실행 계획도 담겼다.

민 대표는 앞서 공개된 대화록 속 ‘경영권 찬탈’에 대해 “메시지의 뉘앙스가 진지한 대화인지, 아니면 가볍게 농담을 하는 상황인지에 대한 인지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한 뒤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서 내보낸 의도가 진짜 궁금하다. 제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나를 배신한 것이다. 단맛을 다 빨아먹었으니 저를 찍어 누리기 위한 프레임으로 느껴진다. 언제부터 나를 이렇게 생각했는지 거꾸로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세종의 이숙미 변호사는 “배임이라고 하면 회사의 가치를 훼손을 했을 때 되는 건데, 그러한 가치를 훼손을 한 적이 없으며, 시도했던 것들 또한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배임은 예비죄가 없다. 예비죄라는 자체도 실현을 할 수 있는 정도에 나가야지 예비죄가 된다. 이건 같은 경우는 그 정도도 아예 안 돼서, 예비죄가 될 수 없는 정도의 이야기”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뉴진스로 30년 연예계 역사상 이런 실적을 낸 적이 없었다”고 자신의 공을 앞세운 민 대표는 “도움이 되는 계열사 사장을 찍어 누르는 것이 배임이 아닐까 싶다. 무슨 죄가 있는가, 저는 일을 잘 한 죄밖에 없다”고 분노했다. 어도어 부대표와 해당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에 대해서는 “주주관계 협상을 하고 답답했다 협상이 잘 안 되기도 했고 서로 입장이 달랐다. 그 와중에 부대표님이 하도 답답하니, 여러분들이 아시는 카톡 내용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대화록에 대해 “그냥 노는 이야기”라고 정의한 민 대표는 “그걸 진지하게 말한 게 아니다. 이게 제 입장에서 희대의 촌극으로 느껴졌다. 온갖 카톡을 캡처해서, 1대 1로 응답을 하기 싫었다. 수준이 너무 낮아서”라고 반박했다.

경영권 찬탈에 대해 너무 가볍게 언급한 건 아니냐는 질문에 민 대표는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가벼웠다. 하이브와 저는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직장인으로서 기분이 들쑥날쑥 했던 거지, 실제로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 저는 하이브에 있어도 된다. 그저 우리를 내버려 두면 된다. 하이브 경영진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가라면 나가야지.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하기도.

“내부고발에 대한 답은 감사” : 민희진 대표가 ‘아일릿 카피’를 거론한 이유

또 다른 관점은 하이브를 향한 민희진 대표의 ‘내부고발’이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관점은 하이브를 향한 민 대표의 ‘내부고발’이었다. 처음 경영권 찬탈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민 대표는 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가 하이브에 의해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주장, 하이브를 향해 내부고발을 했다가 역으로 당했다는 공식입장을 전하면서 여론의 반발을 샀던 바 있다.

“하이브가 반성했으면 좋겠기에 솔직히 정신 차리고 보낸 것”이라고 밝힌 민 대표는 “내부고발에 대한 답이 감사였다”고 울분을 토햇다. 이어 공식입장에 ‘아일릿 카피’를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아일릿 자체를 비방하는 것이 아니다. 애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 어른이 문제지. 왜 아일릿으로 문제제기를 했냐면, 진짜 문제는 뉴진스의 제작 포뮬러를 모방한 것”이라며, 뉴진스와 아일릿이 전체적인 스타일링부터 시작해, 오디션 포스터, 콘셉트, 안무 등 모두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자료로 남긴 것도 몰아가는데, 어도어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다. 그걸 안 하는 것이 배임”이라고 말한 민 대표는 “제가 이걸 혐오하는 이유가 뭐냐면, 쉽게 누구 걸 따라 해서 잘 되면 없는 애들이 더 좌절감에 빠진다. 있는 애들도 따라 해서 잘 되는데, 뭐 하러 고민하냐 이렇게 된다. 그럼 다 뉴진스가 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나쁘다. 이게 업을 망가뜨린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돈 때문이 아닌 모든 것은 ‘유사성’으로부터 비롯됐음을 밝히며 “아일릿까지 뉴진스 카피해서 나온 것을 보고, 하이브에서 나를 버리겠다고 느껴지더라”며 “주식 못 받고 쫓겨나도 상관없다. 속은 시원하다. 명예가 중요한 사람이고 그걸로 살아온 사람이다. 이 사람들이 명예가 중요한 걸 알고, 뉴진스를 너무 예뻐하는 걸 아니 그걸로 흥정한 거다. 앞서 넘어가 주니 또 이런다”고 분노를 표했다. 자신이 배신 당했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성격이 별남을 여러 차례 밝힌 민 대표는 ‘양XX’ ‘지X’ ‘개저씨’ ‘씨XXX’ 등의 거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미친 세상이다. 돈에 미친 세상”이라고 격분하며 자기 잘못은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한 민 대표는 30일 진행되는 주주총회에 참석 의사를 밝히며 “해야 한다. 우리가 하이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 오히려 하이브가 업무 방해한 것”이라고 한 뒤, 노트북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날짜도 거짓말로 띄웠더라. 저는 어제 반납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근데 기사는 그 전에 났다”고 분개했다.

