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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빅리그도 못 밟고 트레이드된 고우석… 반등 기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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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3월 서울시리즈에서 LG 상대로 투구하는 고우석.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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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26)이 빅리그 무대도 못 밟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떠났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5일(한국시간) 고우석과 딜런 헤드(20), 네이선 마토렐라(23), 제이콥 마시(23)를 내주고 루이스 아라에즈를 영입하는 4대1 트레이드를 했다.

2022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에 오른 아라에즈는 지난해 마이애미에서 내셔널리그 타격 1위에 올랐다. 내야 수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콘택트 능력만큼은 MLB 최고다. 샌디에이고 이적 후 출전한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6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역사상 데뷔전에서 4안타를 친 건 아라에즈가 처음이다. 다음 시즌 종료 후 FA로 풀리는 자신의 가치를 한 경기로 입증했다.

마이애미는 6일 현재 10승 26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아라에스의 연봉 1060만 달러(약 145억원) 중 800만 달러(109억원)를 보전하고서도 보낼만큼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고우석과 함께 데려간 헤드는 2023년 1라운드에 지명된 발빠른 외야 유망주다. 마토렐라와 마시는 대학에서 타격 재능을 보여준 선수들이다. 세 명 다 미래 자원이다. 고우석은 마이애미가 원한 자원이라기보다는 트레이드 균형을 맞추기 위한 카드로 보는 게 맞다.

자연히 고우석을 즉시전력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올해 1월 포스팅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계약했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더블A 성적은 10경기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38이다. 피안타율 0.280,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1.46으로 내용이 좋지 않았다.

다만 이적 후 곧바로 고우석은 트리플A 잭슨빌 점보 슈림프로 향했다. 조금 더 수준 높은 타자들과 겨루면서 적응할 수 있게 됐다. 마이애미 불펜 사정도 좋지 않다.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4.97로 30개 구단 중 25위다. 반면 선발진이 불안해 구원투수 투구이닝은 145이닝으로 제일 많다. 불펜 자원이 그만큼 필요하다는 의미다.

피터 벤딕스 마이애미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고우석이 KBO리그에서 좋은 커리어를 보냈다. 낯선 리그에 적응하기가 어렵겠지만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구위나 태도도 마음에 든다. 우리의 불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너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인다면 빠르게 콜업될 가능성이 있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총액 940만달러(128억원)로 계약했다. 하지만 올해 연봉은 175만달러(24억원)로 높지 않다.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이 포함됐지만, 올해는 발동하지 않는다. 마이애미로선 얼마든지 부담없이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긁어볼 만한 복권'인만큼 기회도 돌아갈 확률이 높다.

자연스럽게 고우석이 KBO리그로 돌아올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다만 시간이 많진 않다. 올해 성과를 내지 못하면 거부권 때문에 마이애미가 고우석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잘 아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고우석에겐 올해 남은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잘 적응해야 거부권이 있는 내년 시즌에도 미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내 입장에선 빨리 돌아오는 게 좋지만, 고우석이 미국 무대에서 좋은 경험을 쌓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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