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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10점 차 앞선 투수의 격한 세리머니는 예의에 어긋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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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신임 감독(왼쪽)이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wiz 이강철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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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차 앞선 팀 투수의 세리머니는 ‘야구 예의’에 어긋나는 걸까?



5일 밤 수원 KT위즈파크. 한화가 12-2로 크게 앞선 8회말이었다. 한화 투수 박상원은 상대 타자 김상수와 멜 로하스 주니어를 연속 삼진 처리하고 김민혁을 투수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 범퇴로 1이닝을 책임졌다. 원래 적극적인 세리머니를 하는 박상원은 이날도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마다 큰 동작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자포자기 심정이었던 kt 더그아웃이 박상원의 행동에 불만을 드러냈다. 베테랑 포수 장성우가 거친 동작으로 화를 내자 팀 동료가 이를 자제시키기도 했다. 그러자 한화 투수 류현진 나섰다. 이 입 모양과 손동작으로 ‘미안하다. 내가 박상원에게 얘기하겠다’는 메시지였다. 한화 주장 채은성도 박상원의 어깨를 두르며 자제를 요청했다.



그렇게 끝나나 싶었지만 결국 종료 직후, 양팀 선수들이 폭발했다.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 그라운드로 나온 kt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이 시선을 한화 쪽으로 돌려 박상원을 불렀다. “이리 와 바”하는 거친 몸짓이었다. 박상원도 지지 않고 불쾌한 표정으로 응수했고, 황재균은 더욱 흥분했다. 윌리암 쿠에바스 등 kt 선수들이 황재균을 말리고, 한화 선수들도 박상원을 더그아웃 뒤로 끌고 갔다.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던 김경문 한화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도 선수단을 만류하면서 물리적 충돌 없이 벤치클리어링이 마무리됐다.



경기가 끝난 뒤 김경문 감독은 “배워야 할 건 배워야 한다. 경기 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내가 더 가르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야구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이날 경기 벤치클리어링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8회말 10점차로 뒤진 상대에게 투수 박상원이 과한 세리머리를 했다, 황재균이 지나치게 흥분했다 등으로 엇갈렸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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