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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신중한 撤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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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발전 결승 2국 <흑 6집반 공제·각 1시간>

白 이창석 九단 / 黑 김다빈 二단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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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보>(141~176)=한쪽이 돌을 거둘 때까지 승패를 단정해선 안 되는 게 고수들의 바둑이다. 곧 쓰러질 듯 비칠거리다가도 거꾸로 추격병을 몰살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도처에 복병(伏兵)이요 발길 내딛는 곳마다 덫이다. 종반으로 향할수록 유리한 쪽이 뒤진 상대보다 몇 배 더 신중해지는 것은 그런 경우를 수도 없이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백이 △에 뻗은 장면. 141로 연결한 것은 어쩔 수 없다. 142 자리에 한 칸 뛰면서 차단 공격하고 싶지만 중앙과 우하귀 흑이 모두 취약해 두 쪽 모두 무사하기 어렵다. 퇴로를 확보한 백은 142부터 148까지 뒤도 안 돌아보고 철군(撤軍)을 서둔다. 불리한 형세였다면 아마도 이 같은 안전 일변도 전략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152도 조심스러운 정착. 자칫 이 수로 욕심을 부려 참고도처럼 우변 흑을 잡으러 갔다가는 거꾸로 잡힌다. 8까지 백의 수 부족. 155로 조인 순간 좌상귀 백 10점과 흑 5점은 ‘빅’이 됐고, 그래서 156, 158 보강도 필수다. 162를 소홀히 했다간 흑 ‘가’를 당해 중앙 백 대마의 허리가 끊긴다. 168~176도 빈틈 없는 대응. 이 판은 200수까지 진행돼 백 불계승으로 끝났으나 여기서 줄인다.

[이홍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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