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4월 3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수원FC 원정에서 김신진 의 선제골과 기성용의 중거리 레이저포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지난 3일 서울은 김천상무를 상대로 5-1 대승을 거둔 뒤 대구FC(0-0), 포항스틸러스(2-4), 전북현대(2-3), 대전하나시티즌(1-3)에게 1무 3패를 당하며 부진했다. 그간 3연패를 당한 적 없던 서울을 최악의 4 월을 보내는 듯했지만 3연승을 달리던 수원FC를 꺾고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FC서울 이태석. 사진=김영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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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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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태석은 좌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활약했다. 지난 27일 U-23 아시안컵 일정에서 복귀 후 약 3일 만에 경기장에 나섰다. 복잡한 마음에도 수원FC를 상대로 제 몫을 다했다. 경기 후 그는 “팀이 3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3연패를 끊어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태석은 온전치 않은 상태로 경기에 임했다. 오는 7월 개최되는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전이었던 U-23 아시안컵 대표팀에 차출돼 한 달이라는 시간을 팀에서 이탈했다.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진 한국의 올림픽 본선 최다 진출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 분투했지만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게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상실감이 큰 가운데 이태석은 발목 부상까지 겹치며 인도네시아전에서 선발로 나섰다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빠져야만 했다.
그럼에도 이태석은 소속팀 복귀 후 뛰고자 하는 의지를 김기동 감독에게 표출했고, 김기동 감독은 이를 받아들여 이태석을 선발 명단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그는 “사실 지금도 발목이 좋지 않다. 현재 대표 팀 임무는 끝났다. 현재 소속팀이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강)상우형이 같은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직전 경사에서 부상을 입었다. 현재 풀백이 없는 상황에서 안 뛸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발목이 아파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아프더라도 팀을 위 해 뛰고 싶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한 뒤 “오늘 교체로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교체로 들어갔다가 부상이 덧나면 교체 카드를 한 장 버리게 되니 감독님께셔 선발로 넣으신 것 같다. 진통제를 맞고 약을 먹으니 큰 무리가 없었다.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뛰기 위해 트레이너 코 치님들과 부기를 빼는 데 열중했고, 아프더라도 팀이 다시 반등한 만큼 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조금 더 희생하고 싶다”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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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아시안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태석이다. 이태석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이자 현재는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 아버지 이을용 못지않은 날카로운 왼발을 선보였다. 조별리그 아랍에 미리트(UAE), 중국, 일본을 상대로 각 1도움씩 기록하며 3경기 3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개인 활약에 충분히 만족감을 보일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이태석에게는 무엇보다도 팀이 먼저였다. 그 는 “공격포인트를 쌓고 그날 경기력이 좋은 것은 둘째다. 나에게 첫 번째는 팀이다. 대회에서 올림픽을 나가지 못하게 돼 팬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황선홍 감독님께셔 귀국 기자회견에서 전적으로 책임이 크다고 말씀하셨는데, 선수들 역시 책임이 크다. 경기력이 좋았고 몸상태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중요했던 것은 팀 성적이었다. 팀 성적이 따라와야 제 활약 또한 조명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아쉽고 다시 한번 팬들께 죄송스럽다”라고 무거운 마음을 천천히 이야기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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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주장이자 한국 축구 한 시대를 대표하는 미드필더 기성용이 있다. 기성용은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주역이다. 현역 선수 중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그 누구보다 깊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도 기성용은 “한국 축구가 퇴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현 상황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축구인들이 합심해 체계적으로 발전을 이뤄야 한다”라며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후배들은 더 좋은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태석 또한 소속팀 복귀 후 기성용의 조언을 들었다. 이태석은 “(기)성용이형께서 이제는 아시아 팀들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다. 제가 안 좋은 성적을 거둔 후 팀에 합류했는데,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 선수들한테도 다시 자신감을 갖고 축구에 임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올림픽이 어떤 무대인지 이야기한 바 있는데 저는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한다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아쉽다. 여전히 결과(올림픽 진출 실패)가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쉽고 무거운 마음을 가진 이태석은 지나간 일을 딛고 다시 한번 서울을 위해 뛸 예정이다. 마지막으 로 그는 “오늘 수원FC를 꺾고 다시 팀이 일어설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오늘 한 팀으로서 어린 선수들도 함께했다. 성용이형을 비롯해 모든 팀원이 ‘원팀’으로 무장했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잘 뭉치고 잘 준비한다면 어느 강을 만나도 이기고 우리가 또 한 번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수원=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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