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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스트라이커→중앙 수비수 변신! ‘홀란드 영상’ 챙겨보던 허율 “요즘엔 후뱅 디아스·나단 아케 영상 보며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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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24시즌 K리그1 11라운드 광주 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 양 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41분. 교체 투입된 허 율(23)이 가브리엘(22·브라질)의 크로스를 절묘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광주는 허 율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에 성공했다.

광주는 3월 17일 포항 스틸러스전을 시작으로 6연패에 빠졌었다. 광주는 5월 1일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3-1로 승리하며 연패를 끊은 뒤 대전전에서도 승전고를 울렸다. 6연패 뒤 2연승.

허 율은 6연패 기간 고민이 많았다. 광주 이정효 감독에게 포지션 변경을 권유받은 것. 스트라이커 허 율은 중앙 수비수 훈련을 받으며 실전 경험까지 쌓았다. 스트라이커, 중앙 수비수 두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변신 중인 대전전 결승골의 주인공 허 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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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 허 율. 사진=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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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중앙 수비수 나단 아케. 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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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후벵 디아스. 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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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적인 결승골로 역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제주전 이전 6연패였다. 하지만, 우린 흔들리지 않았다. 감독님, 코치진, 선수, 팬 모든 구성원이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이 옳다고 믿었다. 과정이 좋기 때문에 결과는 저절로 따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제주전에서 연패를 끊고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평소처럼 준비했고, 평소처럼 온 힘을 다했다. 대전전 승리에 이바지할 수 있어 기쁘다.

Q. 1-1로 맞선 후반 36분 이건희를 대신해 투입됐다. 이정효 감독이 어떤 것을 주문했나.

상대가 스리백이었다. (정)호연이 형, 가브리엘, (엄)지성이 등 2선 공격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신경 쓰고자 했다. 2선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내 임무였다.

Q. 팀에 도움을 주러 들어가 직접 해결사 역할을 했다.

많은 팬이 함께해주셨다. 팬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가브리엘의 크로스가 정말 좋았다. 모든 선수가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 뛰어준 덕에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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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허 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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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 시즌 연패 중 포지션을 바꾸었다. 센터백 훈련 중인 것으로 안다.

감독님이 ‘포지션을 중앙 수비수로 바꾸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어보셨다. 감독님과 면담 후 고심 끝 ‘해보겠다’고 했다. 스트라이커, 중앙 수비수 둘 다 맡을 수 있으면 팀과 개인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 중앙 수비수 훈련을 해보니 잘 맞더라. 코칭스태프, 형들 모두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Q. 학창 시절 포함 중앙 수비수로 뛴 경험이 있나.

없다.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것도 4월 27일 수원 FC전이 처음이다.

Q. 대전전 중요한 순간 득점포를 가동했다. 골맛을 멀리할 수 있나.

공격수로 성장해 프로에 데뷔했다. 골을 넣었을 때의 희열은 무엇이라고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정말 좋다. 수비수로 나서 공을 블록하고, 상대 공격수를 막아내는 희열도 있지만... 포지션별 장·단점이 있는 듯하다. 더 큰 성장을 위해 결정한 부분인 만큼 주어진 환경에서 온 힘을 다할 것이다.

Q. 스트라이커 출신이니 상대 공격수를 막는 데 유리한 점이 있을까.

공격수의 스타일을 보면 어떻게 움직일지 보인다. 빠른 선수는 ‘이 시점에선 드리블’이란 때가 있다. 힘과 높이를 앞세운 선수는 ‘이 타이밍엔 무조건 스크린 플레이’란 식이다.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건 수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Q. 포지션 변경을 권유받았을 때 기분이 마냥 좋았을 것 같진 않은데.

준비가 가장 잘 된 선수가 경기에 나선다. 선수들은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훈련장에서부터 모든 걸 쏟아붓는다. 나는 지금보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서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다. 그래서 포지션 변경을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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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 허 율(사진 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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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 허 율(사진 맨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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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커리어의 반등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쳤지만 태극마크를 단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때마침 이런 기회가 온 것일까.

2024 U-23 아시안컵엔 나서지 못했다. 만약 한국이 2024 파리 올림픽에 나갔다면 센터백으로라도 꼭 가고 싶었다. 훈련을 거듭하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도전하고 싶었다. 배우며 성장한다는 건 선수에게 아주 좋은 기회다. 잘 해보겠다. 멀티 플레이어로 상대팀에 맞춰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Q. 맨체스터 시티 엘링 홀란드 영상을 꾸준히 챙겨봐 오지 않았나.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엔 어떤 선수 영상을 챙겨보나.

맨시티 후벵 디아즈, 나단 아케 영상을 자주 본다. 홀란드를 비롯한 공격수들의 영상도 챙겨본다. 세계적인 공격수, 수비수들의 영상을 보다 보니 머리가 더 빨리 굴러가는 듯하다.

Q. 6연패 후 2연승이다.

감독님은 광주 지휘봉을 잡으신 날부터 ‘일관성’을 강조하신다. 환경이나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일관성을 잃지 않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우린 결과를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과정이 좋으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우린 감독님을 믿고 따른다. 우리가 반등에 성공하고,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다.

광주=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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