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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뮌헨은 왜 김민재를 포기했나…너무 공격적인 수비+다이어의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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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6일과 7일(이하 한국시간) 독일에선 김민재 이적설이 쏟아졌다. 한, 두 매체가 아니다.

독일 유력 언론들과 바이에른 뮌헨 소식을 전하는 매체들은 7일 일제히 김민재 이적설을 터트렸다. 정확히는 바이에른 뮌헨이 올여름 김민재를 이적 시장에 올려 놓았다는 내용이다.

'빌트', '바바리안 풋볼', 'TZ' 등 독일 매체들은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내보내려 한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여름 김민재 영입을 실패로 보고 있다"며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30억 원) 제안이 오면 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실수로 바이에른 뮌핸 내부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너무 빠른 손절이다. 지난해 여름 김민재를 데려올 때만 해도 바이에른 뮌헨이 갖는 기대는 컸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 수비수였다. 소속 팀 나폴리를 우승시켰고, 리그 사무국이 꼽은 최고 수비수 영예도 안았다.

센터백 포지션이 부족한 게 아님에도 5,000만 유로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아시아 선수론 역대 최고 이적료. 시즌 초중반까지도 괜찮았다.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김민재에 대한 믿음과 의존도가 높았다.

그렇다면 바이에른 뮌헨은 왜 이렇게 서둘러 김민재를 처리하려 할까. 가장 큰 이유는 김민재 수비 스타일에 있다.

김민재는 수비수 중 최고의 신체능력을 자랑한다. 190cm 큰 키에 스피드까지 빠르다. 몸 싸움도 밀리지 않는다.

몸만 좋은 게 아니다. 축구센스와 발 기술도 뛰어나다. 빌드업에 능해 현대축구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센터백으로 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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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를 즐긴다. 라인을 올려 전진해서 포지션을 잡고, 패스도 백패스보단 앞으로 찔러주는 패스를 자주한다. 자신의 축구 실력을 믿고 하는 예측 수비도 일품.

공격수보다 뒤에 있더라도 언제든 스피드로 따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K리그, 터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김민재의 기량은 모두 통했다.

바이에른 뮌헨도 김민재 실력 자체는 높이 산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추구하는 수비가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안정감 있는 축구를 원한다.

포지션별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다. 전력만 놓고 보면 독일 내에선 적수가 없다. 괜히 11시즌 연속 우승한 게 아니다.

이런 바이에른 뮌헨에게 김민재의 공격적인 수비는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김민재의 책임은 아니지만 결과론적으로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이 좌절됐다. 공격적인 수비보다 안정감 있는 수비가 더 필요하다 봤을 것이다.

이 시점에 에릭 다이어가 등장한다. 기량 자체만 놓고 보면 김민재보다 떨어진다. 다만 바이에른 뮌헨이 원하는 수비를 한다.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으로부터 임대로 데려와 빠르게 바이에른 뮌헨이 완전 영입한 이유다. 사이즈와 운동능력 위주의 수비를 하는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보다 소통과 수비를 중요시 하는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더 맞다고 본 것이다.

결정타는 역시나 지난 1일 열렸던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바이에른 뮌헨은 한때 앞서갔으나 2실점 하며 2-2로 비겼다.

2실점 모두 김민재 실책에서 비롯됐다. 바이에른 뮌헨이 걱정하던 일이 터진 것이다.

스페인 라리가 최강인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김민재에게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김민재의 공격적인 수비를 이용해 득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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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4분. 토니 크로스가 비니시우스 주니어에게 정확판 패스를 건넸다. 김민재가 너무 상대 진영 쪽으로 깊숙히 올라온 틈을 노렸다. 비니시우스는 공을 잡고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었다. 김민재가 속도로 따라잡을 수 없었다.

비니시우스는 깔끔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민재는 소리를 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두 번째 실점은 더 치명적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2-1로 앞서고 있던 상황. 후반 38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민재가 호드리구에게 반칙을 저질렀다. 호드리구의 발을 걸어 넘어트린 것.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논란의 여지없는 반칙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만들며 2-2 동점을 달성했다.

경기 후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김민재를 강하게 질타했다. 인터뷰 내용을 통해 투헬 감독이 평소 김민재의 공격적인 수비에 큰 불만이 많다는 것도 드러났다.

