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아스날의 감독이 토트넘의 주장을 옹호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왔다.

아스날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오는 20일에 예정된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에버튼전을 앞두고 18일 경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후 그는 손흥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의 맨체스터 시티전 1대1 찬스에 대한 질문을 받은 아르테타 감독은 “내가 만약 그 찬스에서 해결할 수 있는 단 한 명을 골라야 한다면 손흥민을 골랐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아르테타 감독은 “마이클 조던도 여러 번 이야기했다. 조던은 엄청나게 많은 골을 넣었지만, 어떤 날은 좋았고, 어떤 날은 좋지 않았다. 그런 것은 스포츠의 아름다움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했다.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조던을 비유해 손흥민을 감쌌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와 아르테타 감독의 아스날은 북런던 라이벌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팀은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아르테타 감독이 손흥민을 옹호한 발언은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그만큼 손흥민의 실력이 훌륭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상황의 발단은 지난 15일에 있었던 토트넘과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나왔다. 경기 직전, 선두 아스날에 비해 1경기를 덜 치렀던 맨시티는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아스날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반대로 맨시티가 졌다면, 아스날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아스날 팬들은 이번 한 번만 최대 라이벌인 토트넘을 열렬히 응원했다. 아스날의 공격수인 카이 하베르츠도 “나는 하루 동안 토트넘의 팬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던 바가 있다. 그만큼 토트넘의 승리를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랐던 아스날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아스날의 기대를 저버렸다. 맨시티에 0-2로 패했고, 아스날은 결국 선두 자리를 뺏겼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나온 손흥민의 일대일 찬스가 아스날에 큰 타격을 줬다. 토트넘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41분 손흥민이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 슈팅은 맨시티의 골키퍼 스테판 오르테가에게 막혔다. 분명 평소 손흥민답지 않은 슈팅이었다.

아스날 팬들은 이 장면을 두고 분통을 터트렸다. 토트넘이 동점을 만들기를 기도했지만, 손흥민이 기회를 놓치며 무산됐다. 이에 아스날 팬들은 “손흥민은 아스날이 우승하는 것이 싫어 일부러 찬스를 놓쳤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토트넘 팬들은 아스날이 우승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맨시티전을 패하길 원했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아르테타 감독에게 손흥민의 찬스에 대한 질문이 날아들었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손흥민을 두둔했다. 손흥민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아르테타 감독은 원망 대신 “그 찬스를 결정할 한 명을 선택한다면 나는 손흥민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토트넘과 아스날은 오는 20일 같은 시각에 펼쳐지는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먼저 5위 토트넘은 맨시티전 패배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을 획득할 수 있는 4위 진입에 실패했다. 1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4위 아스톤 빌라와 승점 차가 5로 벌어졌다. 이제는 5위 확보를 위해 마지막 상대인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잡아야 한다. 6위 첼시가 승점 3점 차로 바짝 추격 중이다. 여기서 토트넘은 셰필드전에서 승점 1점만 획득해도 5위를 확정한다.

아스날은 마지막 라운드 상대인 에버튼을 무조건 잡은 뒤, 맨시티의 패배를 바라야 한다. 현재 두 팀의 승점 차는 2점으로, 맨시티가 웨스트햄을 잡는다면 아스날 경기와 상관없이 사상 초유의 프리미어리그 4연속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여러모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아스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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