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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아디오스, 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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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서 홈팬에 작별 인사

올 시즌 끝으로 은퇴 시사

‘Gracias RAFA(고마워요 라파)!’

조선일보

라파엘 나달을 위해 걸린 '고마워요 라파' 현수막.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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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스페인 마드리드 마놀로 산타나 스타디움.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마드리드오픈 단식 16강전이 끝나자 이례적으로 ‘패자’를 위해 현수막 다섯 장이 펼쳐졌다. 각 현수막엔 그가 이곳에서 이룩한 다섯 차례 우승 사진과 함께 감사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현지 시각으로 자정을 넘겼지만, 1만2000여 관중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 선수는 스페인 마요르카섬 출신 라파엘 나달. 나달은 이날 체코의 이르지 레헤치카(23·31위)에게 세트스코어 0대2(5-7 4-6)로 졌다. 대회 128강전을 시작으로 세계 11위 앨릭스 디미노어(25·호주)도 꺾는 등 3연승했지만, 16강에서 멈춰 섰다. 19년 전인 2005년, 청년 나달은 안방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만끽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리고 4번(2010, 2013, 2014, 2017년) 더 마드리드오픈 정상을 맛봤고,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에선 총 22회 우승하는 등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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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라파엘 나달.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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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달도 세월을 피할 순 없었다. 1986년생으로 테니스 선수론 황혼기에 접어든 그는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결국 올해를 끝으로 라켓을 내려놓겠다고 예고했다. 나달은 가장 애착이 크며 영광의 장소였던 클레이 코트 시즌(4~7월)에 맞춰 몸을 만들어 팬들 앞에 섰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출신 지네딘 지단과 라울 곤살레스 등이 이번 대회 기간 현장을 찾아 ‘흙신’의 고별 무대를 지켜봤다.

“아직 끝나진(은퇴하진) 않았지만, 이 대회에 출전하는 건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2003년 처음 이 대회에 나섰어요. 2005년엔 ‘드디어 실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가진 채 출전했고, 짜릿한 우승을 경험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사랑하는 스페인 팬들 앞에서 경기했다는 기억은 평생 간직할 것 같습니다. 저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아 이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엄청난 행운이죠. 더 이상 바랄 게 없고, 새로운 세대를 위한 본보기가 됐다고 믿고 싶습니다. 이제 다음 세대 차례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모두에게 전하고 싶어요. 이런 순간을 선물해 줘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나달의 고별 인사 1막이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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