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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한국서 도전하고 싶었다" 야구 가르쳐준 아버지는 세상 떠났지만…한화 와이스 야구 여정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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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애리조나 시절 라이언 와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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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라이언 와이스. /한화 이글스 제공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전광석화처럼 움직여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27)가 팔꿈치 통증으로 다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지 이틀 만에 우완 투수 라이언 와이스(28)와 일시 대체 계약을 맺은 것이다.

한화는 지난 17일 산체스의 부상에 따른 대체 외국인 선수로 와이스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6주로 계약금 1만2000달러, 연봉 4만8000달러, 인센티브 4만 달러로 총액 10만 달러. 펠릭스 페냐를 완전 대체하는 외국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22승의 ‘거물’ 하이메 바리아를 영입한 데 이어 일시 대체 와이스까지 발 빠르게 데려왔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와이스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2018~2023년 마이너리그 5시즌 통산 132경기(47선발·313⅓이닝) 17승14패 평균자책점 4.88 탈삼진 294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대만 푸방 가디언스 소속으로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고, 올해는 미국 애틀랜틱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193cm 장신 우완 투수로 150km대 빠른 공과 싱커, 커브를 주로 던진다. 지난해 대만에선 94구째 공도 시속 154km까지 나올 정도로 스태미너도 좋은 편이다.

한화는 시즌 내내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까지 여러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체크하며 투트랙으로 영입 후보를 추렸다. 손혁 한화 단장은 “완전 교체와 일시 대체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양쪽으로 나눠 선수를 리스트업했다. 그렇게 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 스카우트팀에서 엄청난 고생을 했다”며 “와이스는 공도 빠르고, 커브를 던질 줄 알아서 ABS 덕도 볼 수 있겠다 싶었다. 현장에서도 와이스 투구 영상을 보고 괜찮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미국도 투수가 부족해 마이너리그 뎁스 보강을 위해 와이스를 노린 2~3개 팀이 있었지만 “잘하면 6주 뒤에도 계속 같이 갈 수 있다”는 한화의 오퍼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손혁 단장은 “와이스가 한국에 와서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동기 부여나 간절함도 봤다”고 말했다.

와이스는 사연이 많은 선수다. 자신의 이름을 딴 개인 홈페이지가 있는데 야구 트레이닝 및 코칭에 대한 요청도 받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진행하지만 위치에 따라 개인 레슨과 캠프도 연다. 이어 자신을 소개한 코너에는 ‘역경을 딛고 일어서라’는 문구를 넣으며 어릴적 불우한 가정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와이스는 “난 어렸을 때 아버지가 가르쳤던 팀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내가 14살 때 생을 마감하기로 결정했지만 난 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고교 3학년 때 시속 80~84마일(약 129~135km)밖에 던지지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대학에 가서 NCAA 디비전1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곳에서 내 기량을 마음껏 꽃피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안타깝게도 2018년 드래프트 지명(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4라운드 129순위)을 받기 전 어머니가 (심장 마비로) 돌아가셨다. 이 또한 내게 큰 상실감을 줬지만 이를 원동력으로 삼아 나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다”며 부모님을 모두 여읜 아픔을 야구로 극복했다고 했다. 이후 자신의 야구 커리어를 소개하고, 지금까지 프로야구 여정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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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애리조나 시절 라이언 와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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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만에서 활약한 라이언 와이스. /푸방 가디언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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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초에는 대만프로야구 푸방 가디언스와 계약하며 아시아 야구도 짧게 경험했다. 5경기(31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2.32 탈삼진 25개로 빼어난 성적을 냈지만 9월 중순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며 그대로 시즌이 끝났고, 올해는 다시 미국 돌아왔다. 애틀랜틱 독립리그 하이포인트 로커스에서 9경기(45⅔이닝) 3승4패 평균자책점 4.34 탈삼진 73개로 구위를 뽐냈다. 최근까지 계속 선발로 던졌던 만큼 투구수 빌드업 없이 정상적인 로테이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한화에 플러스 요소다.

와이스는 계약 후 구단을 통해 “한화 이글스의 일원이 돼 영광이다. 멋진 팬들과 함께하는 훌륭한 팀에 기여하고 싶다. 재능 있는 동료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야구장 안팎에서 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와이스는 잘해야 하는 동기 부여가 크다. 만약 한화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산체스를 밀어내고 완전한 교체 선수로 신분이 바뀔 수 있다. 6주를 끝으로 한화와 인연이 끝난다고 해도 KBO리그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앞으로 한화에서 보낼 6주가 와이스에겐 쇼케이스 무대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모두 떠나보냈지만 지금 와이스의 곁에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다. 지난해 대만에서 생활할 때도 아내와 같이 지냈다. 18일 아내와 함께 한국에 입국하는 와이스는 19일 청주구장에서 한화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갖는다. 비자 발급을 비롯한 행정 절차와 시차 적응을 마치는 대로 데뷔전 날짜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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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만 시절 라이언 와이스와 아내. /푸방 가디언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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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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