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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이 축알못?…'SON 100% 옳았다'→감독의 오만+고집→토트넘 또 세트피스 실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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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은 '축알못(축구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손흥민이 옳았다. 세트피스에 신경 쓰지 않은 토트넘 홋스퍼가 또다시 세트피스 실점으로 눈물을 삼켰다.

북런던 더비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세트피스 실점을 두 차례나 허용한 뒤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세트피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세트피스는 그저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불찰이었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6 순연경기에서 득점 없이 두 골을 실점해 0-2로 패배했다. 첼시전 패배로 토트넘은 3연패에 빠지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 더 멀어졌다.

토트넘은 4-2-3-1 전형을 내세웠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에메르송 로얄,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파페 사르와 이브 비수마가 지켰고, 2선에 손흥민, 데얀 쿨루세브스키, 브레넌 존슨이 배치. 최전방 원톱 자리에 히샬리송이 이름을 올렸다.

첼시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조르제 페트로비치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마르크 쿠쿠렐라, 브누아 바디아실, 트레보 찰로바, 알피 길크리스트가 백4를 형성했다. 3선에서 코너 갤러거와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호흡을 맞췄고, 2선은 미하일로 무드리크, 콜 팔머, 노니 마두에케가 맡았다. 최전방에서 니콜라 잭슨이 토트넘 골문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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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트넘은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두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마찬가지로 세트피스에서 두 골을 허용했던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악몽이 떠오르는 실점이었다.

전반 24분 첼시의 프리킥 상황에서 갤러거가 박스 안쪽으로 크로스를 날카롭게 붙였고, 세트피스에 가담해 있던 센터백 찰로바가 헤더로 연결해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찰로바의 헤더는 비카리오 골키퍼도 막을 수 없는 궤적을 그리며 토트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첼시 선수들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두고 VAR(비디오판독)이 진행됐지만 찰로바의 득점이 그대로 인정되면서 토트넘은 리드를 빼앗겼다.

후반 28분 첼시의 추가골 역시 세트피스에서 터졌다. 이번에는 팔머가 직접 슈팅으로 토트넘 골문을 노렸는데, 이 공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오자 위치를 잡고 있던 잭슨이 머리로 밀어 넣으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손흥민과 교체로 투입된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골문으로 향하는 공을 막기 위해 달려갔지만 오히려 동선이 꼬였고, 두 선수는 공이 들어가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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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토트넘은 세트피스에서만 두 골을 허용하며 패배, 리그 3연패를 기록했다. 4위 애스턴 빌라와의 승점 차는 여전히 7점이고, 토트넘이 한 경기 덜 치른 상태다. 아직 기회는 남아 있지만 토트넘의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희망은 더욱 옅어졌다.

무엇보다 아스널전 이후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이 세트피스의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주지 않았고, 또다시 세트피스에서 실점해 패배했다는 점이 아쉽다.

토트넘은 첼시전에 앞서 아스널전에서 세트피스, 그것도 코너킥에서만 두 골을 내줬다. 전반 15분 부카요 사카가 올린 코너킥이 상대를 견제하려던 토트넘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머리에 맞고 굴절돼 토트넘 골문으로 들어갔다. 전반 38분에는 카이 하베르츠의 헤더에 한 골을 더 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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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이번 시즌 세트피스 상황에서 강점을 보이는 아스널에 완전히 당한 셈이었다. 아스널은 세트피스에서 상대 골키퍼 방해, 수비수들을 속이는 선수들의 움직임, 뭉쳐있는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퍼지는 전략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토트넘에 혼란을 일으키며 두 골이나 뽑아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과 아스널 사이에 차이를 만든 건 그동안 세트피스에 공을 들인 아스널의 노력, 특히 아스널의 세트피스 코치인 니콜라스 조버 코치의 존재였다고 했다.

또한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세트피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꾸준히 노력한 반면,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세트피스 코치를 선임하거나 세트피스 수비를 개선할 생각이 없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었다.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세트피스 코치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스널의 조버 코치는 왜 세트피스 코치가 있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세트피스에서 토트넘을 훨씬 넘어섰으며, 이 격차의 핵심에는 헌신적인 코치의 존재가 있다"라고 했다.

매체는 이어 "스릴 넘치는 더비에 결정적인 순간을 제공한 것은 세트피스였다. 아스널의 세트피스 코치인 조버 코치는 터치라인에 있던 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부분 혼자 서 있었다. 토트넘에는 세트피스 전문가가 없고,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장 위에서 아스널 선수들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하는 느낌이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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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장 바뀌려는 마음이 없었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이번 시즌 세트피스 실점에 대해 "세트피스 수비를 개선하는 게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해답이라고 생각했다면, 나는 이 부분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았을 것이다"라면서 "나는 세트피스가 실점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더 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두 실점에 대한 우리의 세트피스가 부족했던 건 맞다. 하지만 세트피스 실점 외에도 우리가 고쳐야 할 부분들이 많다"라며 세트피스보다 다른 부분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주장 손흥민의 생각은 달랐다. 손흥민은 북런던 더비 패배 이후 세트피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트피스 수비에 신경 써야 발전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당시 손흥민은 구단 인터뷰를 통해 "받아들이기 힘든 패배다. 우리 플레이는 좋았다. 상대를 지배했다"라면서 "하지만 3실점은 치명적이다. 우리는 이런 경기를 딛고 발전해야 한다. 특히 세트피스에서 그렇다"라며 토트넘이 세트피스에서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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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주축 수비수인 미키 판더펜도 손흥민과 같은 의견을 냈다. 판더펜은 "세트피스에서 두 골을 내줬다는 점이 실망스럽다. 우리는 열심히 훈련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라며 세트피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목소리를 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세트피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다시 한번 세트피스는 그저 경기의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첼시와의 경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트피스에 대해 "(세트피스는) 이슈가 아니다. 우리는 경기에 모든 걸 두고 준비하고 있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더 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들이 존재한다. 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좋게 출발하거나 나쁘게 출발하는 것처럼 세트피스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난 여전히 선수들로부터 믿음을 확인하고 있다. 아스널전에서 0-3으로 뒤진 하프타임에도 경기가 쉬운 방식으로 풀릴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라며 아스널전에서 세트피스로만 두 골을 실점한 점을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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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전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세트피스를 언급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우리 축구에는 신념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부족했다. 공이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에서 유연함과 공격성이 전혀 없었다. 우리는 전반전에 경쟁력이 부족했다"라고 진단했다.

세트피스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토트넘은 다음 경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 토트넘은 36라운드 일정에서 안필드 원정을 떠나 리버풀과 맞붙는데, 리버풀 역시 세트피스에서 상대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팀이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태도로 미뤄보아 그가 세트피스의 중요성을 깨닫고 변화를 줄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분명한 건 토트넘이 한 번이라도 더 패배할 경우 챔피언스리그 출전의 꿈은 더욱 멀어질 거라는 점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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