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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불혹에도 벌써 18홀드…믿고 쓰는 노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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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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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마운드엔 불혹의 ‘믿을맨’이 있다. 역대 최고령 홀드왕을 넘보는 구원투수 노경은(40)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틈날 때마다 노경은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팀 내 최고참 투수인데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노경은의 장점은 적은 투구 수로 빠르게 타자를 상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1이닝 이상도 무난하게 던질 수 있다”며 “연투를 하거나 공을 많이 던진 다음 날에도 등판을 마다하지 않고 ‘던질 수 있다’고 말한다. 선수 보호를 위해 실제로 기용하진 않지만, 감독 입장에선 고맙고, 흐뭇하다”고 했다.

공만 많이 던지는 게 아니라 결과도 좋다. 노경은은 지난 시즌 30홀드를 기록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올해도 2일 현재 43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18홀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 중이다. 삼성 라이온즈 임창민(20개)에 이어 홀드 2위다. 노경은은 “사실 시즌 전 목표가 20홀드였는데 벌써 18개나 기록했다”며 “홀드왕도 좋지만 2등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3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았던 노경은은 올해 프로 22년 차다. 타이틀에 큰 욕심이 없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를 거치면서 그는 선발과 구원을 오갔는데 데뷔 초기엔 2군에 내려간 적도 많았다.

노경은은 “선발과 구원을 오갔고, 1.5군으로 지냈던 시간도 길다. 그래서 ‘홀드’에 대한 특별한 생각은 없다”며 “탑을 하나하나 쌓는 느낌이다. ‘이러다 보면 통산 100승(현재 83승)이나 100홀드(66홀드)도 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으로 묵묵하게 던질 뿐”이라고 했다.

노경은이 자랑스러워하는 기록은 따로 있다. 바로 투구 이닝과 경기 수다. 그는 지난해 76경기(2위)에 등판해 83이닝을 소화했다.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등판 기록이다. 올해도 43경기(4위)에 나와 47이닝(2위)을 던졌다. 노경은은 “30홀드보다 투구 이닝 1위가 더 뿌듯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몸으로 경기 수와 이닝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싶다”고 했다.

노경은의 강점은 다양한 구종이다. 그는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 외에도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체인지업까지 구사한다. 그러면서도 직구 비율을 꾸준히 40% 이상으로 유지한다.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시속 144㎞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베테랑 투수 노경은은 직구 승부를 고집하지 않는다. 그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늘 되새긴다고 했다. 노경은은 “예전엔 패스트볼에 자부심이 있었는데 오히려 정면 승부를 하다 결과가 안 좋았다. 그래서 이제는 직구와 변화구를 반반 정도로 섞는다. 힘이 있을 때 세게 던지려는 마음이 들면 자제한다. 어떨 때는 140㎞대 후반의 공을 한번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집에서 쉴 때는 몸이 천근만근이라지만, 마운드에만 서면 힘이 솟는 체질이다. 몸 관리를 잘하면서 철저한 ‘휴식’을 지킨 덕분이다. 노경은은 “경기가 있지만 내가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꼭 스트레칭이나 보강 운동을 한다. 하지만 휴일엔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쉰다”고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그의 장수 비결이다. 노경은은 “못 던진 날의 영상은 보지 않는다. 영상을 보다 뇌에 잔상이 남기 때문이다. 성적이 좋지 않은 날이면 잘 던졌을 때의 영상을 찾아서 본다. 마운드 위에서는 생각을 줄이려고 한다”고 했다.

■ 노경은은 …

◦ 생년월일: 1984년 3월 11일

◦ 신장·체중: 1m87㎝·100㎏

◦ 출신교: 화곡초-성남중-성남고

◦ 연봉: 2억7000만원

◦ 경력: 2003년 두산 1차 지명-2016년 롯데-2022년 SSG

◦ 올해 성적: 43경기 5승 3패 18홀드 평균자책점 2.49

◦ 통산 성적: 527경기 83승 93패 10세이브 66홀드 평균자책점 4.90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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