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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월요병 퇴치한 '선업튀' 쌍방 순애보가 다했다[노컷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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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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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드라마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지금, 치열한 인기작들 각축전 속에서 MZ세대를 접수한 '대기만성형' 드라마가 있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이야기다.

'선재 업고 튀어'는 화려한 제작진이나 스타들이 출연하는 소위 금토일 황금 시간대 드라마는 아니다. 동시간대 방영작은 아니지만 같은 로맨스 장르인 '눈물의 여왕'이나, 이미 성공한 시리즈물의 후속작들에 가려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10대~30대를 관통하는 설레는 로맨스로 매 회가 지날 때마다 더 뜨거운 입소문을 낳으며 흥행 궤도에 진입했다. 늘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했던 '월화극' 시간대도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충분히 시청자들을 유인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실제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선재 업고 튀어'는 TV·OTT 드라마 화제성 기록을 매주 경신하며 4월 4주차에 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시기에 유튜브 댓글수도 전주 대비 90% 이상 상승했고, 전체 언급량 역시 올라 2023년 하반기 이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평균 대비 약 7배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2030 여성들이 주 시청자인만큼, '본방 사수'에 좌우되는 TV 시청률보다 각종 SNS·OTT 플랫폼 성적이 고무적이다. 지난 2월 26일에서 이달 2일까지 공개된 '선재 업고 튀어' 관련 영상 콘텐츠의 총 누적 조회수는 3억 5388만 2475뷰에 달한다. '선재 업고 튀어' OST 1번 트랙이자 극 중 이클립스 멤버 류선재가 데뷔 전 첫사랑 임솔을 생각하며 쓴 자작곡 '소나기'는 국내 음원 사이트 멜론 TOP100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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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원작인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임솔(김혜윤)이 자신을 살게 해줬던 '최애'이자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다.

각자의 불행에 괴로웠던 임솔과 류선재가 알고 보니 '15년 짝사랑'에 서로를 구원하는 서사가 섬세한 감정선을 타고 서서히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0대~30대 사이를 오가는 타임슬립을 통해 두 사람은 어긋난 1회차 결말과 다르게 새로운 이야기를 쌓아간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2000년대 히트곡 등 당시 10대 시절을 보낸 이들의 추억까지 재소환했다. 풋풋한 10대의 설렘부터 아련한 30대의 재회까지, MZ 시청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요소들이 탄탄하게 드라마를 지탱하고 있다.

소중한 친구로 시작해 서로 마음을 깨달아가며 연인이 되는 로맨스 스토리는 사실 흔하다. 다만 '선재 업고 튀어'는 타임슬립 '타이밍'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연령대가 바뀌어도 그 감정선이 이어지도록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여기에 류선재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며 장르적 긴장감과 재미까지 더했다.

여기에는 주연 배우들의 설득력 넘치는 연기가 결정적이었다. 하이틴 로맨스·청춘물의 강자 김혜윤은 말할 것도 없고, 변우석은 그야말로 '이름을 잃을' 정도로 열연을 펼쳤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그는 이미 '류선재'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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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어쩌다 발견한 하루'와 같이 김혜윤은 지극히 판타지에 불과한 드라마의 설정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사연부터 에너지 넘치는 10대 여고생, 선재를 향한 마음을 깨달으면서 로맨스를 완성하는 모든 과정에서 김혜윤이 묵직하게 중심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써 시청자들은 마치 1인 3역처럼 롤러코스터 같은 임솔의 감정에 순식간에 몰입하게 된다.

변우석은 '배우 변우석'의 재발견과 다름없다. 그 동안 드라마 '청춘기록'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힘쎈 여자 강남순' 등에서 이미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여왔지만 류선재와의 '케미'는 차원이 달랐다. 그렇기에 '선재 업고 튀어'를 김혜윤만의 개인기로 끝나지 않게 만들었다. 변우석은 임솔이 미처 몰랐던 '류선재' 만의 서사를 두텁게 쌓아 나갔다. 무엇보다 온갖 비현실적 설정이 가득한 류선재 캐릭터를 결국 '임솔을 향한 순애보'에 집중 시키는데 성공했다. 각기 다른 시점에서 절묘하게 교차하는 두 주인공의 서사는 결국 임솔의 질주로 시작해 '류선재'를 통해 완성됐다.

'선재 업고 튀어'는 시청률이 아닌 화제성 만으로 신드롬을 불러왔단 점에서도 침체에 빠진 TV 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월요병 치료제'가 된 '선재 업고 튀어'가 과연 어디까지 비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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