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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부드러움 더해 빨라진 정해영, 구원왕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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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만 던져서 구속 느리다’ 지적에

유연성 키워 시속 146km 끌어올려

임창용 넘어 최연소 100세이브 달성

동아일보

정해영. K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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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영아, 넌 왜 프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 그대로냐.”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23)은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당시 류 감독은 정해영을 두고 “던지는 모습을 보면 팔로만 던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던지면 시속 150km를 꾸준히 던질 수 없다. 따끔하게 혼냈다”고 말했다. 평소 웬만해선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류 감독으로선 이례적인 일이었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정해영은 2년 차이던 2021년 34세이브를 따내며 팀의 ‘차세대 마무리’로 낙점받았다. 2022년엔 32세이브 2023년엔 23세이브를 기록했다. 기록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다. 프로 데뷔 첫해 평균 시속 143.1km였던 패스트볼 구속은 지난해에도 143.2km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지난겨울 정해영은 볼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전엔 미국 시애틀에 있는 한 야구 전문 기관에서 유연성 강화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그는 “공을 던지는 방식과 힘쓰는 방식을 다 바꿨다”고 했다. 올 시즌 들어 정해영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46.3km로 작년보다 3km 이상 빨라졌다. 패스트볼에 힘이 있으니 변화구도 덩달아 효과를 보고 있다.

정해영은 24일 팀이 6-4로 승리한 키움과의 경기에서 시즌 10세이브이자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22세 8개월 1일 만에 100세이브를 채운 그는 임창용(23세 10개월 10일)을 넘어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 투수가 됐다.

정해영은 내친김에 데뷔 후 첫 세이브 타이틀에 도전한다. 올해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하면 1998년 22세에 세이브 1위에 올랐던 임창용에 이어 KIA 선수로는 26년 만의 세이브왕이 된다. 또 2009년 20세에 세이브 1위에 올랐던 이용찬(NC)을 포함하면 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다.

이번 시즌 KIA는 투타에 걸쳐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며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이 앞서가는 경기가 많을수록 정해영의 세이브 기회도 늘어난다. KIA의 전신인 해태에서 포수로 뛰었던 정회열 동원대 감독(56) 아들인 정해영은 “지난해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신경이 쓰였는데 올해는 준비를 잘해 순조롭게 출발한 것 같다”며 “경기마다 집중하다 보니 최연소 100세이브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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