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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내가 1년 땜빵?'…투헬 '김민재 떠나는' 이유 공개→뮌헨이 자존심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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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마스 투헬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과 헤어질 결심을 한 이유가 공개됐다.

계약 기간 문제였다. 뮌헨은 투헬 감독과 2025년까지만 계약을 맺고 싶어했지만, 1년이 너무 짧다고 생각한 투헬 감독은 적어도 2026년까지 계약을 체결하길 원했다. 결국 계약 기간을 두고 생긴 이견의 차이를 좁히지 못한 양 측은 헤어지기로 했다.

투헬은 18일(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 호펜하임과의 2023-2024 분데스리가 마지막 라운드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투헬 감독 거취에 관한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다. 투헬 감독은 단호했다. "이것이 사베네르 스트라세(뮌헨 훈련장)에서의 내 마지막 기자회견이다"며 "이야기를 나눴으나 우리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2월의 결정은 유효하다"고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고 말했다.

앞서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지난 16일 뮌헨 이사진과 투헬의 회담 이후 그의 뮌헨 유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언론은 "뮌헨 이사진과 투헬 측이 지난 15일 회담을 가졌고 이제 뮌헨은 투헬과 새로운 시즌을 함께 하려고 한다"라며 "여러 차례 거절을 당한 뮌헨은 투헬과 지난 2월에 했던 결정을 번복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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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퇴단하기로 한 지난 2월 결정을 철회하고 당초 계약서에 명기됐던 다음 시즌은 물론 2026년 혹은 그 이후까지 장기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였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투헬 감독이 뮌헨을 떠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뮌헨에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투헬 감독 본인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뮌헨을 떠난다"라며 투헬 감독이 뮌헨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를 공개했다.

당초 투헬 감독은 뮌헨과 계약을 맺을 때만 하더라도 2025년 6월까지 뮌헨을 이끌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뮌헨이 최악의 경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뮌헨 수뇌부가 결단을 내렸다. 투헬 감독과의 계약을 2024년 6월에 조기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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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뮌헨은 시즌 도중 수 차례 부침을 겪었다. 시즌 초반부터 RB 라이프치히에 패배하 독일 슈퍼컵에서 탈락하더니, 독일축구연맹(DFB) 포칼에서는 2라운드(32강)에서 자르브뤼켄에 충격패를 당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도 돌풍의 팀 바이엘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줬기 때문에 뮌헨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었다.

그나마 무관 탈출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뮌헨은 준결승에 올랐으나 레알 마드리드에 합산 스코어에서 밀려 우승 진출이 좌절됐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시기에는 투헬 감독에 대한 여론이 달라져 있었다. 시즌 초반이나 중반에 비해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고, 여러 어려움이 있던 팀을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까지 올라왔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이에 투헬 감독이 뮌헨에 잔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투헬 감독과 마찬가지로 시즌 도중 결별이 확정된 상태로 남은 시즌을 치르고 있던 바르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별을 번복하면서 투헬 감독과 뮌헨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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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투헬 감독은 결국 뮌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투헬 감독은 호펜하임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전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제베너 슈트라세에서 하는 내 마지막 기자회견이다.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으나 우리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2월에 내린 결정은 아직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투헬 감독이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는 뮌헨 잔류를 두고 뮌헨의 수뇌부들과 대화를 나눴다"라면서 "하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따라서 투헬 감독의 계약은 기존대로 종료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매체는 "우리의 정보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2026년까지 재계약을 요구했지만, 뮌헨의 감독위원회는 이를 원하지 않았다"라며 양 측이 계약 기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뮌헨이 투헬 감독의 자존심을 긁은 것이다. 2년 계약, 이번 시즌까지 포함해 3년 계약은 계약 기간이 길지 않은 일반적인 계약 기간이다. 하지만 뮌헨은 투헬 감독과 오랫동안 동행할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투헬 감독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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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이 2년 계약을 맺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투헬 감독을 세워두고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뮌헨은 최근까지도 여러 감독들과 접촉하며 새 사령탑을 찾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여전히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투헬 감독으로 시간을 벌 계획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투헬 감독이 짧은 기간의 재계약을 거절하고, 뮌헨이 새 감독 찾기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뮌헨의 상황이 난처하게 됐다.

