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키움전에서 5이닝 1실점하고 꿈에 그리던 데뷔 첫 승을 일궈낸 KT 육청명. 수원 | 황혜정 기자 et16@sportsseoul.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서울 | 수원=황혜정 기자] 배짱있는 투구처럼 대답도 시원시원했다.
KT 신인 투수 육청명(19)이 데뷔 첫 승을 일궈낸 뒤 사령탑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육청명은 지난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과 홈경기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 호투하고 5경기 만에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칠테면 쳐봐라’ 식의 배짱 넘치는 투구가 일품이었다. 육청명은 2회 선두타자 송성문에 중전 3루타를 허용한 뒤, 변상권에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얻어 맞고 첫 실점했다. 2회에만 27구를 던지며 고전했지만,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3회부터 5회까지는 쾌속 투구를 펼쳤다. 3회 8구, 4회 7구, 5회 8구만에 이닝을 마쳤다. 3이닝을 23구로 마무리한 셈이다.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강하게 던져 맞혀 잡는 피칭으로 빠르게 이닝을 삭제해갔다. KT 이강철 감독과 육청명 스스로도 강점이라고 했던 ‘칠테면 쳐봐라’ 식의 ‘배짱있는 투구’가 이날 경기에서 효과를 봤다.
제구도 좋아 볼넷을 단 1개만 내줬다. 1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키움 외야수 로니 도슨을 상대할 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육청명은 총 67구를 던졌는데, 속구(45구)를 위주로 체인지업(13구)과 슬라이더(9구)를 섞었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였다. 육청명의 평균자책점은 4.40에서 3.72로 낮아졌다.
경기 후 KT 이강철 감독은 “선발 육청명이 신인답지 않은 배짱있는 투구로 자기 역할을 다했다. 프로 데뷔 첫 승 축하한다”고 말했다.
KT 선발투수 육청명. 수원 | 최승섭 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승. 야구를 시작한 그 순간부터 한 번도 꿈꿔보지 않은 날이 없었다. 육청명은 “야구를 시작한 이래 그 어떤 순간보다 데뷔승을 거둔 지금이 가장 기분 좋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그러나 소중한 데뷔 첫승 기념구를 받지 못했다. 공교롭게 데뷔승을 거둔 날 KT 이강철 감독도 감독 통산 400승을 올렸는데,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 공을 받은 KT 포수 장성우가 그 공을 이 감독에게 건넸기 때문이다.
‘감독님이 공을 가져가 아쉽지는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육청명은 “나중에 따로 챙겨주시지 않을까 한다”며 시원시원하게 답변했다.
KT 포수 장성우가 KT 이강철 감독 통산 400승 기념구를 건네주고 있다. 사진 | KT위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맞혀 잡는 투구에 이유가 있었다. 육청명의 철학이기도 한데, 육청명은 “선발투수는 삼진을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최대한 투구수를 절약하면서 스트라이크 존을 향해 강하게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신인 투수를 든든하게 만드는 건 베테랑 선배들이다. 육청명은 “(포수) 장성우 선배님이 ‘형 믿고 따라오라’고 하셔서 포수 리드만 믿고 던졌다. 4회에 4명의 타자를 상대할 때 던진 7구 모두 모두 속구만 던졌는데, 선배님께서 ‘왜 속구만 던지라 하시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믿고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베테랑은 역시 다르구나 했다”며 웃었다.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한 강백호도 시즌 11호 홈런을 터트리며 육청명의 첫 승을 도왔다. 육청명은 “(강)백호 형이 옆에 와서 ‘형이 너 첫 승하라고 홈런 쳐줬다’라며 ‘인터뷰 때 꼭 형 이야기 해라’라고 하시더라”며 미소지었다.
프로 첫 승을 거두고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는 육청명의 목표도 의젓하다. 그는 “현재 팀 선발진에 공백이 많은데, 최대한 그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안정적으로 던지고 싶다”고 다짐했다. et16@sportsseoul.com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직후 가족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KT 투수 육청명 가족. 왼쪽이 아버지 육성철 씨. 사진 | KT 위즈 |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