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사실상 작별 인사를 한 경기나 마찬가지였다.

맨유는 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0-4로 완패했다.

마이클 올리세에게 두 골을 허용했고 장-필립 마테타, 타리크 미첼에게도 실점했다. 지역 방어와 일대일 압박 등 모든 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90분이었다.

물론 선수 부상이라는 어려움이 있었던 맨유다. 중앙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가 근육 부상으로 3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빅토르 린델뢰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까지 이탈했다. 그나마 부상 중이던 조니 에반스가 돌아왔지만, 파트너를 만들기 어려웠고 중앙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결과적으로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선택은 실패였다. 팰리스는 중앙 공간을 강하게 밀고 들어왔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진 공간을 좁히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실점이 나왔다.

특히 전방을 향해 패스를 지향하는 메이슨 마운트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중앙에서 둔 것은 치명적이었다는 평가다. 코비 마이누 홀로 공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카세미루의 스피드가 느렸던 것도 큰 문제였다.

결국 전방에서 싸워주지 못하면서 파도처럼 밀렸고 양팀 전적에서 최초로 팰리스가 한 시즌 두 번의 맞대결을 모두 이기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패배의 이면에 바로 카세미루의 잘못된 배치가 한 몫을 한 셈이다.

이를 두고 영국 축구 전설 중 한 명인 제이미 캐러거는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카세미루에게는 이제 최상급 수준의 경기가 리그 2경기, FA컵 결승전 한 경기만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나 사우디아라비아로 갈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카세미루는 맨유와 2026년 6월까지 계약했지만, 시즌 내내 결별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캐러거는 "카세미루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를 양쪽에 두고 뛰었다. FC바르셀로나의 세르히오 부스케츠,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상대했던 자원이다. 그래서 정말 대단했다"라며 과거 영광스러웠던 시절을 되돌아봤다.

기량이 더 하락하기 전에 카세미루가 용단을 내렸으면 좋겠다는 것이 캐러거의 생각이다. 그는 "저는 카세미루가 해냈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나 브라질 국가대표, 레알에서 뛸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렇지만, 늘 축구 선수로서 기억하는 말이 있다. '축구가 당신을 떠나기 전 축구를 떠나라'는 말이다. 냉정하게 최고 수준에서 더 뛰기는 어려운 카세미루의 기량이다"라며 현실적인 선택을 하기를 바랐다.

주급 35만 파운드(약 5억 9,000만 원)를 받는 카세미루다. 맨유 선수단 내 고액 연봉자다. 돈값을 못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억울함과 마주할 수도 있다. 팀 전체적인 경기력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개인 기량이 오히려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맨유는 카세미루의 다음 행선지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대리인이 사우디아라비아행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결별의 시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알 나스르가 가장 유력하지만, 알 아흘리나 알 힐랄 역시 관심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료는 3,000만 파운드(약 511억 원) 선에서 정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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