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6 (토)

30홈런-30도루 따놓은 당상인 김도영, 30-30-30 가입도 가능? 아킬레스건이 된 수비력이 위험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 KIA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연고 지역에 전국 최대어급 선수가 투타에 1명씩 등장했기 때문. 당초 최고 시속 150km를 훌쩍 넘기는 직구를 던지는 진흥고 문동주(21) 지명이 유력했지만, 최종 선택은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린 동성고 출신의 유격수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KIA 역사상 야수 최고 계약금인 4억원을 받았다.

1~2년차에 김도영은 자신의 특출난 재능을 언뜻 내비치긴 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3년차인 2024시즌, 김도영은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대폭발시키고 있다. 4월에만 10홈런-14도루를 폭발시키며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 기록을 세운 김도영은 2일 기준 타율 0.343(312타수 107안타) 22홈런 59타점 76득점 25도루를 기록 중이다. 전반기 20홈런-20도루는 KBO리그 역사상 5번째다.

기록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김도영은 그야말로 KBO리그를 씹어먹고 있다. 홈런 2위, 득점1위, 타율 8위, 최다안타 3위, 도루 6위 등 1차 스탯도 대부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2차 스탯은 더욱 훌륭하다. 출루율(0.408)과 장타율(0.619)을 합친 OPS는 1.027로 리그 전체 1위. 조정 득점 창출력(wRC+) 역시 165.8로 리그 전체 1위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은 3.97로 로하스(KT, 4.00)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그야말로 전반기 최고의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도영이 후반기에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에 성공하고, 전반기 선두 자리를 확정한 KIA가 이대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는 김도영의 몫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김도영에게도 너무나도 큰 약점이 있다. 바로 수비다. 유격수를 봤던 고교 시절, 김도영은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넓은 수비 범위 커버 능력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 능력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프로 데뷔 후엔 유격수에 비해 수비 부담이 덜한 3루수를 소화하고 있는데, 오히려 수비력은 더 퇴보한 모양새다. 김도영은 현재 리그 최악의 수비수다. 2일 기준 무려 19개의 실책을 범해 리그 전체 1위다. 2위인 김혜성(키움, 12개)과도 격차가 꽤 크다. 오죽하면 KIA팬들이 김도영이 30홈런-30도루-30실책을 달성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일 삼성전에서도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본헤드 플레이를 펼쳤다. 0-3으로 뒤진 3회. 삼성이 1사 1,2루에서 이중 도루를 시도했다. 풀카운트에서 헛스윙한 타자 맥키넌은 삼진 아웃을 당했고, KIA 포수 김태군은 3루수 김도영에게 빠르게 송구했다. 3루로 뛰던 2루 주자 구자욱은 3루 베이스 근처에 가기도 전에 런다운에 걸렸다. 이대로 구자욱을 태그아웃하면 KIA는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구자욱을 몰던 김도영이 갑자기 공을 1루로 던졌다. 갑작스런 1루 송구에 1루수 서건창은 공을 놓쳤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구자욱은 홈으로 쇄도하다 또 한 런다운에 걸렸다. 3루로 귀루하던 구자욱은 어정쩡한 위치에 서있던 투수 네일과 충돌했지만, 주루방해가 선언되어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김도영이 런다운 초반에 구자욱을 확실히 아웃시켰다면 주지 않아도 될 득점이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본헤드 플레이를 펼친 뒤 곧바로 4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상대 선발 코너 시볼드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중간 펜스를 넘기며 시즌 22호 홈런을 때려냈다. 김도영의 타격 재능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김도영은 4회말 수비에서 변우혁과 교체됐다. 아무리 방망이가 좋아도 수비에서 제 몫을 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뺄 수 있다는 이범호 감독의 경고가 담긴 문책성 교체였다. 전반기 내내 김도영의 불안한 수비에도 굳건한 믿음을 보내던 이 감독이지만, 이번 문책성 교체는 이 감독의 인내심에 한계가 오며 신뢰가 흔들리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연 김도영이 이제는 아킬레스건이 되어버린 수비를 극복할 수 있을까. 김도영의 MVP행에 가장 큰 장애물은 자신의 수비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