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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김민재, 2실점 헌납+"재앙" 혹평…최악의 하루였다→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와 2-2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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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산 철기둥'이 안타깝게도 이날 만큼은 '블랙홀'이 됐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에서 다 이긴 경기를 아깝게 놓친 가운데, 뮌헨 수비수 김민재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독일 언론과 팬들의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

김민재는 모처럼 선발 출전했으나 막판 동점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내줬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첫 경기에서 테크니션 레로이 자네의 동점골, 주포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역전골로 뒤집기승을 거두는 듯했으나 후반 38분 상대 월드클래스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줘 2-2 무승부로 90분을 끝냈다.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9일 오전 4시 장소를 레알 홈인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옮겨 2차전을 치르고 결승행 주인공을 가린다. 여기서 이기는 팀은 또다른 준결승인 파리 생제르맹(프랑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승자와 결승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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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입장에선 레알 마드리드 징크스를 깰 수 있는 날이었으나 막판 무산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거꾸로 뮌헨 상대 UCL 최근 8경기 연속 무패(6승 2무)를 기록하며 '천적' 관계를 이어갔다.

뮌헨이 이 대회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에서 승리한 건 2011-2012시즌 대회 준결승 1차전(2-1 승)이 마지막으로, 12년 전 일이다.

김민재가 한국 선수로는 박지성과 이영표, 손흥민에 이어 4번째로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를 밟는 기록을 세운 터라 이날 플레이가 더욱 아쉬웠다.

이번 시즌 후반기 들어 주전에서 밀렸던 김민재는 네덜란드 국가대표 수비수 마테이스 더리흐트의 부상을 틈 타 모처럼 선발 출격했다. 더리흐트는 지난달 27일 독일 분데스리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초반 다친 뒤 후반 시작하자마자 김민재와 교체아웃됐다. 당시 부상 여파로 더리흐트는 이날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대기 명단에도 오르지 못하고 아예 빠졌다.

투헬 감독은 이날 4-2-3-1 전형을 꺼내들었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요주아 키미히, 김민재, 다이어,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백4를 이뤘다. 콘라트 라이머, 레온 고레츠카가 3선에 위치했고,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자네가 2선에서 호흡을 맞췄다. 케인이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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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팀 레알은 4-4-2로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안드리 루닌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페를랑 멘디, 나초 페르난데스, 안토니오 뤼디거, 루카스 바스케스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호드리구, 토니 크로스, 오렐리앵 추아메니,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허리를 받쳤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이 최전방 투톱을 이뤄 득점을 노렸다.

김민재가 UCL에서 선발로 나선 건 라치오(이탈리아)와 16강 1차전 이후 2달, 4경기 만이다. 공식전 기준으로는 59분을 소화한 지난달 21일 우니온 베를린과 분데스리가 경기 뒤 2경기 만이다.

하지만 김민재는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결국 지우지 못했다. 이날 비니시우스는 전반 24분 크로스가 후방에서 한 번에 찔러준 침투패스를 빠른 스피드로 잡더니 오른발 땅볼 슈팅을 날려 득점했다. 실점 장면을 되짚어보면 김민재의 전진 수비가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김민재는 수비라인에서 보다 앞으로 나와 적극적인 수비를 취하려고 했으나 이를 알아챈 듯 크로스의 중거리 침투패스를 비니시우스가 약속한 듯 빠르게 잡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은 굴하지 않고 후반에 분위기를 바꿨다. 자네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강슛으로 후반 8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4분 뒤에는 무시알라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케인이 역전골로 마무리 지어 승부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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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김민재가 다시 등장했다. 그는 뮌헨이 2-1로 앞서던 후반 37분 비니시우스의 패스를 받으려던 호드리구를 잡아채며 발로 걸어 넘어뜨리는 명백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며 옐로카드를 받았다.

비니시우스는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경기 뒤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의 플레이에 대해 날을 세웠다. 빌트는 김민재에게 최하 평점인 6점을 주면서 '재앙(katastrophe)'이라고 표현했다.

독일 언론은 평점을 1~6점 사이로 매기는데 잘한 선수일수록 점수가 낮다. 그리고 6점은 경기당 한 명도 줄까말까한 수준이다. 6점을 받았다면 정말 못했다는 뜻이다.

빌트는 "더 리흐트가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부상을 당했는데, 그를 대체할 수 없었다. 0-1이 될 때 너무 멀리 나갔고 비니시우스 주니어를 놓쳤다"며 "다음 실수는 후반 37분에 일어났다. 로드리고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결국 2-2가 됐다"면서 6점을 줬다. 경기 전 가수 김종국 씨가 뮌헨 공식 SNS에 등장해 김민재를 응원한 터라 부진이 더욱 아쉬운 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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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민재 파트너인 에릭 다이어에 대해선 "역시 수비가 가장 일관적이다! 경기에 차분함을 불어넣었다. 코너킥 이후 정면에서 좋은 헤딩 기회를 얻었다"며 공수에서 좋은 평가를 내리고 3점을 줬다.

투헬 감독도 화를 참치 못한 모양새다. 공개적으로 김민재를 비판했다. 그는 경기 뒤 회견에서 "김민재는 너무 공격적으로 수비하면 안 된다. 공을 가져올 수 있을 때는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하면 안 된다"며 "김민재는 너무 욕심이 많다. 공에 대한 압박감이 없다. 너무 쉽게 플레이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도 김민재를 도울 수 없다"라고 말했다.

페널티킥을 내준 것에 대해서도 "오늘 경기에서는 2번이나 욕심이 너무 많았다. 계속 안쪽 공간에 서 있다가 갑자기 호드리구에게 붙어서 쓸데 없이 공간을 내줬다"라며 "계속 더 좋은 위치에 있었는데 상대가 패스하는 순간 잘못 판단했다. 그건 너무 욕심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빌트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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