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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클린스만, 韓 축구팬도 이렇게 무시했니?'..."영국엔 감독이 5600만명, 흔들릴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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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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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5000만 한국 축구 팬들도 이런 식으로 봤던 것일까.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에게 '5600만 영국 팬들의 말을 듣지 말라'고 조언했다.

지난 2월까지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클린스만은 3일(한국시간) 영국 더선을 통해 "잉글랜드는 필요하다면 대담하게 포메이션을 변경해야 한다. 잉글랜드 같은 팀이 스위스에 패배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잉글랜드에는 감독이 다양한 결정을 하길 바라는 5600만 명의 감독들이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여기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라고 팬들의 외침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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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7일 독일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스위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8강전을 치른다.

1966 월드컵 이후 58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 및 첫 유로 대회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는 대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여겨졌던 것과 달리 아직까지 그 위용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조별예선에서 덴마크, 슬로베니아, 세르비아와 C조에 묶여 1승2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답답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특히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필 포든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제대로 기용하지 못하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전술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 속에 대회 다크호스로 평가 받는 스위스와 만나게 되면서 자칫 스위스에게 패해 8강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16강 일정이 모두 종료되고 8강 대진이 완성된 후 클린스만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포메이션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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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선에 따르면 클린스만은 "이번 유로 대회에서 잉글랜드가 뭔가 다른 걸 시도할 때가 됐는지도 모른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스위스전에서 이반 토니와 해리 케인을 동시에 기용하는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해야 한다"라며 "내 생각에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토너먼트에 있는 감독이라면 직감을 믿고 결정을 결코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에게 지는 건 잉글랜드에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클린스만은 "이기면 4강에 오르고 모두가 감독을 존경할 것이다. 하지만 패한다면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위스전에서는 4-4-2를 써야 한다. 슬로바키아전에서 토니의 경기력이 좋았다. 2008, 2010, 2012년 스페인이 메이저 대회 3연패를 이뤄낸 후 4-2-3-1이 표준 포메이션이 됐지만 효과가 없을 때는 항상 열린 마음을 가지고 포메이션을 바꿔야 한다"라고 유연한 대처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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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자신이 선수 시절 토트넘 홋스퍼에서 테디 셰링엄과 투톱을 뛰었을 때를 꺼내들었다.

클린스만은 "난 4-4-2 시스템의 스트라이커로 평생을 살았다. 내가 토트넘에서 셰링엄과 함께 최전방에서 뛰었을 때 내 옆에 있는 파트너가 있다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라며 "케인 같은 9번 스트라이커 선수가 공격 파트너를 갖는다는 건 많은 신체적 노동을 줄여준다. 그건 큰 자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케인에게도 셰링엄과 같은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4-4-2는 환상적인 포메이션이 될 수 있다. 케인과 토니 같이 전방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선수들은 실제로 상대 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라며 "토니는 공중에서 위협적이고, 팀에 새로운 역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라고 케인과 토니 투톱을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스만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고 일어난 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라며 "토너먼트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누가 더 밀어붙이는지에 달려있다. 잉글랜드가 스위스를 놀라게 하려면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아마도 전통적인 4-4-2 포메이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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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팬들의 목소리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클린스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켜보고 사우스게이트는 스위스전 선발을 결정할 것이다. 1~2명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결정하는 데 용기를 가져야 한다. 잉글랜드에는 다양한 결정을 하길 바라는 5600만명의 감독들이 있다. 감독은 이들로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토너먼트를 시작한 팀이 마지막까지 같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를 이끌었을 때 클린스만이 한국 축구 팬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클린스만은 대표팀 감독 시절 재택 근무, 국내 상주 대신 잦은 외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클린스만은 언제나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마치 감독 행세를 하는 팬들의 말 대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확고함이 있었던 덕분이었다.

5600만 영국 팬들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감독으로서 믿고 있는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클린스만이 지난 1년 간 한국 축구 팬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을지는 명백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클린스만의 뻔뻔한 미소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가 밝혀진 듯하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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