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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황선홍호, 전술·기용·컨디션 관리 다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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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국 선수들이 2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아시안컵 8강전 인도네시아와의 경기 승부차기에서 지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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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는 패배였다. 전술, 선수 기용, 몸 상태 관리 모두 실패했다. 올림픽 10회 연속 진출 꿈도 무산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살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올림픽팀)이 2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와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10-11)에서 졌다.



한국은 4강에 오르지 못해 대회 1~3위에 주어지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놓쳤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10회 연속 본선행은 좌절됐다. 축구팀의 탈락으로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구기 종목은 여자핸드볼 하나로 줄었고, 선수단 규모도 200명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일본은 카타르를 연장 끝에 4-2로 누르고 4강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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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이 23살 이하 아시안컵 8강 인도네시아전 후반 퇴장당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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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 실패에 퇴장 악재 치명타





황선홍 감독은 이날 좌우 윙백까지 5명이 수비벽을 치는 스리백 전형으로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 한국(23위)에 뒤진 인도네시아(134위)의 기를 살리는 빌미를 주었다. 인도네시아도 스리백으로 나섰지만, 한국이 중원 공간을 열어주자 자주 파고들면서 리듬과 자신감을 얻게 됐다. 한국이 선제골(전15분)을 내주고, 동점골(전45분)로 균형을 맞추자마자 다시 실점(전48분)한 배경이다. 한국은 후반 맹공에 나서 정상빈(미네소타)의 골(후39분)로 따라잡았지만 연장까지 승부를 내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 후반 투입한 대회 3골의 이영준(김천)이 중반 퇴장당한 것은 치명적 악재였다. 선수 전체의 움직임도 경쾌하지 못했다. 명재용 코치는 경기 뒤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다. 승부차기는 하늘에 맡겼는데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향에서 쫓겨난 신태용 감독의 ‘부활’





2019년 말 인도네시아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은 23살 이하팀을 아시안컵 무대 4강에 올리면서 영웅이 됐다. 1월에도 A대표팀을 아시안컵 16강에 처음 올린 ‘여우’ 신 감독은 현란한 용병술로 이변을 일으켰다. 지략이 뛰어난 신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1승2패) 마지막 경기에서 최강 독일을 꺾으며 ‘카잔의 기적’을 일군 바 있다. 하지만 귀국 뒤 뜬금없이 ‘거스 히딩크 감독, 한국팀에 관심 있다’라는 설이 보도되면서, 감독 능력이나 성과를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한 채 고향을 떠나야 했다. 이국땅에서 역량을 과시한 신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이겨서 기쁘지만, 마음 한편으로 착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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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23살 이하 아시안컵 4강 진출을 축하하는 아시아축구연맹 SNS. AFC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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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관리 시스템 강화 필요





인도네시아의 ‘돌풍’ 배경에는 신태용 감독-최인철 코치의 ‘매직’과 함께 이중국적 선수를 활용한 대표팀 운영 방향의 전환이 있다. 이날 한국과의 8강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한 라파엘 스트루이크를 비롯해 수비수 나탄 추아온과 저스틴 후브너, 미드필더 이바르 제너 등이 네덜란드 태생의 이중국적자였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이들은 팀의 높이와 기술을 대폭 강화한 요인이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우리도 국외로 진출한 선수나 이중국적자들이 꽤 있다. 축구협회가 이들의 존재를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뒤 이뤄지고 있는 A대표팀 사령탑 선정은 안갯속에 빠졌다. 지난달 월드컵 예선 태국과의 1~2차전에서 임시로 팀을 지휘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던 황선홍 감독은 위기에 처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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