뮌헨이 투헬의 커리어에 상처를 낸 것도 결국 재결합하지 못한 이유가 됐다. 지난달 울리 회네스 뮌헨 명예회장은 투헬을 가리켜 "육성 능력이 조금 아쉽다. 알렉산더 파블로비치 같은 선수들의 성장을 보면 그렇다"고 했다. 이에 투헬은 즉각 분노하면서 "내 명예를 더럽히는 발언"이라고 했다. 회네스 명예회장은 이번 유임 논의에서도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뮌헨은 이번 시즌 자신들을 제치고 최초의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뤄냈고, 무패우승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바이엘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 감독을 최우선순위로 올려놨으나 알론소 감독이 레버쿠젠 잔류를 선언하며 무산됐다.

뮌헨이 눈을 돌린 곳은 독일 축구대표팀이었다. 앞서 한 차례 동행했던 독일의 젊은 전술천재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에게 다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나겔스만 감독은 독일축구협회와 2026년까지 재계약을 맺으며 뮌헨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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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구단과의 경쟁에서도 패배했다. 뮌헨이 작성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또 다른 지도자였던 아르네 슬롯 감독은 위르겐 클롭 감독을 대신하기 위해 페예노르트를 떠나 프리미어리그(PL) 명문 리버풀로 향하게 된 모양새다. 슬롯 감독이 리버풀행을 원해 페예노르트 구단 측에 협상할 기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랄프 랑닉 감독마저 오스트리아 대표팀에 잔류하기로 결정하면서 뮌헨의 감독 선임은 다시 한번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루빨리 계획을 세워 새로운 사령탑을 데려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뮌헨이다.

투헬 감독은 뮌헨을 떠나 휴식을 취하는 대신 곧바로 새로운 도전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 스포츠'는 "50세인 투헬 감독은 휴식을 취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투헬 감독이 PL에 복귀할 거라는 루머는 항상 존재한다. 그는 이미 2021년부터 2022년 9월까지 첼시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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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 감독은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연결되기도 했다. 에릭 턴하흐 감독의 입지가 불안한 상황에서 투헬 감독이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맨유의 차기 감독으로 거론된 것이었다. 또한 투헬 감독 본인도 맨유 감독직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는 듯했다.

독일 유력 매체 '빌트' 소속이자 뮌헨 소식에 정통한 크리스티안 폴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투헬 감독이 이번 여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투헬 감독은 PL 복귀를 원하고 있다. 그의 대리인이 맨유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투헬 감독이 퇴단을 못 박으면서 김민재 입장에선 새 감독 아래서 백지경쟁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이날 빌트 자매지인 '스포르트 빌트'는 중앙 수비수를 투헬 감독의 영입 리스트 맨 위에 올려놔 눈길을 끌었다. 매체는 투헬이 원하는 선수 9명을 나열했는데 이 중 맨 첫 번째가 바로 센터백이었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팀 바이엘 레버쿠젠의 요나탄 타가 주인공이다. 신문은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빠른 수비수"라는 말로 타의 장점을 소개했다. 타는 이밖에 김민재와 함께 1996년생이고 키도 193cm로 비슷하다. 신문은 "타는 백3와 백4를 모두 볼 수 있어 전술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왼발을 잘쓰는 것도 이점이다. 타가 올 경우, 현재 뮌헨 센터백 중에 한 명은 이적이 불가피하다. 우파메카노가 좀 더 이적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독일 언론은 김민재를 방출 1순위로 찍으면서 "그가 판매 불가대상에서 빠지는 게 어색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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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이밖에도 PSG에서 임대 신분으로 라이프치히서 활약 중인 사비 시몬스, 레프트백 테오 에르난데스와 미드필더 아산 웨드라오고,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프렝키 더용, 슈투트가르트 공격수 크리스 퓌리히, 에버턴의 세네갈 미드필더 아마두 오나나 등을 투헬의 '꿈의 선수'로 표현했다.

투헬 감독은 여기에 맨유의 핵심 공격형 미드필더 브루누 페르난데스, 지난해 영입하려고 했다가 좌절된 풀럼 미드필더(6번) 주앙 팔리냐 등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헬 잔류는 이제 더이상 없는 일이 됐다. 김민재의 입지도 며칠 사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렸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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