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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가동민 기자=지난 유로에서 심장마비를 당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감동적인 경기를 펼쳤다.

덴마크는 17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아레나 슈투트가르트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C조 1차전에서 슬로베니아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덴마크는 1무(승점 1)로 조 2위, 슬로베니아는 1무(승점 1)로 조 3위가 됐다.

선제골은 덴마크의 몫이었다. 전반 17분 덴마크의 스로인 상황에서 알렉산데르 바가 던진 공을 조나스 윈드가 뒷발로 넘겨줬다. 에릭센이 침투하면서 가슴으로 잡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은 덴마크가 1-0으로 앞선 채 종료됐다.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32분 슬로베니아의 코너킥 상황에서 덴마크 수비가 걷어낸 공을 에리크 얀자가 바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얀자의 슈팅은 강력했고 모르텐 히울만의 맞고 굴절되면서 득점으로 이어졌다. 결국 경기는 1-1로 막을 내렸다.

이날 에릭센은 선발로 나와 1100일 만에 유로 경기를 소화했다. 에릭센은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통해 덴마크의 공격을 이끌었다. 에릭센은 특정 위치에 국한되지 않고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기회를 찾았고 선제골까지 넣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에릭센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1골을 비롯해 유효 슈팅 1회, 벗어난 슈팅 2회, 막힌 슈팅 2회, 볼 터치 78회, 패스 성공률 88%(50회 중 44회 성공), 키패스 7회, 크로스 7회(14회 시도), 지상 경합 4회(6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8.7점으로 가장 높았다. 에릭센은 경기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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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센이 많은 주목을 받은 건 MVP 때문만은 아니었다. 에릭센은 이번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면서 1100일 만에 유로 무대에 복귀했다. 에릭센은 3년 전 유로 2020에서 충격적인 일을 당했다.

조별리그 1차전 덴마크와 핀란드의 경기에서 에릭센은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전반 40분 에릭센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상대와 충돌 때문이 아니라 심장이 멈춘 것이었다. 의료진이 빠르게 들어왔고 15분 동안 응급처치를 진행했다. 다행히 에릭센의 의식은 돌아왔고 경기는 끝까지 소화하진 못했다.

이후 에릭센은 몸에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했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에릭센은 인터밀란을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에릭센은 전성기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맨유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에릭센은 맨유 소속으로 두 시즌 동안 72경기 3골 13도움을 기록했다.

에릭센은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토트넘 훗스퍼 시절 델레 알리, 에릭센, 손흥민, 해리 케인은 'DESK 라인'이라고 불리며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에릭센은 토트넘 중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손흥민에게도 많은 패스를 넣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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