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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네버엔딩 범죄도시 시리즈’, 만드는 방식[서병기 연예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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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 33일째인 5월 26일 오전 11시 30분, 누적 관객수 11,000,085명을 넘겼다. 이는 2024년 개봉작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로, '파묘'(2024)의 1,100만 관객 돌파 시점인 개봉 40일째보다 무려 7일이나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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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는 지난 23일 개봉 30일만에 관객수 1,080만 명을 돌파하여 '아바타: 물의 길'의 최종 스코어를 뛰어넘었다. 현재도 여전히 하루 관객동원수에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범죄도시'는 이미 한국영화 시리즈 최초 ‘트리플 천만’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쌓아 올리며 장기 흥행에 성공한 콘텐츠다. 또한, '범죄도시'는 큰 제작비가 들어가지 않아 제작자 입장에서는 흥행면에서도 초대박을 올리고 있다.

'범죄도시'는 마동석이 액션 프렌차이즈 영화로 기획, 제작한 시리즈물로서 8편 정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이렇게 계속 찍어내면 과연 몇 편까지 박스오피스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가 긍금해진다.

영화산업이 코로나 국면이 종식되고도 100% 회복이 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OTT라는 강력한 플랫폼이 시장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이럴 때에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새로운 콘텐츠에 도전하기 보다는 위험 분산 콘텐츠, 이를테면, 시리즈물이나 리메이크 의존도가 높아지게 된다. 일본 영화산업은 리메이크와 프랜차이저 영화 제작을 많이 해, 좀처럼 침체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히트작에 기대는 방식은 흥행 예상 확률을 높일 수는 있지만 창작성을 높이는 데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범죄도시'도 그런 길을 가고 있다. 공산품처럼 찍어내고 있는 단계에 접어드는 것 같은데도, 여전히 관객 동원력은 최고다. 시즌4까지 보면 만드는 방식, 소위 어필 포인트, 재미의 정체가 확연히 드러나면서 관객들에게 소구할만한 포인트들을 잘 반영했다는 느낌이 든다.

주된 재미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퍽', '퍽' 하고 때릴 때의 타격감이다. 때릴 때 사운드 볼륨을 게임 수준으로 높여놓았다. 관객 의자에 진동감이 느껴질 정도다.

범죄를 소탕하려는 마동석의 타격감을 즐기려면 빌런이 필요하다. 2017년 시즌1의 강력한 빌런 장첸(윤계상)에서 시작해 시즌2의 강해상(손석구), 시즌3의 주성철(이준혁)과 일본인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거쳐, 시즌4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다.

여기에 시즌4는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김무열 외에도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도 빌런으로 설정했다.

'범죄도시'의 또 다른 재미는 유머 구조다. 유머 담당은 마석도와 장이수(박지환) 등이다. 시즌2에서 박지환이 혼자 웃기던 역할을 시즌3에서는 고규필(초롱이)과 전석호(김양호) 두 사람이 담당했는데, 생각만큼 강렬하지 못했다. 시즌4에서는 다시 돌아온 장이수가 분량은 많지 않아도 확실하게 웃긴다.

주인공인 마동석도 유머 욕심이 매우 많은 듯하다. 많은 대사가 애드립성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믹 액션이 됐다. 웃음이 터질만한 대사를 마동석이 맡는 경우가 많다. 시즌4에서는 별로 없었지만 '진실의 방'에서는 항상 마석도의 웃음 포인트가 나오게 된다. 뿐만 아니라 마석도가 영어를 어눌하게 발음하는 장면은 꼭 들어간다.

창의성이 있는 새로운 영화가 많이 나와주길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침체된 영화 산업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이론 상의 얘기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런 영화로 1천만 관객을 동원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면에서 뻔한 서사구조를 지니고도 1천만을 넘기는 '범죄도시' 같은 어뮤즈먼트 파크 영화의 존재 가치도 좀 더 진지하게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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