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민 감독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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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이 주연배우 유아인에 대해 평했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새 드라마 '종말의 바보'(극본 정성주/연출 김진민)의 연출을 맡은 김진민 감독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종말의 바보'는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영상화한 것으로,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런데도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등 현실에 대한 신랄한 묘사와 섬세한 표현으로 많은 애청자를 보유한 정성주 작가가 '종말의 바보' 대본을 썼다. 전작 '인간 수업'과 '마이네임'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보여준 김진민 감독은 할리우드의 재난영화를 흉내 낸 그림이 아닌, 지금 우리들의 현실과 꼭 맞닿은 '한국형' 종말 예상도를 화면에 풀어냈다. 김 감독은 "한국적인 이야기이지만 각자의 세상에서 상상해 볼 만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N인터뷰】 ①에 이어>

-편집을 많이 한 작품이라고.

▶20번 편집했다는 것도 좀 적게 말한 거다. 제가 한 드라마 중에 편집이 제일 어려웠고 가장 많이 시간이 들었다. 편집도 새롭게 많이 배운 느낌이다. 편집자를 보내고도 고민하고 다음 날 또 편집하고 그랬던 기억이다.

-마약 논란이 불거진 유아인 분량은 어떻게 편집했나.

▶원래 대본 분량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일정 부분 손을 보기는 했다. 시청자분들 중에서 여러 논란 때문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있지 않나. 그것도 고민해야 했다. 많은 인물이 나오는데, 이 중에 유아인이 해야 하는 역할이 빠지면 이 이야기가 흔들린다. 시청자에 대한 예의를 다해야 하는 편집과 이야기의 길을 잃으면 안 되는 편집 방향 사이에서 고민했다.

-유아인과 나눈 연락은 없나. 논란 이후 작품 공개가 미뤄지기도 했는데.

▶예전에는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이후에는 (없다). 언젠가는 오겠지.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방법으로 (미안함을) 전달했고 내게도 연락했다.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본인이 정리가 돼야 하는 것이어서 조용히 지켜보는 게 저희 입장이었다.

-배우로서 유아인을 평가하자면.

▶훌륭한 배우다. 감독으로서 현장에서 고민되는 신이 있을 때 아인 씨에게 솔직하게 '이 신 솔직히 배우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면 씩 웃으면서 '제가 해볼게요' 할 때가 있었다. 화면 안에서 배우가 노는 걸 보면 괜히 스타가 아니구나 괜히 배우가 아니구나, 저 나이에도 큰 배우 소리를 듣는 게 거짓이 아니구나 싶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저 배우와 하고 싶다고 하는구나 했다.

-경력이 많은 배우인 만큼 유아인의 역할이 컸을 것 같다.

▶강석우 차화연 등 선생님처럼 국민배우도 계시지만, 네임드 된(인지도가 있는) 배우가 많은 작품은 아니다. 시청자가 볼만한 매력 포인트가 더 있어야 하는데, 그때 아인 씨가 정성주 작가님 작품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은진씨 역할도 상대 배우에 따라서 역할이 더 많이 살아날 수도 있겠다 싶더라. 소속사 대표님에게 '두 배우 모두 하게 해달라'고 했다. 아인 씨가 현장에서 은진씨를 대하는 거나 태도에서 은진 씨가 많이 도움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안은진 씨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기본 베이스가 탄탄한 느낌이어서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배우였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해석을 못 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더라. 유연한 느낌이었다. 본능적으로 캐치하고 표현이 풍부하더라. 처음부터 마음을 정하고 소속사에 '은진씨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본능에 가깝게 '이 친구다' 싶었다. 연기를 모니터했는데 자연스러움이랄까 겁먹지 않는 배우라는 느낌이었다. 표현이 다채로웠다. 현실감이 필요한 작품인데 배우의 여러 면이 현실적으로 저 사람일 것 같더라. '슬의생'을 봤을 때 제일 현실적으로 연기하는 배우 같다는 느낌이었다.

-아내인 배우 김여진 씨와 이번에도 함께 작업을 했는데.

▶제가 먼저 요청을 한 적은 없다. 오히려 요청하기 힘들다. 캐스팅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도 아니다. (김여진 출연은) 작가님들의 요청이 있는 경우가 90% 이상이다. 제작자분들이 그 역할을 해주시면 안 되냐고 해서 성사된다. 나는 '같이 하자'는 말은 한 번도 안 했다. 또 다른 좋은 배우가 많은데 제가 치고 들어가서 캐스팅할 수는 없는 거고 그래서도 안 되는 거다. 이번에 나는 (작가가) 수녀 역할을 맡기려고 하시나 했다. 한참 뒤에 보니 아니더라. 현장에서는 그냥 감독하고 배우다. 그걸 혼돈하면 불필요하게 의존하고 간섭한다.

-'인간 수업' 임기홍 백주희 콤비를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드라마가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걸 막아준달까. 텐션을 유지해주는 감초같은 배우들이다. 두 배우가 예전에 공연하면서 친한 사이이기도 하고 이걸 어느 배우가 해줬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들 때 내가 부탁하는 배우들이다. 고마운 마음이 크다.

-이 작품을 맡은 이유는.

▶안 해봐서 재미있을 것 같더라. 시청률과 달리 이야기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내 시간을 써보고 싶더라. 전작이 잘 돼서 여유도 있었다. 재미있는 걸 하거나 용기 있는 선택을 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안 해 본 것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마이네임' '인간 수업'처럼 장르적 쾌감이 큰 이야기도 연출했고 이번에 새로운 연출도 했는데 어떤 것이 더 잘 맞는 것 같나.

▶판단의 기준이 흥행이라면 내가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연출자는 자기가 잘하는 것에 대한 욕망도 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도 있다. 잘하는 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마이네임'은 사람들의 기대감이 있어서 실수를 하면 안 되는 드라마이고, 이 드라마는 새로운 용기를 가지고 다소간 논쟁이 있더라도 새로운 범위를 추구해야 하는 것 같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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