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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유아인 분량 논란, "재편집은 했지만, 큰 차이는 없다"는 '종말의 바보' 아이러니 [T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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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태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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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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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집은 했지만, 분량은 기존 대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김진민 감독이 마약 상습 혐의를 받는 유아인의 '종말의 바보' 출연 분량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공개 전에는 "시청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의무이기에 불편을 드릴 수 있는 건 편집했다.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을 만큼 굉장히 노력했다"고 했지만, 공개 후에는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라고 한 것. 또 "돌을 맞을 작품은 아니다. 부끄럽지 않게 만들었다"고 자신했지만, 현실은 '혹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일본 작가 이사카 코타로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김진민 감독은 '종말의 바보' 공개 후 쏟아진 혹평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드라마가 어렵다,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꽤 있는 것 같다. 예상을 전혀 안 한 건 아니다. 나의 노력이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했던 디스토피아물이 아니라는 반응도 많더라. 이 작품은 기존 디스토피아물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기대와 달랐던 것 같고, 작품에 대한 시선이 다름으로 인한 충돌인 것 같다"며 "생존 투쟁을 하려고 했다면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거다. 주인공이나 단체가 끊임없이 투쟁하고 살아남거나 그랬을 거다. 그런 드라마를 만드려고 한 게 아니라 남아있는 사람들의 시간들과 선택에 대해 들여다보고 동화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디스토피아물로서 영웅이 나타나는 걸로 기대하는 거였다면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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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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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는 지구 전체가 전멸이라는 가정이었다면, '종말의 바보'는 한반도와 특정 지역이 끝장난다는 설정이었다. 이러한 차이를 둔 이유를 묻자 김진민 감독은 "작가님이 짧게 말씀해 주시더라. '다 죽으면 무슨 드라마가 있을까요' 라고. 다 죽는다면 생존 투쟁도 필요 없는 거지 않나"라며 "기존의 디스토피아는 남아있는 사라들이 다시 부활하려는 거니까. 이건 어디에서도 다뤄보지 못한 시간과 공간이라 헷갈릴 수는 있겠다 싶었다. 많은 장치를 했지만 처음 보는 것에서의 낯섦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12부작이라는긴 호흡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재미를 위해서라면 사건 위주로 짧고 빠르게 하면 된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작가가 이걸 쓴 이유에 많은 부분이 빠진다고 생각했다. 남아있는 사람들의 남은 삶을 바라보기였는데 사건 위주로 가면 영웅담이 되어야 하니까. 실제 찍은 것 보다는 많이 드러냈다. 누구와 상관없이. 경제적으로 한 분량이 이 정도였다"고 밝혔다.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말의 바보' 편집만 20번 이상 했다고. 그는 "복잡하다는 걸 막기 위해 한 편집만 수십번이다. 뒤에 편집도 엄청 바꿨다. 피드백을 계속 반영했다. 내가 연출한 작품 중 가장 어려웠고 시간이 오래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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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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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는 공개 전 '마약 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은 유아인의 분량을 재편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개된 '종말의 바보'에서 유아인의 분량은 덜어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하다. 이에 김진민 감독은 "손을 보긴 했지만, 현재 공개된 유아인 분량이 대본의 분량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많은 인물이 나오기에 아인이가 하는 롤이 빠지면 이야기가 흔들려서 가져갈 수 있는 부분들을 가져간 건 맞다"고 밝혔다.

공개 후 유아인에게 연락을 받았냐고 묻자 김진민 감독은 "공개 전에는 문자를 주고 받았다. 공개 후에는, 연락이 언젠가는 오겠죠"라며 웃었다. 마약 투약 이슈가 터진 이후 사과의 연락 같은 거에 대해서는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 아니니까. 여러 방법으로 전달한 거로 알고 있다. 저한테도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유아인은 어떤 사람일까. 김진민 감독은 "충분히 훌륭한 배우다. 현장에서 연출자로서 숙제가 있을 때가 있는데, 유아인에게 '난 잘 모르겠다'고 하면 씩 웃으면서 '제가 한 번 해볼게요'라고 하는 순간이 꽤 있었다. 화면 안에서 노는 걸 보면서 괜히 스타가 아니구나 느꼈다. 배우로서 유아인을 말하자면 멋지고 탤런트가 충분한 배우다. 그 부분은 존중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아인씨가 은진씨를 대하는 태도 자체도 훌륭했어요. 은진씨가 많은 도움을 받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배우로서 유아인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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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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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진민 감독은 "생각만큼 충분히 잘해줬고, 생각 이상으로 잘해준 부분이 더 많았다. 정석적인 연기 플레이를 하는데 색다른 면을 많이 보여주는, 베이스가 아주 튼튼한 배우였다. 어떤 역할이 와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배우다. 해석을 못할 역할은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연한 배우더라. 앞으로가 훨씬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아인보다도 안은진이 김진민 감독은 '1픽' 이었다. 그는 "안은진 소속사에 가서 은진씨를 달라고 했다. 본능에 가까웠다. 겁먹지 않는 배우라고 느꼈다. 에너지가 충분하고 표현이 다채롭다는 생각을 했다. 이 드라마에 필요한 건 현실감인데 배우의 여러 가지 면 자체가 현실적으로 저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을 충족시켜줬다"고 설명했다.

"후회요? 작품을 만들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한 적이 없었어요.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것보다 못한 게 있다면, 그건 제 실력이지 알면서 못한 건 없어요. 자다 깨면 이 드라마밖에 생각이 안 날 정도였죠. 저를 장악했던 드라마는 오랜만이었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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