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ERA 20.25' 문동주 기록 맞아?…157㎞ 던졌지만, '3⅓이닝 9실점' 무슨 일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의 현재이자 미래인 문동주(21)가 또 와르르 무너졌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만 만나면 유독 더 작아지고 있다.

문동주는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75구 10피안타(3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다. 2022년 프로 데뷔 이래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23년 5월 13일 인천 SSG 랜더스전으로 2⅓이닝 7실점을 기록했는데, 이날 9실점 하면서 쓴맛을 봤다. 한화는 8-17로 역전패했다.

구속은 잘 나왔다. 문동주는 이날 직구(49개)를 적극적으로 던졌다. 최고 구속은 157㎞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150㎞가 나왔다. 직구는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에 잘 꽂아 넣었다.

문제는 변화구였다. 커브(10개)와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3개)을 섞어 던졌는데, 대부분 볼로 형성됐다. 커브는 10구 가운데 6구가 볼이었고, 체인지업은 3구 모두 볼이 됐다. 1회에 던진 체인지업 3개가 모두 제구가 되지 않자 문동주-이재원 배터리는 2회부터 체인지업을 버리고 슬라이더를 던지기 시작하면서 잘 버티는 듯했으나 4회에 또 4실점 하면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문동주는 올 시즌 팀에 합류한 대선배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을 배웠다. 문동주는 지난해 신인왕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직구, 커브, 슬라이더 외에 체인지업까지 던질 필요성을 느꼈고, 류현진은 자신의 체인지업 그립을 알려주면서 적극적으로 지도했다. 문동주는 지난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슬라이더를 아예 던지지 않고 체인지업(14개)과 커브(26개)를 적극적으로 섞는 선택을 하면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좋은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변화구에도 자신감이 붙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날은 체인지업도 커브도 문동주에게 힘이 되지 못했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좌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짜서 문동주에게 맞섰다.

문동주는 1회초 타자 일순을 허용할 정도로 힘겹게 경기를 풀어 갔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중견수 왼쪽 안타를 맞은 뒤 허경민을 사구로 내보냈다. 양의지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1사 2, 3루까지 버텼지만, 좌타자 김재환에게 우중월 3점포를 얻어맞아 0-3 선취점을 내줬다. 볼카운트 2-0으로 몰린 상황에서 커브를 선택했는데, 높게 들어가면서 우월 3점포로 연결됐다. 비거리 130m에 이르는 대형 홈런이었다. 김재환의 시즌 6호포.

1사 후 누상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문동주는 연타석 홈런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우타자인 양석환에게 볼카운트 1-2에서 커브를 던졌는데, 비거리 115m짜리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올 시즌 11번째 연타석 홈런이었고, 두산 최근 연속 타자 홈런은 지난해 6월 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양의지-양석환이 기록했다.

문동주의 위기는 계속됐다. 강승호의 안타와 라모스의 2루타, 박준영의 볼넷으로 또 한번 1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조수행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0-5까지 거리가 벌어졌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렵게 1회를 매듭지은 문동주는 2회와 3회를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그사이 타선은 5점을 만회하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1회말 채은성의 1타점 적시타, 2회말 황영묵의 1타점 적시타와 2사 만루 노시환 타석 때 유격수 박준영의 포구 실책에 힘입은 2득점, 채은성의 1타점 적시타를 묶어 5-5 균형을 맞췄다. 3회말에는 황영묵이 또 한번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6-5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를 뒤집자마자 문동주는 4회초 또다시 무너졌다. 선두타자 조수행이 번트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갔다. 문동주는 1사 3루에서 허경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6-6이 됐다. 양의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김재환과 또 마주했다. 김재환은 2회 2번째 타석에서도 문동주에게 좌중간 2루타를 때리는 등 계속해서 장타를 뺏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투수 교체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한화 벤치는 한번 더 문동주에게 맡겼고 결과는 비극이었다. 김재환은 볼카운트 0-1에서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월 3점 홈런을 날렸다. 비거리 120m에 이르는 시즌 7호포였다.

문동주의 올 시즌 두산전 평균자책점은 종전 16.20에서 20.25까지 치솟았다. 문동주는 지난 10일 두산과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3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고전했는데, 2번째 맞대결에서도 난타를 당하면서 두산 공포증을 의심하게 했다.

문동주는 이날 피홈런 3개로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는데, 2022년 5월 26일 대전 두산전에서 2이닝 4실점에 그친 날 홈런 3개를 허용한 적이 있다. 문동주가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차기 에이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적어도 두산은 그런 문동주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사실 올해 문동주의 전반적인 페이스 자체도 좋지 않다. 앞선 5경기에서 1승1패, 23⅓이닝, 평균자책점 6.56에 그치면서 문동주 본인도 만족하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을 배우고, 피드백을 구하는 등 계속해서 노력했던 이유다. 그런데 노력의 결실이 아직은 눈에 보이지 않아 문동주 스스로도 답답한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