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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김태호·박보검vs나영석·고민시, 12년만 리턴매치 기대되는 이유 [Oh!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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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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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나영석 PD가 2012년 '1박2일'을 떠났으니 정확히 12년 만이다. 김태호 PD와 나영석 PD가 단 10분 차이의 동 시간대 예능으로 또 한번 맞대결을 벌인다. 두 사람 입장에선 부담이자 신경 쓰이는 일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선 프로그램 내용을 떠나서 흥미진진한 장외 대결이 아닐 수 없다.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예능 PD이자 스타 PD의 시대를 열었던 김태호와 나영석. 각각 MBC와 KBS를 대표하는 얼굴이었고, 대학마저 김태호는 고려대, 나영석은 연세대를 졸업해 처음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토요 예능 '무한도전'과 일요 예능 '1박 2일'은 방송 시간대는 조금 달랐지만, 당대 최고의 국민 MC 유재석-강호동이 중심 축을 맡아 6~7명의 남자 연예인들이 팀을 이뤄 매주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자주 비교됐다. 워낙 인기가 많았던 탓에 양측 팬들이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대립할 만큼, 아이돌 그룹 팬덤 못지 않았다.

나영석과 김태호는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펼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대한민국 예능을 이끌어왔다. 그러다 나영석이 2012년 2월 말 '1박2일' 연출직을 내려놓고 멤버들과 전원 하차를 선택했으며, 이후 CJ ENM으로 이적해 큰 전환점을 맞는다.

김태호는 예능계 바이블 '무한도전'을 2018년 3월까지 연출하고, 유재석과 후속작 '놀면 뭐하니?'를 론칭해 다시 한번 성공시켰다. 모든 것을 불태운 그는 2021년 입사 20년 만에 MBC를 퇴사했고, 이적 대신 뜻이 맞는 PD들과 새 회사 TEO를 설립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다.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가던 김태호와 나영석, 돌고 돌아 12년 만에 만나게 됐다. 바로 'My name is 가브리엘'과 '서진이네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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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김태호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JTBC 새 예능 '가브리엘'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세계 80억 인구 중 한 명의 이름으로 72시간 동안 실제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프로그램이다. 과거 '무한도전'에서 선보였던 '타인의 삶' 에피소드를 글로벌 버전으로 확장해서 만든 셈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향한 박보검은 친구들을 통해 자신에 대한 정보의 조각을 맞춰갔고, 45살 '램파츠' 합창단 단장에 '루리'로 불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 놀라운 건 아일랜드 최대 기념일이자 전 세계인의 축제인 성 패트릭 데이에 버스킹 공연이 예정돼 있다는 것.

루리의 솔로곡을 연습해야 하는 순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가브리엘' 제작진에게 "박보검이 아닌 삶은 어떨 것 같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부터 울컥할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한 박보검이었지만, 루리의 합창단원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남다른 일이었다.

머리를 쥐어 뜯으며 힘들어하는 박보검을 향해 더 램파츠 단원들이 계속해서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던 상황. "너 정말 잘하고 있어", "우리한테 해준 조언도 좋았어", "루리 일주일 만에 너무 좋아졌는데?"와 같은 유쾌한 농담과 응원이 '루리 박보검'에게 쏟아졌다. 이에 박보검은 당시 눈물에 대해 "마음이 경건해졌다. 공간이 주는 울림이 정말 크더라. 노래 멜로디도 화음도 너무 아름답게 쌓여 있는데 나는 여기서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서 잘하고 싶은데 이 분들이 잘하라고 눈빛 보내주면서 너무 아름답게 불러주시니까 거기서 울컥했다"라고 설명했다.

'가브리엘'은 박보검 외에도 지창욱, 염혜란 등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배우들이 등장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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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방송되는 tvN '서진이네2'는 나영석 PD의 흥행 치트키가 제대로 발동될 예정이다. 곰탕에 진심인 사장님과 직원들의 복작복작 아이슬란드 1호 한식당 운영기를 그린다.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등 기존 멤버들이 그대로 출연하는 가운데, 전 시즌 인턴 BTS 뷔가 군입대로 잠시 자리를 비우자, 새 인턴 배우 고민시가 합류해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 따르면, 뉴페이스 고민시는 모든 첫 순간이 설레고 때로는 서툴기도 한 인턴의 면모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할 일을 찾아서 하는 센스와 빠른 움직임으로 선배들을 사로잡은 '황금 인턴' 고민시의 활약에 최우식은 "너 연습하고 왔지?"라고 위기감을 느껴 웃음을 자아냈다.

뷔는 입대 전 누가 될지 모르는 자신의 후임에게 "느리면 안 될 것 같고 조금 더 속도를 빠릿빠릿하게 해서 막내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고"라며 "내가 돌아왔을 때는 그 모습이 익숙해져 있으면 좋겠다"고 영상 편지를 남겼다. 신기하게도 뷔의 바람처럼 속도가 빠른 고민시가 들어와 관전 포인트가 됐다.

'무한도전'과 '1박 2일'에서 주로 예능인과 작업했던 김태호-나영석이 새 프로에서는 배우들과 일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격변하는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범람 시대에 12년 만에 재회해 TV 시청률 성적표로 우열을 가리게 됐다는 것도 재밌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김태호 피디는 '가브리엘' 제작발표회에서 "편성을 내가 한 건 아니고 JTBC에서 주신 대로 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어려운 시간대를 주실까?' 했다. 워낙 지난 10년 간 나영석 PD가 고정으로 만든 시간대라서.."라며 "근데 굳이 경쟁이라기보단 시청자들이 금요일 저녁에 볼 방송이 많겠다는 생각이 중요했다. 1차적인 목표는 금요일에 더 많은 좋은 콘텐츠를 접해서 총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가브리엘'이 점차 JTBC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거라는 기대감으로 편성한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이 상권을 잘 이용해보겠다"며 솔직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JTBC·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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