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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시간 戰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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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발전 결승 1국 <흑 6집반 공제·각 1시간>

白 설현준 九단 / 黑 한상조 六단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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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보>(109~122)=’시간은 돈’이란 말이 바둑만큼 실감 나는 세계도 없다. 이기려면 좋은 수를 두어야 하고, 좋은 수를 찾아내려면 생각해야 한다. 생각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잉씨배처럼 막판 시간을 다 쓰면 집과 추가 시간을 맞바꿔 주는 대회도 있다. 시간이 바닥나 가면 대국자들은 피가 마른다. LG배는 본선에선 3시간을 주지만 예선전 제한시간은 1시간이다.

백 △의 절단이 설현준의 공격적 기풍을 상징한다. 보통의 기사라면 122로 어깨 짚어 타개했을 것이다. 114까지 뜻하지 않은 변화가 이어진다. 115는 9분 30초 만에 놓인 수. 1인당 1시간짜리 대국에선 엄청난 장고(?)다. 투자 보람이 있었는지 백이 걸려든다. 116으론 참고도처럼 처리하는 게 온건했다. 위쪽과 아래쪽을 바꿔치고 5로 중앙을 깨 백의 우세다.

117이 우군 연결을 겸한 탈출의 급소. 결국 또 한 번 미생마들이 얽혀 떠다니는 난전이 됐다. 누가 봐도 흑보다는 양곤마를 거느린 백이 더 머리 아픈 전투다. 무엇보다 시간 부족이 고통이다. 120수부터 백이 먼저 초읽기에 돌입했다. 설현준이 황급히 백돌을 집어 착점한 곳은 122. 일단 위쪽 대마 봉쇄부터 벗어나려는 뜻인데….

[이홍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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