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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죄송합니다" 슬픈 김민재, 한국말 사과…투헬 선수 보호 대신 따끔한 '공개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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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정말 죄송합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2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김민재가 고개를 떨궜다. 김민재는 국내 취재진 앞에서 한국말로 사과를 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보호하기는커녕 경기 후 인터뷰와 라커룸에서 김민재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김민재를 감싼 건 정작 동료인 마누엘 노이어와 요주아 키미히였다.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겼다.

이날 뮌헨은 전반전 중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선제골을 실점한 뒤 레로이 자네와 해리 케인의 연속골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했으나, 후반 막바지 비니시우스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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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에 선제골과 동점골을 내준 장본인은 김민재였다.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의 부상으로 오랜만에 선발 기회를 잡은 김민재는 두 차례 실점 장면에서 실수를 범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걸 넘어 실점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전반 24분 김민재는 패스를 받기 위해 움직이는 비니시우스를 따라 자리를 비우고 올라갔다. 레알 공격진이 뮌헨의 수비진을 묶은 채 수비 사이 공간을 넓게 만들어놓고 있던 탓에 김민재가 올라가자 뮌헨 수비에는 순식간에 큰 공간이 생겼다.

이런 틈을 놓칠 만한 레알 선수들이 아니었다. 비니시우스는 순식간에 김민재 뒷공간으로 침투했고, 공을 갖고 있던 토니 크로스도 수비 사이로 정교한 패스를 찔렀다. 크로스의 패스를 받은 비니시우스는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쉽게 공격을 마무리했다.

후반 36분에는 비니시우스의 패스를 받은 호드리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손을 썼고, 호드리구가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주심은 페널티킥 선언과 함께 김민재에게 경고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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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뮌헨은 김민재의 실수에서 비롯된 두 번의 실점으로 홈에서 열린 준결승전 1차전에서 비겼다. 2차전은 까다로운 레알 원정이기 때문에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레알이 '홈 극강' 팀이라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

스페인 '디아리오 아스'에 의하면 레알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비긴 뒤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상대의 상위 토너먼트 진출을 허용한 건 1991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레알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원정에서 0-0으로 비기고 홈에서 모스크바에 패배했다. 그러나 이후 레알은 줄곧 무승부 이후에는 반드시 승리해 위로 올라갔다.

또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뮌헨에 패배한 적이 없다는 점, 레알이 2023년 4월 초 이후 홈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뮌헨의 걱정 크기를 키운다.

이는 김민재의 실수가 더욱 치명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김민재가 범한 두 차례의 실수가 없었다면 뮌헨은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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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도 죄책감이 큰 듯했다. 김민재는 레알전 무승부 이후 자신의 실수에 대해 취재진 앞에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매체 'T-온라인'은 "김민재는 자신의 실수를 신경 쓰고 있었으며, 이에 대해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T-온라인'에 따르면 김민재는 경기가 끝난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지나갈 때 대한민국 기자들을 만났지만 한국어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출구로 향했다.

선수는 자신의 실수에 책임감을 느끼고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투헬 감독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김민재를 질책했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와 라커룸에서 김민재의 실수를 언급하며 김민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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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초반은 아주 좋았다. 우리가 곧바로 리드를 잡았어야 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플레이가 점점 더 느려지고 불확실해졌다.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전반전은 그냥 흘러갔다. 경기 템포를 끌어올렸어야 했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초반 15분 동안만 매우 좋았다"라고 전체적으로 아쉬운 경기력이었다고 경기를 짚었다.

이어 "후반전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2-1로 앞서고 득점 기회를 더 잡았다면 3번째 골을 넣었어야 했다. 레알은 2번의 기회에서 2골을 만들어냈다. 정말 이상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50대50이다. 마드리드에서 승리해 웸블리로 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점 장면을 언급하며 김민재를 저격했다. 투헬은 "김민재는 너무 공격적으로 수비하면 안 된다. 공을 가져올 수 있을 때는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하면 안 된다"라며 "김민재는 너무 욕심이 많다. 공에 대한 압박감이 없다. 너무 쉽게 플레이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도 김민재를 도울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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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킥을 내준 것에 대해서도 "오늘 경기에서는 2번이나 욕심이 너무 많았다. 계속 안쪽 공간에 서 있다가 갑자기 호드리구에게 붙어서 쓸데 없이 공간을 내줬다"라며 "계속 더 좋은 위치에 있었다가 상대가 패스하는 순간 잘못 판단했다. 그건 너무 욕심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공개적으로 김민재를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의 수문장 노이어는 투헬은 라커룸에서 김민재에게 꽤 공개적으로 이야기 했다. 투헬이 이 상황을 비밀로 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노이어는 누구나 실수를 하기 때문에 김민재 역시 실수를 할 수 있으며, 레알전 실수가 다른 경기에서도 부진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김민재를 위로했다.

노이어는 "우린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건 축구의 일부다. 부진했다고 다음 몇 경기에서도 부진할 거라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라며 "김민재는 오늘 몇몇 장면에서는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했지만 김민재를 잘 잡아보겠다"라며 김민재를 두둔했다.

김민재와 함께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추는 키미히도 "우리는 한 팀이다. 골을 넣은 선수는 축하하고, 실수한 선수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출발 위치는 명확하다. (2차전) 승자가 케이크를 가져간다"라며 김민재를 옹호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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