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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기록의 사나이' 여오현, 코치로 새 출발 "같이 호흡하는 지도자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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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20시즌 동안 활약…지난 시즌 종료 후 은퇴

다음 시즌부터 IBK기업은행 코치로 지도자 생활 시작

뉴시스

여자배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여오현 IBK기업은행 코치. 2024.05.09.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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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같이 호흡하고, 같이 소통하는 지도자란 이야기를 듣고 싶다."

지도자로 새 출발을 알린 여오현 IBK기업은행 코치가 각오를 다졌다.

여오현 코치는 8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NAS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현역 시절처럼 걸걸한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여 코치는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만 같이 했지만 옆에서 개수를 크게 세주면서 힘내라고 외쳤다. 선수들의 에너지를 북돋으려면 선수 때보다 더 소리를 질러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여 코치는 아직 IBK기업은행에 합류한 지 보름도 안 된 새내기 코치다. 지난달 29일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때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느라 소속팀 선수들과 훈련한 시간은 사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여 코치는 "여자부 선수들 영상을 많이 봤다. 내가 생각한 것과 달라서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록의 사나이' 여 코치는 2005년 V-리그 원년부터 2023~2024시즌까지 20시즌을 소화했다. 역대 최다인 625경기를 뛰었고 리시브 정확 1위(8005개), 디그 성공 1위(5219개)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도 22경기에 출전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45세에 은퇴하겠다는 '45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여 코치는 "45세나 600경기 같은 타이틀보다는 한 시즌도 쉬지 않고 출전했다는 것에 더 자부심을 느낀다.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은퇴의 기로에 선 여오현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다. 김 감독은 "여 코치는 40대까지 선수를 할 만큼 자기 관리를 성실하게 잘했다.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수비와 리시브 면에서 배우는 게 많을 것이다. 그런 점을 기대하고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여 코치는 "감사한 마음도 들었지만, 솔직히 두려움이 더 컸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감독님한테 누를 끼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잘할 수 있다'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 코치는 유광우(대한항공·11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우승(9회)을 차지했으나 목표로 했던 10번째 우승 반지는 끼지 못했다. 여 코치는 "그게 마음이 아프다. 솔직히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선수로서 채울 만큼 채우고 싶었는데 한 조각의 퍼즐을 남겨 놓고 은퇴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여 코치의 아들인 여광우(송산고)는 아버지와 똑같은 포지션인 리베로(전문 수비수)로 가업을 잇고 있다. 여 코치가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여광우가 고교 졸업 후 드래프트에 나선다면 부자가 함께 뛰는 그림도 볼 수 있었다. 여 코치는 아들에게 "한번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삼성화재를 거쳐 현대캐피탈에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한 여 코치는 천안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다음 시즌 초반 여 코치의 은퇴식을 열 계획이다.

여 코치는 "멀리 떠나는 것이 아니고 배구계에 있으니 팬 여러분들한테 정식으로 인사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많이 응원해 주시고 박수쳐주셔서 감사했다. 지도자로서도 성장할 수 있게 많이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지도자로서 코트 위에 서는 여 코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여 코치는 "(여자부는 처음이지만) '배구는 어차피 똑같이 선수가 하는 것'이라고 김호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며 "선수 시절 나는 파이팅이 있고, 열성적인 선수가 되고 싶었다. 우리 선수들도 그렇게 되도록 돕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donotforge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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