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유로 2024판 ‘좀비 축구’의 등장이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독일 아레나 아우프샬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16강에서 슬로바키아와 연장 혈투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잉글랜드는 슬로바키아에 비해 월등한 전력을 갖춘 팀이지만, 경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부정확한 크로스와 답답한 공격 전개를 선보이며 정규 시간이 끝날 때까지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전반 25분에는 슬로바키아의 이반 슈란츠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주드 벨링엄의 오버헤드 킥 동점 골로 한숨을 돌렸다. 이어서 연장 전반 시작과 함께 해리 케인이 헤더 결승 골을 넣었다. 잉글랜드는 이 골로 힘겹게 8강에 진출했다.

8강 진출에 성공하긴 했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지도력에 의구심이 들기에는 충분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앞선 조별리그부터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과 답답한 전술 능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16강에서도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그를 향한 비판이 여전히 쏟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 축구 팬들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두고 잉글랜드의 위르겐 클린스만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작년 3월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클린스만의 한국은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 빅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된 팀이었다.

그러나 대회 내내 졸전을 거듭했다. 조별리그에서는 상대들을 완벽히 압도하지 못했다. 이어진 토너먼트에선 일명 ‘좀비 축구’를 선보였다. 한국은 16강 사우디전과 8강 호주전에서 정규 시간 내내 0-1로 끌려가다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 골을 넣으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어서 사우디전은 승부차기로 승리했으며, 호주전은 손흥민의 프리킥 역전 결승 골로 기적 같은 역전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4강에서 요르단에 패하며 떨어졌고, 이후 클린스만은 경질당했다.

클린스만은 대회 내내 특별한 전술을 선보이기보다는 선수들의 개인 능력과 투지에 기댔다. 자연스레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 골로 한숨을 돌린 뒤,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통해 살아나는 ‘좀비 축구’를 펼쳤다.

지금의 잉글랜드와 굉장히 유사한 상황이다. 슬로바키아전에서는 ‘좀비 축구’로 승리했다. 이에 따라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클린스만과 비교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클린스만은 최근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지난달 28일 “나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잉글랜드를 위해 앞장서서 비난을 감수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라며 그를 적극 지지했다. 이처럼 두 사람 사이에는 통하는 것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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