“저는 뉴진스가 중요해요. 위선이 바뀌어도 상관없어요” : ‘내 새끼’ 뉴진스 향한 강한 집념

‘경영권 찬탈’과 이번 기자회견에서 주목 받은 부분은 ‘향후 뉴진스의 행방’이었다. 하이브와 어도어 사이 내홍이 격화되는 가운데, ‘소속사 분쟁’과 상관없이 뉴진스의 컴백 플랜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영권 찬탈’과 이번 기자회견에서 주목 받은 부분은 ‘향후 뉴진스의 행방’이었다. 하이브와 어도어 사이 내홍이 격화되는 가운데, ‘소속사 분쟁’과 상관없이 뉴진스의 컴백 플랜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쌓인 것이 더 많다. 그걸 참고 지냈더니 호구인 줄 안다. 뭐 이런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저에게 미안해해야 한다”고 격분한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 모른다. 하지만 뉴진스 생각하면 무조건 같이 해야 한다. 제가 (뉴진스를) 갖고 싶어서가 아니다. 계획했던 플랜이 있다. 도쿄돔이 있는데, 어떻게 우리에게 그러지 싶었다. 이게 말이 되느냐. 연말 플렌까지 세웠다. 내가 나가면 그 계획들이 당장 끊기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이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 달라. 능력 있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예쁜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서로 능력들이 좋다 보니 갈등이생긴 것이다. 잘 살아보려고 이야기 했는데, 그게 주주계약인 것이다. 둘이 잘 살아보려고 했는데, 우리 입장으로서는 갑자기 이혼 소장이 날아온 것이다. 혼자서 날아오면 모르겠는데 만천하에 알려지고, 심지어 아이들은 수능을 앞둔 중요한상황이어서 그런 것”이라며 “싸우다 보면 속엣말도 하고 상상도 하는데, 이게 와전이 된 상황”이라고 현 상황에 대해 에둘러 설명했다.

뉴진스 멤버들과의 애틋한 관계를 밝힌 민 대표는 하이브에 사임 의사와 관련된 질문에“나가고 말고 생각이 없다. 저는 뉴진스가 중요하다. 윗선이 바뀌어도 된다. 나는 뉴진스와 하려던 일을 하면 된다. ‘나를 내버려 달라’가 저는 중요하다”고 답했다.

뉴진스 멤버들과의 애틋한 관계를 밝힌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에 사임 의사와 관련된 질문에“나가고 말고 생각이 없다. 저는 뉴진스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살길도 모르겠다”고 말한 민 대표는 “인간적으로 제 앞길도 모르는데, 그거까지 어떻게 생각하겠냐. 오늘 기자회견을 하게 된 이유는 말도 안 되는 언플도 있지만, 내일 뉴진스가 공개되니, 내가 해명을 안 하면 뉴진스가 욕을 먹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사임 요구’에 대해 “제가 벌인 일이 아니다. 요구하든 말든 모르겠다”고 밝힌 민 대표는 다시 돌아갈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해야죠. 뉴진스를 생각하면 해야지. 저를 공격 안 한다면”이라며 “하이브에서 먼저 대화 제안을 했으면 당연히 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왜 가출하려고 그러냐’ 이렇게 말이라도 해줬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 이사회 날짜는 오는 30일이다. 현재 민희진 대표 측으로 이뤄진 어도어 이사진의 불출석 등으로 이사회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하이브는 법원에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할 전망이다. 접수 뒤 보통 4~5주 후 법원이 이를 판단, 허가 신청을 받아들일 시 당일 임시 총회 소집이 통지된다.

뉴진스는 이 같은 어수선함 속에서도 예정대로 오는 27일 신곡 ‘버블 검’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하고, 내달 24일 새 싱글 ‘하우 스위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5월에는 일본 정식 데뷔 싱글을 발매하고, 6월에는 일본 도쿄 돔에서 대규모 팬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