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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황희찬에게 또 실점…'울버햄튼 5-1 대파' 과르디올라 "HWANG, 늘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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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이번엔 이름을 잊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를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울버햄튼 원더러스에서 위협적이었던 선수들 중 한 명으로 황희찬을 거론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홈에서 홀로 4골을 터트린 엘링 홀란의 활약에 힘입어 5-1 대승을 거뒀다.

홈팀 맨시티는 4-2-3-1 전형을 내세웠다. 에데르송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요슈코 그바르디올, 네이선 아케, 마누엘 아칸지, 카일 워커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마테오 코바치치와 로드리가 지켰고, 2선에 필 포든, 케빈 더 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가 출격. 최전방에서 엘링 홀란이 울버햄튼 골문을 노렸다.

원정팀 울버햄튼은 3-5-2 전형으로 맞섰다. 주제 사가 골문을 지켰고, 토티 고메스, 막시밀리안 킬먼, 넬송 세메두가 백3를 형성했다. 좌우 윙백 자리엔 우고 부에노와 라얀 아이트-누리가 배치됐고, 중원에서 부바카르 트라오레, 마리오 르미나, 주앙 고메스가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 투톱 라인엔 마테우스 쿠냐와 황희찬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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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는 전반 10분 그바르디올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선제골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홀란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고 왼쪽 골대 구석으로 슈팅을 꽂아 넣으면서 가볍게 선제골을 터트렸다.

선제골 주인공 홀란은 전반 35분 헤더 득점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로드리가 전방 압박을 통해 볼을 탈취한 뒤 공을 잡은 더 브라위너가 페널티 오른쪽 지역으로 침투하는 로드리에게 패스했다. 로드리는 반대쪽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홀란은 먼 포스트를 노리는 헤더 슈팅으로 다시 한번 울버햄튼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44분 홀란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가 뒤에서 달려온 세메두로 인해 걸려 넘어지면서 무산됐다. 이때 주심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휘슬을 불지 않았으나, 조금 뒤 비디오판독(VAR)이 가동됐다. 주심은 직접 터치 라인 밖으로 나가 온필드 리뷰를 진행했고, 세메두가 공을 건드리지도 못하고 홀란의 발을 걷어 차 넘어 뜨렸다는 걸 확인하면서 다시 한번 맨시티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맨시티의 두 번째 페널티킥 키커 역시 홀란이었다. 홀란은 선제골 장면과 마찬가지로 왼쪽 구석을 노리고 슈팅을 날렸다. 이번엔 사 골키퍼가 슈팅 방향을 읽었으나 슈팅이 워낙 빠르고 예리해 막지 못했다. 이 골로 홀란은 전반전에만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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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란에게만 3골을 허용하며 전반전을 0-3으로 마친 울버햄튼은 후반 8분 만회골을 터트리면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맨시티 상대로 만회골을 터트린 선수는 다름 아닌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은 맨시티 수문장 에데르송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르미나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장-리크네르 벨가르드는 오른쪽 측면에서 박스 안으로 긴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에데르송이 공을 쳐내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왔는데, 공을 건드리지 못하면서 크로스는 그대로 황희찬에게 연결됐다.

공을 잡은 황희찬은 그대로 비어 있는 맨시티 골대 안으로 슈팅을 날리면서 스코어 1-3을 만드는 만회골을 터트렸다. 이 골로 황희찬은 리그 12호골이자 시즌 13호골을 기록했고, 2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또 지난해 9월 맨시티와의 리그 7라운드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2-1 승리를 이끌었던 황희찬은 맨시티 원정에서도 골맛을 보면서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시티 상대로 연속골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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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쁨도 잠시. 맨시티는 곧바로 추가 득점을 올리면서 울버햄튼과의 스코어 차를 다시 3골로 벌렸다. 울버햄튼 골망을 흔든 건 전반전에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홀란이었다.

후반 9분 포든의 침투 패스를 받아 박스 안으로 들어간 홀란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먼 포스트를 노리는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울버햄튼전에서 4골을 터트린 홀란은 리그 25호골을 달성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황희찬이 만회골을 넣은 지 1분 만에 추가골을 터트리며 울버햄튼의 추격 의지를 꺾어 버린 맨시티는 후반 38분 홀란을 대신해 교체로 들어온 훌리안 알바레스의 추가골까지 더해지면서 홈에서 5-1 대승을 거뒀다.

맨시티는 홈에서 울버햄튼을 제압하면서 승점 82(25승7무3패)가 돼 한 경기 더 치른 아스널(승점 83)을 바짝 추격했다. 맨시티가 만약 리그 최종전을 포함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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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대승에도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과르디올라는 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즌 종료까지)2주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남은 3경기에서 승점 9점을 얻으면 우리가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3경기에서 승점을 7점, 6점, 3점을 얻는다면 아스널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할 것"이라며 잔여 일정을 전승할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 경기가 5-1로 끝났지만 별로 좋았다는 느낌은 없었다"라며 "우리는 간단한 공도 자주 잃어 버렸다. 울브스가 갖고 있는 패턴들에 많은 칭찬을 보내고 싶다"라며 팀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황희찬(Hwang)과 쿠냐는 늘 위험하다"라며 이날 만회골을 터트린 황희찬을 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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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과 과르디올라 감독 사이엔 특이한 인연이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의 별명 중 하나인 '코리안 가이'를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해 9월 울버햄튼 원정 경기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인터뷰 도중 순간 황희찬 이름을 잊어 "울버햄튼엔 퀄리티가 좋은 선수들이 많다"라며 "페드루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그 한국인 선수(The Korean guy)는 정말 훌륭하다"라고 말해 화제를 일으켰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말한 '코리안 가이'는 울버햄프턴에서 뛰는 유일한 한국인 황희찬을 가리킨다. 경기 전 황희찬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 "한국인 선수"라고 부른 것인데, 이는 예상치 못한 결말을 낳았다. 다름 아닌 황희찬한테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맨시티는 1-2로 패해 개막 후 리그 첫 패배를 당했다.

황희찬이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시티 상대로 터트린 결승골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인터뷰가 재조명되면서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다. 이후 울버햄프턴은 공식 SNS에 황희찬을 소개할 때 '코리안 가이'라는 문구를 항상 포함했고, 각종 현지 매체들도 황희찬 이름 앞에 '코리안 가이'를 붙이거나 황희찬을 '코리안 가이'로 부르면서 영국에 '코리안 가이' 열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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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이 맹활약하자 과르디올라 감독도 그를 잊지 않았다. 경기 전까지 이름을 떠올리지 못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Hwang(황)'이라고 분명히 발음하면서 황희찬 이름을 제대로 외웠다는 걸 보여줬다.

시간이 흘러 황희찬과 맨시티를 홈으로 초대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에 5-1 대승을 거두면서 지난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다시 한번 황희찬에게 실점을 허용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시 한번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하게 말하면서 그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한편 황희찬은 과르디올라 감독으로 인해 생긴 '코리안 가이'라는 별명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

황희찬은 지난 4월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만 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라며 "과르디올라는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고, 그는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다. 이는 내게 있어 의미가 매우 컸고, 긍정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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