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성남, 화순, 경운, 건대부중 ‘전국중학야구’ 빅 4 대혼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8일부터 2일간 최강 열전
한국일보

8강 대치중과의 승부에서 달아나는 6회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린 경운중 권준재. 경주=박상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6일 제71회 전국중학야구선수권대회 4강이 가려졌다.

1점 차 승부에 강한 승부사 박찬민 감독이 이끄는 건대부중, 전통의 야구 명문 팀을 모두 패퇴시킨 화순중, 서울팀 킬러 경운중, 서울시 춘계리그 5전 전패에서 전국 4강으로 로켓처럼 올라온 도깨비팀 성남중 등이다. 전국 134개 팀에서 가려진 강자들이니만큼 그동안의 땀과 눈물, 실력을 이미 보여준 셈이다.

대회 14일 차 경주베이스볼 파크에서 펼쳐진 8강전 4경기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전남의 자존심 화순중. 인구 6만 명의 작은 도시 화순에서 달려온 아이들은 대회 첫 경기부터 대구중, 부산중 등 대도시 야구 명문 팀들을 격파하더니 급기야 충남 메티스와 충북 청주중과의 경기에서도 연승을 이어갔다.
한국일보

온양중과 8강전 6회 역전에 성공하는 화순중. 경주=박상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강전 충남 온양중과의 경기에서는 숨 막히는 접전 끝에 9-8 짜릿한 1점 차 승리. 그들 앞에 나타난 경상도, 충청도의 모든 팀을 지우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화순중은 8강전에서 4-7로 패색이 짙어가던 6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8번 박재영의 안타에 이은 후속 타자들의 포볼과 사구로 만든 1사 만루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3번 김성빈의 우익수 2타점 적시타와 4번 정승원이 적시타로 5득점하며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화순중은 7회 초 마지막 정규이닝에서 온양중에 1실점을 했지만 9-8로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누구도 생각지 못한 그들만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이기주 화순중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 여기까지 올라온 이상 그냥은 못 간다. 반드시 우승트로피를 안고 88고속도로를 탈 것”이라고 강력하게 다짐했다.
한국일보

8강 대치중 전에서 역투 중인 임휘윤. 경주=박상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팀 킬러’라는 별칭이 붙은 경운중의 중심에는 이번 대회의 최대 히트 상품으로 평가받는 좌완 임휘윤이 있다.

경운중은 이 대회 5경기를 모두 서울 팀들과 가져 승리했다. 선수층이 가장 두텁고 실력도 최상위권인 서울 팀들에 연전연승할 수 있었던 첫 번째 견인차는 투타에서 팀의 중심인 임휘윤으로 이 대회에서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5경기 모두 선발 등판해 19.2이닝(중학 야구 선발 투수 이닝 제한 4회, 투구 수 제한 60구) 동안 4실점(2자책) 삼진 22개, 사사구 1개라는 엄청난 대기록을 세웠다.

신월중과의 경기 4회 마지막 타자의 평범한 내야 타구가 실책으로 이어지며 출루, 투구 수 제한으로 마운드를 내려온 것을 제외하면 매 경기 4이닝을 막아주었다.

곽동현 경운중 감독은 휘윤은 “어린 나이지만 야구를 알고 한다. 유연한 몸에 마운드에서는 항상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구장의 분위기를 지배하는 능력이 있다”며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드와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 슬로 커브와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체인지업 등 모든 구종을 승부구로 사용할 정도로 제구력을 갖추고 있다”며 제자에 대한 자랑을 숨기지 않았다.

경운중은 8강 대치중과의 경기에서 2회 2득점 이후 아슬아슬한 승부가 이어지던 6회초 2사 후 터진 5번 권준재의 우월 1점 홈런으로 달아나며 3-0 승리했다.

곽 감독은 “대구·경북팀들은 2022년 기장에서 펼쳐진 대통령배 전국중학대회에서 협성·경복중을 마지막으로 우승팀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 홈 이점을 살려 감독 부임 첫 전국대회 우승을 해내 선수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일보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한 성남중 박선규의 스퀴지 번트. 경주=박상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성남중! 진정한 고춧가루 부대란 이런 것이다.” 2024년 서울시 춘계리그 5전 5패 최하위 팀 성남중이 경주에서 여기저기 고춧가루를 마구 뿌려대고 있다.

충남의 강호 천안북중,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지목된 서울의 잠신중 모두 성남중과의 대결 이후의 경기를 생각했을 것이다. 서울 리그전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던 성남중이 8강전에서 대전의 터줏대감 한밭중마저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하자 참가자들은 경악했다.

성남중은 2-1 아슬아슬하게 리드를 이어가던 6회초 성남중 공격 1사 주자 없던 상황에 터진 4번 타자 이민결의 3루타에 이은 상대실책으로 추가득점에 성공하며 3-1,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성남중 선발 투수 김현서는 4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한밭중 타선을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김진목 성남중 감독은 “우리의 땀과 눈물을 생각하면 이변 아닙니다. 우리 야구 좀 합니다. 서울에서 학부형과 동문이 많이 내려와 응원을 해주셨는데 이제 2경기 남았습니다”라면서 “18일 화요일 많이들 오셔서 응원해 주시면 19일 결승전은 TV로 편히 시청할 수 있게 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일보

3회 추격의 좌전안타 건대부중 박주빈. 경주=박상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점 승부의 귀재 건대부중 야구부’가 2024년 전국소년체전 우승팀 광주 동성중을 8회 승부치기까지 하는 접전 끝에 또다시 1점 차 승리를 거두며 이변을 일으켰다.

건대부중은 이번 대회에서 치른 4경기 중 3경기에서 1점 차 승리(2경기 연장승부치기)를 거두며 유독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날 8강 광주 동성중과의 경기는 건대부중으로서는 기적에 가까웠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 했던가? 2-5 패색이 짙던 건대부중의 7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8번 전태호가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로 출루하고 이어 9번과 1번 연속안타로 추가 1득점해 3-5로 추격했다. 이후 2사 2·3루 상황에서 터진 4번 타자 박장연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동점 적시타로 경기를 연장 승부치기로 끌고 들어갔다.

이후 건대부중은 8회초 다시 동성중에 2실점 이후 8회말 공격에서 희생번트에 이은 내야안타와 상대의 야수선택으로 각각 1득점으로 동점에 성공 1사 2·3루 상황에서 1번 타자 오유찬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8-7 케네디 스코어를 기록하며 대역전극의 막을 내렸다.

박찬민 건대부중 감독은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어렵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파이팅을 보여준 선수들이 대견하다.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해서 2024년을 건대부중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한국일보

건대부중 8강 동성중과의 경기 중 7회 극적 동점을 만든 후 장면. 경주=박상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71회 전국중학야구선수권 6월 18일(화) 준결승 2경기는 경주베이스볼 파크 제1구장에서 펼쳐진다.

성남중 VS 화순중(오전 10시), 건대부중 VS 경운중(낮 12시)

박상은 기자 subutai1176@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