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이)재현아, 웃어도 된다"…미소 되찾은 이재현 "그 한마디가 큰 힘 됐죠" [현장 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그래도 된다.

삼성 라이온즈 이재현은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7-5 승리 및 2연승에 기여했다.

0-1로 끌려가던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볼카운트 1-0서 한화 선발투수 황준서의 2구째, 144km/h의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비거리 115m의 좌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4호포로 1-1 점수의 균형을 맞췄다.

1-1로 팽팽하던 5회말엔 선두타자로 나섰다. 볼카운트 0-2로 몰렸지만 황준서의 3구째, 포크볼을 노려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후속 이성규의 투런 홈런에 홈을 밟았다. 이재현의 출루 덕에 2점포가 됐고, 삼성은 점수를 벌릴 수 있었다.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이재현은 지난해 10월 말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았다. 빠른 속도로 재활을 마친 뒤 지난달 13일 1군에 복귀했다. 당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2022년 프로 데뷔 이래 첫 4안타 경기를 치렀다. 4월 15경기서 타율 0.317(60타수 19안타) 2홈런 10타점으로 미소 지었다.

5월 들어 한풀 꺾였다. 17일 한화전을 포함해도 12경기서 타율 0.217(46타수 10안타) 2홈런 4타점에 그쳤다. 다행히 빠르게 감을 찾고 있다. 이날 지난 8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7경기 만에 홈런 및 멀티히트를 선보였다.

한화전 승리 후 이재현은 "이기니까 좋다. 그런데 경기 끝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렸다"며 "9회초 수비할 때 막 떨리진 않았지만, 마지막 이닝인 데다 위기 상황이라 집중력이 더 올라갔다.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나왔을 때 '끝났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삼성은 이날 9회초 만루 위기 등을 겪으며 2실점한 끝에 승리를 지켜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홈런 상황에 관해 물었다. 이재현은 "지난 경기에서 황준서 선수와 승부했을 때(4월 20일 삼성전) 볼카운트 잡으러 들어오는 패스트볼을 계속 놓쳤다. 이번엔 패스트볼 타이밍을 놓치지 말자고, 그 포인트에 치자고 다짐했다"며 "초구 패스트볼을 지켜봤고 볼이 됐다. 이후 타격 타이밍을 조금 더 앞으로 가져갔는데 덕분에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와 동료들의 열렬한 축하를 받았다. 이재현은 "무척 시끌시끌했는데 다들 뭐라고 얘기하는지 정확히 듣진 못했다. 다만 (김)영웅이가 내 머리를 제일 세게 때린 것은 안다. 그것만 기억난다"며 미소 지었다. 김영웅과 이재현은 2003년생으로 동갑내기 친구이자 입단 동기다.

이재현은 "그동안 타격 포인트가 너무 늦었다. 예전엔 뒤에서 맞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젠 조금이나마 앞으로 끌고 온 듯하다"며 "안타를 친 것보다도 이 부분이 더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길어지는 침묵에 남몰래 속앓이하기도 했다. 이재현은 "부상 복귀전에서 잘해 기분은 좋았지만 원래 그렇게 잘 치던 선수는 아니니 '지난해보다 발전하자'는 생각만 갖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초반에 잘하다 한동안 잘 안 되니 힘들었다"며 "원인을 잘 모르겠더라. 공을 앞에서 치려 해도 계속 뒤에서 맞았다. 연습량을 많이 늘렸는데 여전히 완벽한 포인트는 찾지 못한 것 같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위의 도움으로 버텼다. 이재현은 "모두가 다 좋은 이야기만 해주셨다. '웃어도 된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며 "갑자기 타격이 잘 안 되니 야구장에서 덜 웃고, 표정이 조금 굳어있었던 것 같다. 주위에서 '좀 웃어라'라고 하시더라"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17일)도 배영섭 코치님께서 '홈런 치고 안타 쳤으니 웃어도 된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그런 말들이 큰 힘이 됐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개막 후 이재현이 재활 중일 때, 김영웅은 경기에서 홈런을 치면 치킨을 사 가곤 했다. 이재현과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다. 이번 경기서 홈런을 친 이재현은 어떨까. 그는 "평소 간식을 먹으면 매번 내가 산다. 영웅이는 내년에 많이 사준다고 한다"며 "나도 용돈 받아서 생활하기 때문에 지갑이 그리 두둑하지 않다. 그래도 친구고 같이 잘해야 하니 영웅이에게 사주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전했다.

이재현은 "내년엔 영웅이가 다 낼 거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