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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프로골프 KPGA

국적은 미국인데 ‘아빠 찬스’ 덕에 추천으로만 풀시드급 KPGA투어 출전, 이거 좀 너무한거 아니오?[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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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US오픈에서 칩샷하는 PGA투어 선수. 본 기사와는 연관없음. 사진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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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투어프로 자격은 있지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드는 없다. 그런데도 올해 열린 KPGA투어 10개 대회 중 8개 대회에 출전했다. 이 중 일곱 개 대회에는 스폰서 추천선수 자격으로 필드에 섰다. 출전 대회에서 두 차례 컷통과했지만, 최고성적은 공동 63위로 최종라운드까지 치른 선수 중에서는 멘도사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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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김원섭 회장. 사진 |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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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랭킹까지 두 개 대회가 남았다. 20일 개막하는 코오롱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출전선수 명단에는 없다.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두 개 대회 중 적어도 한 대회에는 출전할 수 있다. 이 때도 추천선수로 출전한다면, KPGA투어 추천선수 시스템의 난맥상을 증명하는 꼴이 된다.

미국 국적인 A를 향한 성토가 빗발친다. “백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상반기 치른 KPGA투어 거의 모든 대회에 추천선수로 나설 수 있느냐”는 항의가 줄을 잇는다. KPGA 측도 “협회측에도 문의가 많이 와서 인지는 하고 있다”면서도 “선수를 추천하는 건 스폰서 고유권한이어서 특정선수가 각기 다른 스폰서로부터 추천받는 것까지 제재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는 예선을 통과해 출전했고, GS칼텍스 매경오픈은 대한골프협회 주관대회이므로 해당 선수가 어떤 경로로 출전했는지 KPGA로서는 알 수 없다”고 발을 빼는 스탠스를 취했다. 확인 결과 매경오픈도 추천으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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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선수권대회에서 18번홀 그린을 향해 세컨샷하고 있는 김민규. 대부분 KPGA투어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으로 1부투어를 뛰고 있다. 사진 |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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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간 A는 2015년 귀국해 KPGA투어 문을 두드렸다. 2015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동부화재프로미오픈에 출전했을 때는 전가람이 캐디로 함께했다. 2017년 퀄리파잉테스트(QT) 스테이지 2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고,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공동 93위에 머물렀다. 2020년 QT에 재도전해 파이널스테이지에서 공동 17위에 올라 KPGA투어 시드를 따냈다.

KPGA투어 입성 첫 해 11개 대회에서 한 차례 컷통과하는 데 그친 A는 2021년과 2022년 모두 QT를 통해 시드 혹은 부분시드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QT에 응시했지만 공동 106위에 그쳐 시드를 잃었다. 불굴의 의지로 도전하는 선수로 볼 수도 있지만, 재미있는 건 QT에 도전하기 전에도 SK텔레콤 오픈이나 신한동해오픈, 제네시스챔피언십 등 굵직한 대회에 출전한 점이다. 협회 측은 “일본투어 QT에 응시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투어 QT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투어 QT에도 꾸 준히 응시한, 해외에서 투어프로 자격을 취득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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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적이지만 절차를 밟아 실력으로 KPGA투어 톱랭커로 올라선 한승수. 사진 |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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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더라도 각기다른 스폰서가 거의 매대회 추천으로 KPGA투어 무대를 밟게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KPGA투어는 7월 열리는 군산CC오픈 이전에 리랭킹으로 시드를 재배분한다. 추천선수로 출전할 수 있는 대회는 전체 시즌의 30%. 올해 기준으로는 8개가 최다이다. A는 상반기에만 추천선수로 나설 수 있는 대회 수의 87.5%를 채웠다. 리랭킹을 노리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출전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제기가 충분히 가능한 행보다.

A 사정을 잘 아는 골프 관계자는 “부친이 아마추어 최고수로, 대회도 창설한 기업 오너”라며 “건설관련 기업을 운영하는데다 발이 넓어 인맥이 좋은 분”이라고 귀띔했다. 이른바 ‘아빠 찬스’로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추천받아 시드가 없는 선수는 한 번이라도 뛰어보고 싶은 KPGA투어를 풀시드 보유자처럼 뛰는 것으로 오해할 만한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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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김원섭 회장은 투어를 총괄하는 KPGT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그 역시 국적은 미국이지만, 미군으로 복무하는 등 의무를 소홀히하지 않았다. 사진 |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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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2015년부터 꾸준히 KPGA투어 무대에 도전 중인데, 국적은 여전히 미국으로 돼 있다. TV뉴스나 신문 정치·사회면에 자주 비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가뜩이나 말많고 탈많은 게 남녀 프로골프대회 추천선수 제도인데, 자칫 대형스캔들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오직 선수들을 위한 협회로 거듭나겠다”고 외친 KPGA회장이자 KPGT 대표이사가 자신의 말을 실천으로 옮길 시점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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