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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방출설이 조금은 수그러들게 될까. 떠나는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김민재(28)를 향해 극찬을 남겼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일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3라운드에서 VfL 볼프스부르크를 2-0으로 꺾었다.

이 경기 승점 3점을 추가한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72점(23승 3무 7패)을 기록, VfB 슈투트가르트(승점 70)를 밀어내고 다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무난한 승리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하고도 경기 시작 4분 만에 즈보나레크의 데뷔골로 앞서 나갔다. 그리고 전반 13분 고레츠카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전반 18분 사라고사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기도 했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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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도 선발 출전해 단단한 수비를 펼쳤다. 그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수비로 문제가 됐던 이전 경기들과 달리 후방에 머무르며 뒷공간을 커버하는 데 신경 썼다.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수비는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에게 주로 맡겼다.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와 좌우 위치를 바꿔가며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도 톡톡히 했다. 그는 오랜만에 좌우로 롱패스를 뿌리며 공격 전환에도 힘을 보탰다. 중앙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수비에 집중한 점도 도움이 됐다.

물론 언제나 뒤에만 머무른 건 아니었다. 김민재는 후반 15분 한 발 빠른 판단으로 뛰쳐나가 상대 공격수에게 향하는 공을 끊어내며 전방으로 패스했다. 그 덕분에 텔이 역습을 펼치며 프리킥까지 얻어낼 수 있었다. 후반 25분엔 상대 압박을 벗겨낸 뒤 두 명 사이를 뚫고 키미히에게 전진패스를 보내며 공격 속도를 높이기도 했다.

다만 김민재는 예상보다 빠르게 임무를 마쳤다. 후반 27분 우파메카노가 패스 미스를 저질렀고, 김민재가 빠르게 달려가 몸싸움으로 공을 뺏어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민재의 발목이 상대 선수에게 깔렸고, 그는 안전하게 공을 걷어낸 뒤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그는 곧바로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교체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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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빌트'에 따르면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가 발목을 삐었다. 그래서 우리는 즉각 대응해야 했다"라고만 짧게 말했다.

볼프스부르크전은 투헬 감독의 홈 고별전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원래 계약 기간은 2025년 여름까지였지만, 이미 지난 2월 작별을 발표했다.

떠나는 투헬 감독은 김민재 이야기가 나오자 따뜻한 덕담을 내놨다. 그는 김민재 본인이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는 말에 "전반적으로 내 분석도 아주 비슷하다. 너무 긍정적이지도 않고, 너무 부정적이지도 않다. 나도 마찬가지로 50 대 50 정도다. 그래도 이곳에서 기대에 부응하기엔 충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는 김민재와 함께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안타깝게도 레알 마드리드와 1차전에서 몇 가지 실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그는 완전히 믿음직스러웠다"라며 김민재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아시안컵 이전까지 모든 경기를 뛴 유일한 선수였고, 완전히 팀을 지켰다. 한 번도 휴식하지 않았고, 휴식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그의 행동 방식과 성격에 대해 내가 매우 매우 긍정적인 이유다. 모든 축구선수 경력에서 생기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그는 최고의 멘탈리티를 가진 탑 플레이어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엄청난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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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지고 있는 김민재의 방출설에도 제동을 걸 수 있는 이야기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한 뒤 꾸준히 활약했다. 시즌 중반까지는 투헬 감독이 언급했듯이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으로 쓰러질 때도 홀로 바이에른 뮌헨 수비를 든든히 지켰다.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혹사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다만 후반기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김민재는 2023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새로 합류한 에릭 다이어와 더 리흐트에게 밀려 벤치를 지키기 시작했다. 투헬 감독도 공개적으로 다이어-더 리흐트 듀오가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며 신뢰를 보냈다.

김민재는 경기 감각이 떨어진 탓인지 이따금 찾아온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그는 지난달 하이덴하임전에서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지만, 3실점에 관여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특히 지난주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차전이 치명적이었다. 당시 김민재는 무릎 부상으로 빠진 더 리흐트 대신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수비로 뒷공간을 허용하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선제골을 막지 못했고, 경기 막판엔 페널티킥을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바이에른 뮌헨은 2-2로 비기며 안방에서 승리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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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내보낼 수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독일 'TZ'는 "바이에른 뮌헨 보드진은 아마도 영입 실패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김민재의 가격표는 이미 정해져 있다"라며 "나폴리가 김민재 복귀에 관심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바이에른 뮌헨은 5000만 유로(약 737억 원)를 제시하면 그를 판매할 의향이 있다"라고 밝혔다.

매체는 "김민재는 나쁜 포지셔닝으로 선제골을 내주고 너무 탐욕스러운 결투 플레이로 페널티킥을 헌납하는 등 수많은 바이에른 뮌헨 팬들을 화나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보드진도 합리적인 제안을 받으면 한 시즌 만에 김민재를 내보내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빌트'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 보드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민재를 판매할 생각이 없었다. 김민재 역시 흔들리는 입지에 굴하지 않고 다음 시즌에도 팀에 남아 경쟁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 측은 레알 마드리드전 이후 생각을 바꿨고, 김민재의 방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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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스포츠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도 김민재의 미래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이 요나탄 타(레버쿠젠)를 비롯해 새로운 수비진 리더를 찾고 있다며 우파메카노나 김민재가 올여름 팀을 떠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대부분 김민재가 아니라 우파메카노를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반기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김민재에게 더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 여기에 투헬 감독까지 그를 '바이에른 뮌헨의 행운'이라고 극찬하면서 입지가 조금은 더 단단해지게 됐다. 떠나는 투헬 감독의 마지막 선물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