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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홍명보라는 대형 방패 세운 축구협회, 선임 타이밍과 논리도 일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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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도대체 유럽으로 면접은 왜 갔을까. 본질적 의문에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는 나름대로 주장을 던졌지만, 설득력은 많이 떨어졌다. 오히려 홍명보 감독을 출발 전부터 더 어렵게 만드는 말들만 늘어놓았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홍 감독을 새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지난 5일 귀국해 야간에 홍 감독의 자택으로 찾아가 설득해 거절 의사를 밝혔던 홍 감독의 마음을 돌렸다고 밝혔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홍 감독의 선임 논리에는 울산 HD를 통해 ▲빌드업 능력 탁월 ▲연령별 대표팀 감독 및 전무 역임에 따른 폭넓은 시야 ▲각급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원팀 리더십 ▲외국인 지도자의 국내 거주 문제 ▲외국인 지도자의 철학 녹일 시간 부족 ▲국제 대회 성과 ▲3차 예선까지의 빠듯한 일정 등을 꼽았다.

아는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제시한 새 대표팀 감독이 갖춰야 할 조건 8가지에도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즉 ▲전술적 역량 ▲취약 포지션 해결 ▲지도자로서 성과 ▲풍부한 국제 대회 경험 ▲소통 능력 ▲지도력 ▲최상의 코치진을 꾸릴 능력 ▲성적을 낼 능력 등에도 홍 감독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 감독은 20세 이하(U-20), 23세 이하(U-23) 등 연령별 대표팀을 맡았었고 A대표팀도 끌고 왔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의 성격이 무엇인지는 충분히 알고 있다. 또, 전무를 역임하면서 서로의 연계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등을 경험한 것도 자산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로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지만, 그에게 겨우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 주어졌고 이 기간 안에서 성적을 내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선임이 온전하게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간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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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축구협회는 이런 홍 감독의 사정을 대외적으로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2월부터 총 97명의 국내외 지도자를 살핀 뒤 압축 과정에서 외국인으로 향했다가 국내 임시 지도자 두 명을 소진하고 다시 외국인으로 갔다가 홍 감독을 선택하는 촌극만 겪었을 뿐이다.

홍 감독에게는 분명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패라는 아쉬움이 있었고 이후 전무로 재직하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을 통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일조했고 울산 HD 지휘봉을 잡은 뒤 두 차례 K리그 우승이라는 성과까지 남겼다. 최근까지 축구협회의 무원칙한 행정에 따른 아쉬움을 냉철하게 지적한 바 있다.

원칙와 원팀을 자신의 몸처럼 여기고 살아왔던 홍 감독 입장에서는 결정에 상당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월에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바 있다.

당시 축구협회의 대표팀 운영 규정 제12조(감독, 코치 등의 선임)의 '①각급 대표팀의 감독, 코치 및 트레이너 등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기준’에 따라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또는 기술발전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 ②협회는 제1항의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에 따라 홍 감독이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갈 위기였고 팬들의 반발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당장 울산 팬을 대표하는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명을 내고 "대한축구협회는 해결 방법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표류하다가 결국 다시 K리그 감독 돌려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라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은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다. 축구 팬에게 다시 큰 상처를 입힌 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적시했다. 또, "대한축구협회의 이러한 비극적인 선택의 결말은 실패할 것임이 자명한 사실이다. 역설적인 결과를 거둔다고 해도 그것은 협회의 공이 아닌 울산 HD를 포함한 K리그 팬의 일방적인 희생의 대가"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울산과도 홍 감독을 대표팀 감독에 선임하는 것만 결정했지. 세부 사항은 이제 논의해야 한다.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는 7일 스포티비뉴스에 "자기 이야기가 나온 것은 아니다. 홍 감독이 울산 소속이니 구단과 교감하면서 한국 축구와 K리그 발전을 두루 생각하면서 결정했다"라고 소위 '대승적 차원'의 결정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당장 10일 광주FC와의 K리그1 22라운드도 지휘한다. 13일 FC서울과 23라운드, 1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코리아컵 8강까지 이어지는 홈 3연전도 기다리고 있다. 선임 타이밍도 축구협회답게 일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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