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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金의환향’ 한국 유도… 허미미 “하늘서 할머니 보고 계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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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서 금2·동3 수확

9년 만에 최고 성적 들고 귀국

‘최중량급’ 39년 만에 金 김민종

“파리서도 좋은 성적 낼 것” 다짐

한국 유도에 ‘자신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국 유도가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가져오면서다. 2012 런던 대회 이후 끊겼던 금메달 소식을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파리 올림픽에서 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 유도대표팀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IJF 세계선수권 대회를 마치고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따냈다. 이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딴 2015년 세계선수권 이후 9년 만에 거둔 최고 성적이다. 여자 57㎏ 허미미(22·경북체육회)가 깜짝 우승소식을 전하더니 무제한급에서 김민종(24·양평군청)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남자 81㎏급 이준환(22·용인대)과 60㎏급 이하림(27·한국마사회), 여자 78㎏ 이상급 김하윤(24·안산시청)도 동메달을 가져왔다.

세계일보

독립유공자 후손과 정육점 아들 ‘활짝’ 허미미(왼쪽)와 김민종이 2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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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세계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를 연장(골든스코어) 혈투 끝에 반칙승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선 허미미는 “첫 맞대결에서 졌는데 이번 대회에서 승리해 자신감이 생겼다”며 “올림픽에서도 몸 관리를 잘해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년) 선생의 내손녀(5대손)로 알려진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출신으로 2021년 할머니 유언에 따라 한국국적을 취득했다. 허미미는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부담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늘에서 보고 계실 할머니에게 금메달을 보여주고 싶다”고 웃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최중량급에서 39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김민종 역시 “세계선수권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마장동 정육점 둘째 아들’인 김민종은 “아낌없이 고기를 구워주신 부모님 덕분”이라며 “고기가 떨어지면 가게에서 또 가져오셔서 주셨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민종은 파리에서 동급 최강자인 프랑스 테디 리네르(35)와 승부를 앞두고 있다. 2012, 2016 올림픽 2연패를 차지한 리네르는 올림픽 준비 전념을 이유로 이번 세계선수권에 불참했다. 김민종은 “지난 2월 그랜드슬램에서 리네르에게 져 금메달을 못 땄다”며 “파리에선 문제점을 보완해 벽을 꼭 넘어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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