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두 번의 임시 감독 체제 속 ‘잃어버린 4개월’, 뉴페이스 점검+세대 교체 기회는 허공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황선홍 호’ 첫 훈련에서 그라운드를 뛰며 몸을 풀고 있다. 2024. 3. 18. 고양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또 ‘임시’다.

대한축구협회는 20일 김도훈 감독을 6월 A매치를 이끌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해 발표했다. 한국은 6일 싱가포르, 11일 중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치른다. 김 감독이 두 경기를 이끈다.

협회는 이미 지난 3월 2연전을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로 버텼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새 사령탑을 구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6월이면 3개월이 지난 시점인데 협회는 또 ‘땜빵’ 감독을 세웠다. 2개월이 지나도록 새 감독을 구하지 못한 것은 결국 ‘무능력’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2차 예선 정도면 임시 감독으로도 통과가 가능한 게 사실이다. 한국은 현재 3승1무 승점 10으로 C조 1위에 올라 있다. 4위 태국(4점)에 6점이나 앞서기 때문에 2연패를 당하는 이변이 없는 한 3차 예선 진출이 확정적이다. 협회가 임시 사령탑을 두 번이나 내세운 것도 2차 예선의 난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2차 예선은 3차 예선, 나아가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초석이다. 어차피 북중미월드컵부터는 아시아에서 본선에 진출하는 팀이 8.5팀으로 늘어난다. 웬만하면 한국은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지금 시점에 중요한 것은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다. 새로운 얼굴을 확인하고 점진적인 세대교체도 감행해야 팀 전체의 에너지와 전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현재 대표팀은 세대교체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배준호(스토크 시티)를 필두로 이한범(미트윌란), 김지수(브렌트퍼드), 정상빈(마이애미) 등 해외파를 대표팀에 투입해 2년 후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K리그의 황재원(대구FC), 두현석, 이희균(광주FC) 같은 젊은 선수들도 국내 무대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팀은 특히 수비, 사이드백 라인에 자리한 30대 초중반 선수들의 기량이 하락하는 게 눈에 보인다. 젊고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를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데 축구계 전반의 이견은 거의 없다.

지난 아시안컵의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었기 때문에 세대교체는 중요하지 않았다. 실제로 클린스만 감독은 뽑았던 선수 위주로 선발해 카타르로 향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1년간 신선한 선발은 없었지만,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명분이 덕분에 ‘태클’을 걸기 어려웠다.

2차 예선부터는 다르다. 소집할 때마다 새롭고 젊은 선수를 부분적으로 선발해 기량을 점검하고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월드컵까지 함께할 감독이 필수다. 선수를 뽑아 쓰는 것은 결국 감독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회는 이 임무를 수행할 사령탑 자리를 4개월 넘도록 비워두게 된다. 세대교체는 점점 늦어질 수밖에 없다. 3차 예선만 가도 여유로운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2차 예선 기간에 최대한 새 얼굴을 확인했어야 하는데, 결국 6경기를 오직 결과를 위한 일정으로만 쓴 셈이다.

새 외국인 감독이 오면 선수를 파악하는 것부터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협회가 5월 내 선임을 목표로 뛴 것도 이 때문이었는데, 결과적으로 6월에도 임시 감독이 팀을 이끌게 됐다.

‘잃어버린 4개월’이 향한 한국 축구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감독 선임 골든 타임을 넘긴 협회의 무능력한 행보가 한국 축구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