투헬 감독은 "두 번 다 너무 탐욕스러웠다. 김민재는 욕심이 너무 과했다. 급했다. 비니시우스가 넣은 첫 골 장면을 보자. 김민재는 비니시우스의 순간적인 움직임과 다가 올 움직임을 다 잘못 예상했다. 크로스가 패스를 뿌리기 전에 이미 전력질주했다. 정말 욕심이 많았고, 그 결과 불행하게도 역습을 당하고 말았다. 자유롭게 된 크로스의 발을 막을 사람이 없었다. 김민재는 공을 뺏기 위해 너무 공격적으로 추측했다"라며 "안타깝게 첫 실점하고 나서 두 번째 실수를 저질렀다. 김민재는 계속 안쪽에 있다가 갑자기 호드리구에게 붙어 안쪽 공간을 내줬다. 5-2로 우리가 수적 우위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수비할 때 그렇게 너무 공격적으로 나가선 안 된다. 그런데 김민재는 너무 욕심을 부렸다. 마지막 순간 갑자기 바깥쪽으로 나가 공격수가 돌아설 수 있게 해줬다. 에릭 다이어가 도와주러 가고 있었고, 수비 숫자가 확보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김민재는 호드리구를 당겨서 넘어트렸다. 반칙을 범했다"고 말했다.

바이에른 뮌헨 허버트 하이너 회장도 거들었다. "김민재가 가끔은 침착하고 신중했으면 좋겠다"라며 "상대 뒤에 서는 수비를 했으면 좋겠다. 상대 앞을 가려고 하다가 스피드가 느려지지 않도록 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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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 팀 내 입지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순간이었다. 더 리흐트 부상으로 잡은 주전 기회였는데, 오히려 자신의 장단점만 뚜렷히 노출하는 결과를 낳았다.

독일 매체들은 김민재를 공격했다. '빌트'는 최악의 평점 외에 "재앙"이라는 문구까지 삽입해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빌트는 "김민재는 더 리흐트가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친 공백을 대체하지 못했다"며 "첫 실점 때는 너무 멀리 나가 비니시우스를 놓쳤다. 후반 37분 호드리구에게 내준 페널티킥으로 2-2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독일 매체 '바이에른 풋볼'은 "김민재가 경기를 팔았다. 김민재를 공격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이 수준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그를 과대평가했다. 더 리흐트가 최고의 중앙 수비수다. 2차전엔 선발 출전하기를 바란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시즌 초중반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로 군림했던 김민재였기에 현재 상황이 더욱 아쉽다. 김민재는 나폴리 첫 시즌에 모든 대회 45경기에 나서 2골과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시즌 초중반까지는 핵심 멤버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다녀온 사이, 토트넘에서 자리를 잃은 다이어가 합류했다. 바이에른 뮌헨 투헬 감독은 다이어에게 흠뻑 빠졌고 결국 김민재 자리는 사라졌다.

입지가 불안하니 이적설이 쏟아졌다. 토트넘, 인터 밀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거론되는 팀들도 많다. 독일 대표팀 출신 수비수 조나단 타가 합류하면 다음 시즌 김민재의 주전 재진입은 더욱 어려워진다.

특히 이탈리아 복귀설이 강하게 돈다. 김민재의 친정 팀 나폴리가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인터 밀란도 김민재에게 관심이 있다. 이탈리아 매체 '블라스팅 뉴스'는 지난 4월 24일 "인터 밀란이 김민재의 영입을 원한다. 과거 첼시에서 로멜루 루카쿠를 영입한 방식과 유사하게 김민재를 데려올 계획이다. 먼저 임대로 영입한 후 완전 이적을 순차적으로 성사시키겠다는 작전이다. 한 번에 완전 영입하지 않는 건 재정적인 문제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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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지난달 22일 "인터 밀란이 프란체스코 아체르비의 대체자로 김민재를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민재를 꿈의 영입 선수라 표현한다"고 알렸다.

올해 36세의 베테랑 수비수인 아체르비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한 수비력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모든 대회 32경기에 출전해 2골과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인터 밀란의 후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10경기 출전 정지를 당한다면, 인터 밀란은 올여름 새로운 센터백 영입이 불가피하다. 또 아체르비가 1988년생으로 나이가 많다보니 대체자를 구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인터 밀란의 눈에 든 건 김민재. 최근 바이에른 뮌헨 주전에서 밀린 김민재를 보고 영입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뛰었다. 인터 밀란으로 간다면 세리에A 적응기가 필요치 않다. 이미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된 적이 있기에 인터 밀란행이 나쁜 카드는 아니다.

시즌이 끝난 건 아니지만 반전을 만들기 힘들다. 시즌 초반만 해도 전반적인 공격 라인을 크게 올린 바이에른 뮌헨에서 수비 범위가 넓은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빠른 스피드로 공격에 가담하면서도 어느새 수비수로 복귀했다. 정확한 패스는 덤이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입지가 추락했다. 달라진 팀 환경과 우승 실패, 경쟁자의 등장, 김민재 본인의 실수가 겹쳐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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