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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봐, 이 얼굴이 잉글랜드 4강 주역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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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계 혼혈 선수 활약 알리며

퍼디낸드, 인종차별주의자들 저격

경향신문

지난 7일 스위스와의 유로 2024 8강전 승부차기에서 골을 넣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콜 파머, 주드 벨링엄, 부카요 사카, 이반 토니, 알렉산더 아널드(왼쪽 사진부터). 리오 퍼디낸드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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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주의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여전히 기뻐하고 있겠지.”

잉글랜드 남자 축구대표팀 중앙 수비수 출신 리오 퍼디낸드(46·아래 사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퍼디낸드는 지난 7일 스위스와의 유로 2024 8강전에서 승부차기 킥을 성공한 잉글랜드 선수 5명의 얼굴 사진도 함께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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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파머(22·첼시), 주드 벨링엄(21·레알 마드리드), 부카요 사카(23·아스널), 이반 토니(28·브렌트퍼드), 알렉산더 아널드(26·리버풀)는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 모두 골을 넣었다. 이들은 모두 아프리카계 혼혈 선수들이다. 퍼디낸드도 아버지가 세인트루시아 출신 흑인이다. 세인트루시아는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로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다. 퍼디낸드는 어릴 때부터 인종차별을 겪어 왔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국가대표팀 시절에도 그랬다. 그는 은퇴 후에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스위스전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로 나서 킥을 성공한 사카는 2021년 유로 결승전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실축한 경험이 있다. 당시 잉글랜드는 이탈리아에 패해 유로대회 첫 우승 기회를 날렸다. 당시 승부차기 킥을 실패한 선수는 사카와 함께 마커스 래시퍼드(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제이든 산초(24·보루시아 도르트문트)였다. 사카는 나이지리아계 혼혈이다. 래시퍼드는 어머니가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 출신이고, 아버지는 자메이카 사람이다. 산초도 아버지가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태어났다. 혼혈 선수들이 승부차기에서 잇달아 실축하자 잉글랜드에서는 이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혐오가 극에 달했다.

사카는 유로 2024 스위스전에서 동점골을 넣었고 승부차기 킥도 성공했다. 그는 “한 번 실패할 수 있지만, 다시 그 자리에 설지 말지는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라며 “나는 다시 그 자리에 서는 사람이다. 공이 골망을 흔드는 것을 보았을 때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산초는 사카가 승부차기 킥을 성공한 것을 보고 인스타그램에 “이 친구가 너무 자랑스럽다. 너는 나와 마커스를 위해 해냈어, 형제”라고 썼다.

퍼디낸드는 혼혈 국가대표 선수들이 맹활약해 잉글랜드가 승리했지만 현실에선 인종차별이 여전하다고 시사했다. 그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여전히 축하하고 있을 것”이라고 발언해 인종차별주의자들도 잉글랜드 승리를 기뻐하겠지만 속으로는 인종차별적 태도를 버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남겼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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