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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강판당하며 후배에게 “미안해” 말하고 더그아웃에서 펑펑 운 한화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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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장지수. 티빙 중계 화면 갈무리


2022년 11월, 한화 이글스와 기아(KIA) 타이거즈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는 내야수 변우혁을 내주고 기아로부터 선발, 불펜 자원인 한승혁과 장지수를 받았다. 스포트라이트는 ‘거포 유망주’ 변우혁과 ‘파이어볼러’ 한승혁이 받았다. 장지수는 트레이드 균형을 맞추기 위한 카드로만 인식됐다. 마무리캠프지에서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장지수는 펑펑 울었다고 했다. 2019년 프로 입단 뒤 일찌감치 상무를 다녀오며 군 문제까지 해결했는데 구단을 옮겨야 했으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그래도 그는 ‘스포티비’와 인터뷰에서 “이제는 한화의 복덩이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2024년 5월9일. 장지수는 더그아웃에서 다시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이날 팀이 롯데 자이언츠에 5-10으로 뒤진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7회말 1사 뒤 고승민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으나 잘 막았다. 그리고, 8회말. 첫 타자 나승엽에게 3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주찬은 땅볼로 유도했으나 한화 3루수 노시환이 1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무사 1, 3루에서 장지수는 박승욱, 유강남, 김민석, 윤동희에게 연속해서 안타를 내줬다. 점수는 어느새 5-14가 됐다. 다시 고승민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장지수는 강판당했다. 무사 만루서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교체돼 올라오는 2년 후배 김규연에게 장지수는 “미안해”라는 말을 건넸다. 후배에게 너무 버거운 상황을 물려줬다는 죄책감에 따른 것이었다.



한겨레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후배 김규연에게 “미안해”라고 말하는 한화 이글스 장지수, 티빙 중계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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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에 빠진 팀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일까. 더그아웃에 앉아 스스로 허벅지를 때리며 강하게 자책하던 장지수는 급기야 눈물까지 쏟아냈다. 땀과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그는 이닝 교체 때 더그아웃 앞으로 나가 김규연에게 다시금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모습을 지켜본 한화팬들은 현재 대량 실점에 따른 질책보다는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의 진심이 울림을 줬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1이닝 5피안타 2볼넷 7실점(6자책)의 성적을 낸 장지수는 경기 뒤 한화 2군이 있는 서산으로 내려갔다. 그의 올해 성적은 9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13.97(9⅔이닝 15자책점).



4월4일까지 1위 자리에 있던 한화는 이후 곤두박질치면서 꼴찌 롯데와 승차 없는 9위까지 미끄러져 있는 상태다. 불과 한 달 남짓한 시간에 롤러코스터 타듯 성적이 급강하했다. 선발 야구든, 불펜 야구든, 뛰는 야구든, 치는 야구든 안되기만 하는 한화다. 9일 현재 팀 타율 10위(0.252), 팀 홈런 9위(28개), 팀 도루 9위(12개), 도루 성공률 10위(0.480·도루 성공률 7할 밑은 한화가 유일하다), 팀 평균자책점 8위(5.48), 퀄리티스타트 공동 9위(8차례), 선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9위(1.54)가 한화의 현주소다.



벼랑 끝에 서 있는 한화는 주말 키움 히어로즈전을 상대로 반등을 노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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