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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불혹의 믿을맨 SSG 노경은 "최고령 홀드왕? 투구이닝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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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SSG 투수 노경은. 사진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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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마운드엔 '불혹의 믿을맨'이 있다. 역대 최고령 홀드왕까지 넘보는 구원투수 노경은(40)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은이한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팀내 투수 최고참이지만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경은이의 장점은 적은 투구수로 빠르게 타자를 상대한다. 그러다 보니 1이닝 이상 던질 수도 있다. 연투를 하거나 많이 던진 다음날에도 '던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기용하진 않아도 감독 입장에선 흐뭇하다"고 했다.

많이 던지기만 하는 게 아니다. 결과도 좋다. 노경은은 지난 시즌 30홀드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올해도 2일 현재 43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18홀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중이다. 삼성 라이온즈 임창민(20개)에 이어 홀드 2위다. 노경은은 "사실 시즌 전 목표가 20개였는데 벌써 18개나 올렸다"고 웃으며 "홀드왕도 좋지만 2등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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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경은이 타이틀이나 홀드 숫자에 욕심을 내지 않는 건 그의 경력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를 거치면서 그는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데뷔 초기엔 1군과 2군을 오가는 시간도 길었다. 노경은은 "나는 선발과 구원을 오갔고, 1.5군급이었던 시간도 길다. 그래서 홀드에 대한 특별한 생각은 없다"며 "탑을 하나하나 쌓는 느낌이다. '이러다 보면 통산 100승(현재 83승)도, 100홀드(66홀드)도 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라고 했다.

노경은이 자랑스러워하는 기록은 따로 있다. 바로 투구이닝과 경기수다. 그는 지난해 76경기(2위)에 등판해 83이닝을 소화했다. 구원투수 중 가장 많았다. 올해도 43경기(4위)에서 47이닝(2위)을 던졌다. 노경은은 "30홀드보다 투구이닝 1위가 더 뿌듯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건강하게 경기수와 이닝을 먹고 싶다"고 했다.

노경은의 강점은 다양한 구종이다. 그는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 외에도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체인지업까지 구사한다. 그러면서도 직구 비율을 꾸준히 40% 이상으로 유지한다. 여전히 평균 144㎞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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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투수 노경은. 사진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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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게도 노경은은 직구 승부를 고집하지 않는다. 그는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늘 되새긴다고 했다. 노경은은 "예전엔 패스트볼에 자부심이 있었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 그래서 이제는 반반 정도로 섞는다. 힘이 있을 때 세게 던지려는 마음이 들면 자제한다. 어떨 땐 '140㎞대 후반의 공을 한 번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내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노경은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너클볼러이기도 하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시속 100㎞대 느린 너클볼을 던진다. 노경은은 "올 시즌 2스트라이크 노볼에서 던져 땅볼 유도를 해낸 적이 있다.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 다만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던졌다. 이기고 있을 땐 쉽게 던지지 않는다"고 했다.

집에서 쉴 때는 "천근만근"이라지만 마운드에만 서면 힘이 솟는다. 철저한 '휴식'을 지킨 덕분이다. 노경은은 "후배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게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때 그것만 잡고 연습하면 안 된다는 거다. 그러면 팔의 피로도가 쌓이고, 직구도 변화구도 밸런스도 나빠진다"고 했다. 이어 "경기가 있지만 휴식일인 땐 스트레칭이나 보강운동을 한다. 하지만 휴일인 경우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쉰다"고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빼놓을 수 없다. 노경은은 "못 던진 날의 영상은 보지 않는다. 영상을 보다 뇌에 잔상이 남기 때문이다. 모니터링을 하더라도 못 던진 날에 잘 던졌을 때의 영상을 본다. 마운드 위에서 생각을 줄이려고 한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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