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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댕댕이와 코스 걸으며 "나이스 샷"...수도권에서 펫 동반 라운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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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클럽72 듄스코스 펫 동반 라운드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에 운영
산책처럼 반려견과 잔디 밟고 코스 돌아 인기
한국일보

6월 24일 인천 클럽72 듄스코스에서 골퍼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동반 라운드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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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치고 싶은데, 반려견이 집에 혼자 남아 있다면 마음에 걸린다. 한 번 라운드를 나가면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또 필드의 넓고 푸른 잔디를 보면 이 곳에서 강아지가 마음껏 뛰어 놀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날 수 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300만 명 시대에 그런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존재한다. 그것도 수도권에 위치한 골프장이다. 인천 중구 클럽72 듄스코스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에 펫 동반 라운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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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동반 라운드를 하고 있는 모습.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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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난 추세에 맞춰 반려견을 카트에 태우고 동반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이 곳곳에 있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견주가 반려견과 함께 잔디를 걸으며 라운드 전체를 돌 수 있는 코스라 특히 인기가 높다. 특별한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애견인들 사이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핫 플레이스'로 유명하다.

지난달 24일 펫 동반 라운드 참가를 위해 서울에서 온 윤미현씨는 "골프장을 강아지와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골프를 치러 갈 때마다 집에 혼자 있는 아이에게 엄청 미안했다"며 "그런데 이렇게 골프도 치고, 함께 산책도 할 수 있어 좋다. 원래 순한 아이라서 적응도 잘한다"고 말했다.

또 경기 안양시에서 왔다는 권오병씨는 "강아지와 갈만한 곳이 많이 없는데 큰 자연에서 같이 재미 있게 놀 수 있어 좋다"며 "호기심에 신청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 표정을 보면 '힘들다, 좋다'는 게 다 드러나는데 지금은 기분 좋은 얼굴"이라며 "카트에서 떨어지면 위험하지만 같이 데리고 다니니까 안전하다. 스코어보다 즐기는 자체로 만족하고, 가성비도 굉장히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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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들이 반려견과 동반 라운드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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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동반 라운드 프로그램은 2~4인 플레이로, 9홀 또는 18홀을 이용할 수 있다. 9홀은 1인당 9만9,000원, 18홀은 13만9,000원이다.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에는 천연잔디 타석에서 볼 60개를 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이는 반려견이 견주의 스윙 동작이나 소리에 놀라지 않고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훈 클럽72 본부장은 "도심 아스팔트, 보도블록에서 산책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연친화적인 환경"이라며 "반려견이 견주와 잔디를 밟고 걸으면서 라운드할 수 있는 골프장으로 고객들의 호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반려동물 양육인구만큼 산책 에티켓도 좋아져 펫 동반 라운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김 본부장은 "반려견 인구가 많아져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에티켓을 많이 갖췄다. 사람들끼리 라운드를 할 때도 마찬가지만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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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동반 라운드.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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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동반 라운드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 추후 대회까지 개최할 뜻을 내비쳤다. 김 본부장은 "반려견 동반 라운드 인구가 늘어날 경우 대회 개최 같은 이벤트를 추가로 기획할 것"이라며 "수익금 중 일부를 유기견을 돕는 단체에 기부하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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