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실망스런 경기력이 연일 화제다. 구단 관계자들의 연이은 비판에 오히려 현지 매체가 방패막이를 하고 나설 정도다.

독일 '빌트'는 2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 끝나고 보여준 토마스 투헬 감독의 언행을 꼬집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연이은 실수로 2-2로 비기자 조리돌림에 가까울 정도로 비판을 가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수비할 때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공을 잘라낼 수 있다면 상관이 없는 수비 방법이지만 따내지 못하면 위험해지기에 조심해야 한다"면서 "이번 경기에서 김민재는 아주 탐욕스러웠다. 수비를 너무 쉽게만 생각했다"라고 비난했다.

투헬 감독이 직설적으로 김민재의 잘못을 지적한 장면은 전반 24분 첫 실점 때였다. 레알 마드리드가 공을 잡고 지공을 펼칠 때 김민재는 최후방 라인을 맞추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토니 크로스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패스할 줄 알고 따라나갔다가 뒷공간을 노출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 도사인 크로스는 김민재가 튀어나오는 걸 보고 한박자 쉰 뒤 침투 패스를 연결하는 노련함을 발휘했고, 비니시우스는 김민재와 속도 싸움에서 압도하면서 골을 뽑아냈다. 김민재도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동료에게 짜증을 냈다. 자신이 나간 자리를 커버 플레이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사실 이러한 김민재의 모험적인 수비가 지금의 위상을 만들었다. 나폴리 시절 김민재의 도전적인 수비는 성공률이 높았다. 김민재가 자리를 비우면 수비력과 활동량을 갖춘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그 자리를 메워뒀기 때문이다. 로보트카를 비롯한 나폴리 동료들이 든든하게 뒤를 받친 덕분에 김민재는 더욱 과감하게 수비에 나설 수 있었다. 사실상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수비 전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바이에른 뮌헨 수비 전술은 나폴리와 같지 않았다. 투헬 감독은 지역 방어를 고수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김민재가 빠져나갔을 때에도 자리를 메우는 대신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김민재가 공을 빼앗지 못한다면 치명적인 실점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김민재는 2-1로 앞선 후반 38분에도 호드리구를 무리하게 수비하다가 페널티킥을 허용, 잡을 수 있던 1차전을 놓치게 만들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다잡은 승리를 놓치게 한 탓인지 김민재를 향한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김민재를 더욱 사지로 내몰고 있는 건 바이에른 뮌헨 관계자다. 투헬 감독도 선수를 보호하지 않았는데 회장인 허버트 하이너까지 나서 "김민재가 더 침착하고 신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대놓고 김민재를 패배 원흉으로 삼았다.

대놓고 김민재를 타깃으로 삼게 만들자 빌트마저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무승부에도 투헬 감독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바라봤다. 평소 김민재를 혹평하면서 이날도 가장 낮은 6점의 평점을 줬던 빌트인데 오히려 감싸는 뉘앙스였다.

빌트는 "안첼로티 감독은 2골을 내준 안드리 루닌 골키퍼의 실수를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팀 전체가 실수했다. 선수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안첼로티 감독이 존경을 받는 이유"라고 반박했다.

워낙에 큰 무대에서 범한 실수라 김민재는 작아졌다. 경기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그냥 지나쳐 나갔다. 독일 'T-온라인'에 따르면 김민재는 한국어로 '미안해요'라는 말만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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