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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파리 메달 사냥 나선 '수(水)벤저스'…황선우·김우민 룸메이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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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파리 올림픽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왼쪽)과 황선우.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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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을 다투는 경쟁자이면서 메달을 향해 힘을 합쳐야 한다.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23)과 황선우(21·이상 강원도청)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수영 대표팀은 다음달 27일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 준비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포함 무려 22개의 메달을 따낸 수영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수(水)벤저스'의 선봉엔 김우민과 황선우가 선다. 주종목은 자유형으로 같지만 둘은 완전히 다른 유형이다. 황선우는 100m와 200m 등 단거리에 특화됐다. 김우민은 400m와 800m 등 중장거리에 강점이 있다. 김우민이 축구나 농구도 잘 하는 만능 스포츠맨이고, 황선우는 수영 외의 운동은 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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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국가대표 황선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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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에선 황선우가 자유형 100·200m, 혼계영 400m 출전권을 따냈고, 김우민은 자유형 200·400·800·1500m에 나선다. 200m에는 메달을 다퉈야 한다.

200m는 황선우의 무대다.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올해 도하 세계선수권에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기록(1분44초40)도 황선우가 갖고 있다. 800m 계영 경기에선 1분43초대 기록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김우민도 최근 기록을 단축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1분46초06을 기록해 황선우에 이은 2위에 올랐다. 올해 3월 선발전에선 1분45초68까지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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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국가대표 김우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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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김우민은 "자유형 200m에서 선우와 함께 시상대에 올라가는 것이 작은 소원이다. 선우를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한 번도 자유형에서 이겨본 적 없기 때문에 선우에게 농담 삼아 '내가 널 이기겠다'고 한다. 꼭 이루고 싶은 작은 목표다"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황선우는 "200m는 내 자존심인 종목이다. 수영을 그만두는 날까지 우민이형한테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다비드 포포비치에 대한 질문엔 "포포비치가 이번 유럽선수권에서 1분43초13을 기록했는데, 큰 자극이 됐다. 올림픽에선 나도 1분43초대 기록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2살 차이인 둘은 절친한 사이다. 소속팀도 같고, 대표팀에서도 3년 동안 방을 같이 썼다. SNS에도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곤 한다. 김우민은 "선우는 같은 종목을 하는 경쟁자이자 룸메이트다. 서로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주며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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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선수촌 훈련 중 이야기를 나누는 김우민(왼쪽부터), 이호준, 황선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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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는 "두 개의 태양이 뜰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저와 우민이 형은 둘도 없는 죽마고우 같은 형제"라며 "1년 중 300일 정도를 함께 지낸다. 불화가 있다면 저와 우민이 형, 모두 불편했을 것이다. 수영 스타일을 빼고는 비슷한 점이 많아 친하게 지낸다"고 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하는 종목도 있다. 4명의 영자가 나서는 계영 800m다. 지난 도하 세계선수권에선 이유연, 양재훈,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이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한국 수영 사상 첫 계영 메달 도전을 위해선 황선우와 김우민이 힘을 내야 한다.

대표팀은 출전종목이 많은 황선우와 김우민의 힘을 아끼기 위한 계산도 하고 있다. 선발전에선 황선우·김우민·이호준·김영현이 1~4위를 차지했지만, 5·6위인 이유연과 양재훈까지 함께 파리로 향한다. 황선우와 김우민의 체력과 컨디션에 따라 두 선수가 대신 예선에 나설 수 있다. 계영은 예선에서만 뛴 선수도 결선 성적에 따라 메달을 함께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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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카타르 도하 국제수영연맹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유연(왼쪽부터), 양재훈,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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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수영대표팀 감독은 "많은 고민을 했다. 황선우는 경기가 많고, 피로도가 쌓일 수 밖에 없어 5명이나 6명이 나서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른 나라의 기록을 보면 충분히 예선 통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대표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올림픽에서도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금메달)과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함께 시상대에 서서 기뻤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그런 모습을 만들어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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